“평행 우주에서 왔으면 엄청 대단한 사람일 텐데, 개천의 용이나 진흙 속의 진주가 웬 말이야? 남들이 모르는 정보를 이용해서 진즉에 돈 되는 일을 하고 있겠지, 우리 같은 사람들이랑 노닥거릴 시간이 어디 있어?”
--- p.47
그동안 잊고 있던 사실 하나가 문득 떠올랐다. 이게 바로 내가 꿈꾸던 삶이었다. 공부를 마치고 좋은 직장에 들어가면 당연히 이런 삶이 펼쳐지리라 믿었다. 번듯한 내 집에서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삶.
--- p.116
“탄자오, 널 좋아해. 이게 내 마음이야. 너도 알고 있었을 거야. 굳이 숨기려고 한 적 없으니까. 너의 말투, 행동, 너의 모든 것이 다 좋았어. 하지만 함께하자고 차마 말할 수 없었어. 앞으로 나한테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는데 너한테 무슨 약속을 할 수 있겠어?”
--- p.180
“탄자오, 그만해. 다 지나간 일이야.”
거짓말. 그 상처는 우위 가슴속 깊이 자리 잡아, 지금까지 전혀 아물지 않았다. 나는 결국 눈물이 터졌다.
“그래서 공부도, 너의 미래도 다 버리고 1년 동안 범인을 찾아다닌 거야? 그럴 수밖에 없었던 네 심정, 나도 이해해. 나도 너하고 같이 범인을 찾을 거야. 네가 여기를 떠나야 한다면, 돌아올 때까지 기다릴 거야.”
--- p.180
“탄자오, 원래 네 삶으로 돌아가. 지금까지처럼 인기 작가로 즐겁고 행복하게 살아. 사실 오늘 너를 만나러 오기 전까지도 계속 생각하고 또 생각해봤어. 살다 보면 내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일이 너무 많고, 그런 일은 대부분 미리 예측할 수도 없어. 이 지옥에 널 끌어들일 순 없어. 내 말 들어. 나는 멀리서 늘 너를 지켜볼게.”
--- p.182
“2016년 6월 24일 10시 55분, 지금 너는 내 옆에 있어. 내가 모든 걸 다 기억할게. 만약 과거를 바꿀 수 있다면 바로 지금부터 시작하는 거야. 지금부터 바뀌는 거야. 난 널 분명히 기억할 거고, 영원히 널 잊지 않을 거야.”
--- p.190
눈앞의 세상이 계속 소용돌이치고 방 안의 모든 것들이 기묘하게 비틀렸다. 우먀오와 다른 모든 것들이 내게서 점점 멀어지면서 깊은 소용돌이로 빨려 들어갔다. 나는 이미 죽어버린 것처럼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 없었다. 이때, 누군가 내 손을 꽉 잡는 게 느껴졌다.
--- p. 192
“뭐 본인은 가난하지만 근면 성실하고 자기 관리도 잘하는, 똑똑한 야심가라고 생각하나 본데, 사람이 그렇게 목적의식만 갖고 이기적으로 살면 안 돼요. 그렇게 살다가는, 나중에 성공하더라도 잃는 게 더 많을 테니까. 어쩌면 가장 소중한 걸 잃을지도 모르죠. 그때 가서 땅을 치고 후회해도 소용없다고요!”
--- p.201
잃어버린 기억, 우위의 초인적인 시력, 옌위안의 새 떼가 그 증거다. 만약 정말로 신비로운 우주 에너지가 시간선을 왜곡시켰다면, 그 과정에서 일련의 이상한 일들이 생겼을 가능성도 충분하니까. 그 유람선만큼 ‘뭔가 아주 이상한 곳’이 또 있을까? 우리는 그 유람선을 타고 어디를 갔다 왔을까? 무슨 일이 있었을까?
--- p.211
“탄자오는 작은 태양이야. 내 인상의 유일한 태양.”
--- p.259
“이 집은 방금 전까지도 그냥 감옥이었어. 당신은 지금까지 날 괴롭히고 내 인생을 망가뜨렸고. 지금 저 사람들이 요구하는 건 당신 돈이야. 우리 목숨을 담보로 당신 재산을 지킬 생각은 하지 마. 우릴 끌어들이지 말라고.”
--- p.369
“이렇게 격렬히 원하면서 그렇게 날 밀어내고, 참고 또 참았어? 사실은 이렇게 약해빠졌으면서……. 계속 키스할 거야. 죽도록 키스할 테니까 어디 더 참아봐…….”
--- p.375
자오자오, 부디 내 나약함과 깊은 슬픔을 이해해줘. 나란 인간은 오랫동안 깊은 어둠에 갇혀 지냈고 누군가의 온기가 너무나 그립지만, 차마 널 안을 용기가 없어.
--- p.384
“끝까지 날 피하네……. 그래, 항상 날 피했지……. 나도 알아. 아위가 날 조금도 좋아하지 않는 거……. 하지만 상관없어. 저놈들은 다 해치운 뒤에 내가 아위를 데리고 나갈 거야. 앞으로는 나하고만 같이 있어야 해.”
--- p.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