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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나는 걷기로 하였다

리뷰 총점9.5 리뷰 2건 | 판매지수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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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11월 02일
쪽수, 무게, 크기 382쪽 | 140*205*30mm
ISBN13 9791197864384
ISBN10 11978643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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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만든이 코멘트 만든이 코멘트 보이기/감추기

안녕하세요. 이책의 저자 입니다.
2022-11-27
중학교 은사님께서 보내온 선물같은 편지 한 통 뜻밖에 귀한 선물받고 마음은 그곳으로 달려간다. 까까머리 순한 모습에 나이를 입혀 살포시 미소 머금고 그때는 이랬는데 보다 그저 정겹게 사진을본다. 얼마만인가?! 반백년 넘은 세월앞에 우리가 자네의말처럼 쉼없이 살아냈구려. 거제도에 두고온 풋풋한 사랑을 가끔 가슴속에서 하나씩 꺼내놓고 참으로 정겨워 한다네. 무거운 풍금을 등짝에 지고 시간마다 깔깔 호호 ~ 아! 그때는 그러했지~ 문밖만 나서면 검푸른바다, 집사이로 탱자가시 향기만큼 진한 노란유자 나나 자네들이나 같이 성장했고 지금은 또한 같이 어른이되어 가고 있다네. 가정방문하고 돌아오는 손에 부끄럽게 쥐어주던계란꾸러미! 어떻게 잊을수 있겠나! 흰눈 속에서 속살터지듯 초록잎 가지사이로 빨갛게 피어난 동백꽃! 그때가 감히 사랑이라 말하고 싶으네. 자네가 자랑스럽네. 한것없이 귀한수필집 받아들고 읽고 가슴에 차곡차곡 쌓아두네. 고맙고 또 고마우이. 마음은 벌써 거제도로 달려가네. 인생은 지나간다네. 추억은 그립고 마음이 따뜻해진다네. 따뜻한 커피한잔놓고 "그래서 나는 걷기로 하였다" 읽고 있다네. 행복하시게! 평안하시게 ! 우리에게 항상 자리를 내어주는 거제의 풍경에 마음이 먼저가 눕는다네. 감사함을 전하며~ 안영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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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병산이 파스텔 톤북병산이 톤으로 물들기 시작한다. 연한 홍조 띤 그의 몸속으로 들어가니 계곡 물소리가 청량감을 보탠다. 수채화 유화는 지고 모자이크로 그려낸 가을 가지마다 팔 색 단풍 달리고 화들짝 불을 지른다. 흙은 더 단단한 뿌리로 내린다. 갈바람에 창살은 기어이 울음소리를 낸다. 바람과 나뭇잎의 조우. 산책길 위 그 사내는 기꺼이 세상과 하나가 되고 주체할 수 없었던 뜨거운 마음 식어 내린다.

걸으며 명상에 젖어든다.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느린 걸음으로 자연을 바라보며 내 생각을 한다. 때로는 느리게 걸음으로서 특별한 풍경을 응시한다. 허상도 기만도 없이 내 숨소리와 쿵쾅거리는 심장 소리를 듣는다. 가벼운 먼지와 동류의식을 느낄 정도로 작아진 나를 그제야 만난다. 인간은 고독의 경지에 다다랐을 때 비로소 자신의 실존에 탐닉하게 되고 살아 있음을 체득하게 된다.

잎 떨어지기 시작한 나무들이 일렬로 서있는 산등성이의 산새가 낙엽의 운명을 걱정한다. 가을빛 가득 내려 오동나무 늙어가고 흰 구름 서산에 걸어둔 채 스산한 갈바람 앞세우고 걷는다. 툭툭 떨어지는 허공에 곤두박질치는 세월의 아픔이 서럽다. 아래로 내리던 슬픔은 낙엽 되어 땅에 내린다. 떨어짐은 기다림이다. 한 개 점 되어 오롯이 고독을 채집하고 있다. 자잘한 슬픔이 북받쳐 올라 마음이 자꾸만 안쪽으로 밀린다. 본향을 찾아가는 목적의식분명하다. 기어이 한 점 섬이 되고 만다.

아라, 너에게 간다. 새 살 돋울 힘 얻을까. 가을 깊어가자 냄새나는 눈물이 돌돌돌 흐른다. 빛 고운 숨결은 기어이 눈부신 하루를 내려놓는다. 모두 외롭진 말기를 기도하는 마음이다. 하늘 담은 고추잠자리 어깨 위 가만히 내리니 우리를 더욱 사무치게 한다. 저 파란 공간은 무엇이 있기에 저리도 그리울까. “어머니, 당신이 계셔서 마냥 행복합니다. 차가운 바람 내치시고 황홀한 노을만 품으소서.”
---「10월 26일」중에서

TV에서 벤허가 재방영된다. 다시 눈길 멈추어 집중해 본다. 명화 중 최고로 꼽는 것이 벤허이다. 벤허의 웅장한 서사 중에서도 주인공 벤허와 메살라가 말 다루는 장면이 나온다. 둘 다 말을 잘 다루지만 방법은 다르다. 메사라가 말을 채찍으로 후려치는 반면 벤허는 안짱다리 힘만으로 잘 달리게 한다. 벤허는 시합 전날 말과 눈 맞추고 어루만지며 정서적으로 교감하여 이미 하나가 된다. 그의 용인술이 한 수 위였던 것이다. 마음을 어루만지는 것이 최고의 용인술이다. 누군가와 진실하게 마음을 나누며 살아갈 수 있다면….

에밀리 디킨슨의 시를 찾았다.

만약 내가
만약 내가 한 사람의 가슴앓이를
멈추게 할 수 있다면,
나 헛되이 사는 것 아니리.
만약 내가 누군가의 아픔을
쓰다듬을 수 있다면,
혹은 고통 하나를 가라앉힐 수 있다면,
혹은 기진맥진 지친 한 마리 울새를
둥지로 돌아가게 할 수 있다면,
나 헛되이 사는 것 아니리.
---「10월 28일」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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