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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근찬 전집 11 월례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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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11월 12일
쪽수, 무게, 크기 580쪽 | 758g | 152*225*35mm
ISBN13 9791168611054
ISBN10 116861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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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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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엔 어찌된 셈인지 서리가 내리기 전부터 벌써 하늘에 까마귀 떼가 떴다.
---「첫 문장」중에서

월례는 책갈피 속에 네잎클로버를 이미 세 개 간직하고 있는 것이었다.
“좋겠다. 네 개나 되는데 이건 나 도고.”
“싫어. 행운의 구로발 누가 남 준다 카더노. 핫핫하…….”
“욕심쟁이 앙이가. 지 혼자만 행운의 구로발 모아 가지고 나중에 좋은 데 시집가겠다 그 말이제?”
“시집은, 별안간…….”
--- p.50

“월례 씨, 저번의 일은 용서해 주어요.”
“…….”
“월례 씨가 너무나 좋아서, 혹시 아부지한테 뺏기지나 않을까 해서 내가 월례 씨를 먼저 차지해 버릴려고 그랬던 기라예.”
“…….”
“용서하시겠죠? 예?”
“개안심더.”
--- p.200

“키사마 난사이까?(너 몇 살이야?)”
“…….”
“앙?”
“마흔아홉 살입니더.”
“욘쥬 큐? 엇헛헛허…….”
마흔 아홉이나 잡순 어른이 밤중에 학교로 낙서를 하러 오다니……. 낙서도 다른 낙서가 아니라, 결혼을 했다느니, 신랑각시라느니, 그런 아이들 같은 낙서를 말이다. 니시지마는 재미있지 않느냐는 듯이 임 선생을 힐끗 바라본다.
--- p.344

각 면에서 모여든 데이신타이 나가는 처녀들이 군청마당에서 인원 점검을 받고, 인솔관에게 인계되어 정거장으로 향한 것은 긴 여름 해가 거의 서쪽으로 기울어져서였다. 꼬박 하루를 뙤약볕 아래서 시달린 처녀들과 가족들은 땀과 더위에 절어 온통 새까맣고 후줄근했다. 장정들이 징병이나 징용으로 나갈 때와는 달리 첫 데이신타이는 읍내 사람들의 대단한 구경거리이기도 했다.
--- p.486

사할린 동포의 두 번째 기사가 신문에 난 것은 그로부터 서너 달 뒤의 일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도 역시 월례의 이름은 나와 있지 않았다. 안 선생과 임 교장의 실망은 컸다. 그러나 뭐 괴롭거나 심란할 것 까지는 없었다. 역시 먼 옛날의 일이고, 또 임 교장은 직접 자기와 관련이 있는 일이 아니니 그럴 수밖에. 두 번째 기사가 나왔을 때는 안 선생 아버지 용길 씨도 그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안 선생이 할아버지 할머니 몰래 아버지에게만 그 신문을 갖다보였던 것이다.
--- p.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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