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소득공제

Itaewon 곰팡이꽃 풀 옵션

포지션 사림-17이동
첫번째 리뷰어가 되어주세요 | 판매지수 12
정가
10,000
판매가
9,500 (5% 할인)
배송안내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11(여의도동, 일신빌딩)
지역변경
  • 배송비 : 유료 (도서 15,000원 이상 무료) ?
eBook이 출간되면 알려드립니다. eBook 출간 알림 신청
  •  해외배송 가능
  •  최저가 보상
  •  문화비소득공제 신청가능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11월 03일
쪽수, 무게, 크기 152쪽 | 186g | 120*185*20mm
ISBN13 9791197019777
ISBN10 1197019774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케밥 가게, 되네르에 꽂힌 양고기만큼 작아진 저녁 아홉 시가
이태원의 네온 불빛에 겉에서부터 익어가고 있다
거대한 빌딩 숲 뒤의 오르막길
쓰레기더미가 꽃처럼 피어 있는 빈민가
우사단길 노린내가 이삿짐 트럭 안으로 몰려온다
골목 끝에서 이삿짐을 풀었다
낡은 불빛, 꿉꿉한 냄새 진동하고 벽지에는 사진에 없는
곰팡이가 울긋불긋 피어 있다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만 보이는 반지하
왼발은 지상에 오른발은 지하에 인생은 양다리인가
벽에서 떼어놓아야 하는 가구처럼
삶에서 꿈은 조금 떼어놓아야 할까
꿈을 위해 아직 늙지 못한 육십 대와
튕길수록 청춘이 흔들리는 피크에 사로잡힌 삼십 대에게는
한 점의 빛도 허락지 않는 어둠 속이
포자도 없는 꿈을 퍼뜨리기에 안성맞춤이다
누르면 튕겨날 듯한 희망과
눅눅한 장판 밑에서 서식하는
얼룩진 삶

그리 멀지 않는 곳에서 햇빛의 중얼거림이 들린다
당분간은 내버려 둘 것이다
매일 먹지에 눌러 쓴 타투의 눈물방울처럼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되짚어 오는
불안의 결로로 시간이 미끌거릴 테니까
곰팡이를 먹고 곰팡이를 바르며
곰팡이를 싸야 하는 서울살이
방세를 떼먹고 도망간 이방인이 벽지에 갈겨 쓴 낙서 위에
Fuck you
누운 자세로 손가락으로 글씨를 따라 쓴다
검은 천으로 히잡을 둘러쓴 이태원의 밤하늘
눈만 반짝이는
---「Itaewon과 곰팡이꽃 풀 옵션」중에서

토리에 감긴 달빛이 풀리는 동안
사방을 둘러보아도 핏기 없는 바람의 그림자뿐
페넬로페의 몸을 스쳐 간 계절의 자국들
수틀 밑에 아득한 정절의 정신이 팽팽하게 시들어갑니다
꽃이 피는 방향과 연두의 방향에 대한 비밀을
이젠 아무도 알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만
바늘꽂이에 선 채로 죽어가고 있는 나에게
당신은 아직도 내 안에 나무를 심을 만한 터가 있다고 믿으시나요
---「바늘」중에서

안쪽부터 무너지기 쉬운 광장
가지가 휘어지도록 사과를 달고 있는 사과나무처럼
구석을 매달고 있어야 광장이 지탱한다
잠깐 오늘을 맡겨두어야 할 코인 락커도
벗겨도 구석만 까지는 양파도
울어도 구석만 까지는 파도도
가로의 구석 세로의 구석 사선의 구석 원의 구석으로
사물은 태어나고 죽고
라이벌도 없고 호기심도 없는
기댈 데가 없는 막막한 구석
구석에 길든 이미 갈 데까지 와버린
그래서 구석일 수 있는 구석
미래도 현재도 과거도 존재하지 않는 어둠이지만
어둠은 쉴 새 없이 안달하게 한다
벽지에 규칙적인 꽃들의 반복뿐 생계 저쪽에 불멸하는
삶은 나태한 연결무늬로 축축한 곰팡내 나는 생식기

주공 아파트 506호
어안렌즈에 썩은 냄새가 가득 차 있다
생의 구석에서 ㄱ자로 죽어
두 달이 넘어 발견된 독거노인
---「구석」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하여진의 시는 항상 중심이 아닌 주변, 그 어둠을 배경으로 시작된다. 그녀의 시에는 주변적 삶에 대한 응시는 존재하지만 대상에 대한 거짓 위안, 관념을 통해 상처를 봉합하려는 태도가 드러나지 않는다. 누군가는 무심한 듯 보이는 이 태도에 불만이 있을 수도 있겠으나 나는 대상에 대한 관념적 개입을 절제하는 이 태도야말로 하여진 시의 특징적인 면모라고 생각한다. 그녀의 시는 다만 주변적 삶이, 어떤 삶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이 세상 곳곳에 중심에서 벗어난 삶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증언할 따름이다.
- 고봉준 (문학평론가)
시인은 ‘비탈’과 ‘절벽’을 자신의 “생의 전략”이라고 말한다. 그녀가 “은유를 전당포에 맡”긴 채 시를 쓰는 동안 “창밖 저편으로” 날아가는 “날개 없는 검은 새들”(「지상의 밤에」)을 떠올려본다. 또는 전기가 끊긴 가게에서 “끊어진 시간을 촛불로 이어놓고”(「허(虛)」) 젓갈을 담그고 있는 주영상회 박씨와 그의 그림자를 오래 바라보게 된다. 그 벌거벗은 힘, 나력(裸力)으로 빛을 향해 나아가는 존재들의 숨결이 이 시집에는 가득하다. 넘어져도 “노지의 힘/ 뒤꿈치의 힘/ 깡의 힘/ 씨발의 힘”(「굳은살 프로젝트」)으로 일어나는 이들에게는 벼룩시장에서 산 “황금빛 후광”(「벼룩시장에서 후광을 사다」)이 있지 않은가. 그 초라한 후광이 썩어빠진 자본주의 사회에서 시인이 지닌 전부일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시인은 「우아한 시체놀이」에서 말한다. “태양은 완료되고 밤이 충분하다”고. 고통으로 충전된 그 밤들은 계속 뜨겁고 아픈 시들을 낳을 것이다.
- 나희덕 (시인, 서울과기대 문창과 교수)

회원리뷰 (0건) 회원리뷰 이동

  등록된 리뷰가 없습니다!

첫번째 리뷰어가 되어주세요.

한줄평 (0건) 한줄평 이동

  등록된 한줄평이 없습니다!

첫번째 한줄평을 남겨주세요.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예스24 배송
  •  배송비 : 2,500원
포장 안내

안전하고 정확한 포장을 위해 CCTV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 배송되는 모든 상품을 CCTV로 녹화하고 있으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작업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목적 : 안전한 포장 관리
촬영범위 : 박스 포장 작업

  • 포장안내1
  • 포장안내2
  • 포장안내3
  • 포장안내4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쿠폰은 결제 시 적용해 주세요.
1   9,500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