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mon」
Lemon은 어느 평범한 직장인과 플루티스트 여자의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둘은 같은 건물에서 일을 했는데, 남자는 흡연을 위해, 여자는 광합성을 하기 위해 옥상에서 자주 마주쳤습니다. 여자는 눈을 감고 해를 향해 몸을 돌린 뒤 손가락 하나씩, 마디 사이에도, 손톱과 손가락 사이에도 햇빛을 담아주는 광합성을 했습니다. 서로 존재는 알고 있지만, 의식하지 않던 시기에 남자의 실수에서 둘은 인연이 닿습니다. 이후 결혼하고 이쁜 딸을 가졌지만, 불의의 사고로 인해 남자와 여자 모두 가장 아끼는 것을 잃어버립니다. 잃어버렸다는 죄책감 속에서 버티기 위해 각자의 방법으로 커다란 무게를 짊어지며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도래합니다. 결국 여자는 떠나버리고, 남자는 딸과 함께 아내를 찾아 나섭니다.
「행성 정렬」
주인공 미정은 남편 주현과 함께 결혼하여 시댁에서 행복한 결혼생활을 꿈꿉니다. 그러나 바라던 모습과는 다르게 시댁에서 생활하는 것은 만만치 않습니다. 시어머니의 괴롭힘과 시누들의 무시, 중재하지 않고 회사 일을 위해 매일 밖에 있는 남편. 주인공 미정은 1년을 버티고서 이혼을 결심합니다. 그러나 그때 본인의 임신 사실을 알게 되어버려, 결국 아기를 위해서라도 악착같이 버텨보게 됩니다. 미정은 고통 속에서 아들을 위해 버텼지만, 남편이 도박에 빠져버린 것을 알게 된 이후 시댁에서 나와 이혼을 결심하게 됩니다. 법원에서 최종 승인이 나기 하루 전날, 미정은 평소와 같이 레모네이드를 마시며 자신이 오래전에 살았던 집, 재개발로 인해 카페로 용도가 변경된 곳을 찾아갔는데 그곳에서 어린 시절의 미정을 만나게 됩니다.
「어스」
걷잡을 수 없이 쏟아지는 쓰레기로 인해 인간이 멸종해버린 지구에는 오염된 바다와 쓰레기가 즐비했고, 그것을 정화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휴머노이드AI 종족 ‘어스’가 있습니다. ‘어스’는 인간들이 멸종하기 직전에 감정을 느낄 수 있게 제작했습니다. 이들은 파도 가동기를 가동해 인공 파도를 만들고, 쓰레기를 분쇄하는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쓰레기를 분쇄하는 것처럼 냄새나고 힘든 일은 하급 어스가 해야 했었고, 관리 감독하는 중급 어스, 이 둘을 모두 멸시하는 상급 어스가 있었습니다. 이들은 헤드기어의 색으로 구분했습니다.
하급 어스중에는 특별한 어스가 있었는데, 바로 알투입니다. 알투는 다른 어스들과 달리 오염된 바다에 들어가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오염된 바다와 인공파도에 몸을 맡겨 수영하는 것을 즐겼고, 분쇄되지 못한 커다란 쓰레기를 건질 때마다 성취감을 느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알투는 파도 가동기 주변을 청소하기 위해 바닷속으로 들어갔는데, 파도 가동기 부품 사이에 단단한 것이 박혀있어 꺼내어 육지로 올라갔는데, 그 안에는 오래전 멸종된 것으로 알려진 인간이 살아있는 상태로 자고 있었습니다.
「그해 겨울 눈 덮인 해변에서」
어느 겨울 하윤과 소연은 속초로 여행을 가게 됩니다. 갑작스럽게 속초로 발령이 나서 사전 답사를 하기 위한 하윤과, 새 학기를 앞두고 담임 선생님을 맡아 준비하는 소연의 스트레스를 풀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러나 하윤에게는 속초에서 있었던, 자신 내면 깊숙하게 박혀있던 이야기를 약혼자 소연에게 들려주기 위해 갑작스러운 여행을 기획하였습니다. 하윤은 속초로 가는 고속도로 위에서, 휴게소에서, 아바이순대에 소주를 마시며 소연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조금씩 털어놓습니다. 어릴 때 가장 많은 영향을 주었던 자신의 누나 하선에 대해, 부모와 오빠에게 늘 소외된 하선에 대한 이야기와, 속초로 떠난 가족여행에서 결국 발생한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당신이 모르는 달에 관한 108가지 이야기」
오랜 시간 동안 휴학을 하다가 복학한 세아는 진작에 들었어야 하는 전공수업 강의실에서 오래전 동기 단을 만납니다. 둘은 이름도 모르는 후배들 사이에서 유일하게 아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것이 작은 발화점이 되어, 달이 차오르듯 마음속에 서로를 향한 감정이 차오릅니다. 결국 그저 말을 붙이기 위한 관계였던 서로의 마음을 의지할 관계로 발전해 나아가죠. 그러나 달은 차오르면 다시 기울듯이 둘의 관계는 변하게 됩니다. 늘 행복할 것만 같았던, 사랑이라는 정의를 다시 내려야 할 만큼 사랑했던 둘이지만 말이지요. 이는 세아가 졸업하며 서울에서 두 시간 떨어진 곳으로 취업하게 되면서 시작됩니다. 아직 학생인 단과 새로 직장을 들어간 세아의 사이는 가까이 갈 수 없는 동시에 멀어질 수도 없는 관계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