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닫기
사이즈 비교
소득공제
길심 씨의 인생 여행

길심 씨의 인생 여행

: 너무 늦지 않은 때에 엄마에게로 떠난 여행

리뷰 총점9.9 리뷰 27건 | 판매지수 72
정가
16,000
판매가
14,400 (10% 할인)
배송안내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11(여의도동, 일신빌딩)
지역변경
  • 배송비 : 유료 (도서 15,000원 이상 무료) ?
eBook이 출간되면 알려드립니다. eBook 출간 알림 신청
  •  해외배송 가능
  •  최저가 보상
  •  문화비소득공제 신청가능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11월 02일
쪽수, 무게, 크기 298쪽 | 388g | 128*190*20mm
ISBN13 9791197135347
ISBN10 1197135340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송동 댁네는 두 딸이 출가하고 하나 둘 손주가 늘어났다. 식구가 많지 않아도 어느덧 손주들이 다 장성해 명절 때면 집이 북적거렸다. 작은 집이 아닌데 자식들은 집이 좁다고 새집을 짓자고 자꾸만 졸랐다. 그럴 때면 송동 양반은 양 미간을 한껏 찌푸리며 말했다.
“내가 아들도 없는디, 나 죽으면 이 집은 어쩔라고? 느그들이 내려와서 살래?”
그러고는 자전거를 타고 쌔앵 집을 나가 버렸다.(...)

수년이 흐르면서 명절 때면 집 짓자는 이야기가 으레 나왔다. 큰 사위가 총대를 메고 새집을 짓자고 서울에서 빈번하게 전화를 해대며 설득했다. 큰 사위의 설득에 송동 댁은 “알아서 하소.”했지만 송동 양반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결국 딸도 아닌 사위의 설득에 송동 양반이 지금 있는 집은 허물지 않기로 하고 집 짓기를 허락했다. 두 딸 사위는 머리를 맞대고 이쁜 집을 지어 보겠다고 동분서주했다. 드디어 마당 한편에 있던 헛간채를 허물고 땅을 파고 기둥을 세우고 황토 집을 짓기 시작했다. (...)

새 집을 짓고 나서부터 두 노인은 별거 아닌 별거를 하고 있다. 송동 양반은 헌집에서, 송동 댁은 새집에서 각자 생활한다. 송동 양반이 초저녁 잠이 많아 저녁 8시 반만 되면 불을 끄고 잠을 청하는 바람에 송동 댁은 좋아하는 연속극도 그동안은 못 보았더랬다. 큰딸에게 전화가 오면 이제야 소원성취한 듯 목소리가 밝았다.
“테레비도 마음대로 보고, 아이고 좋다.”
말은 그렇게 하지만 송동 댁도 저녁 9시를 못 넘기고 TV는 저 혼자서만 떠든다. 시골 두 노인은 오늘도 밥은 헌집에서 잠은 각자 따로따로 잔다. 송동 양반은 사람이 안 살면 집이 못쓰게 된다고 항상 헌집에서 생활한다. 가끔 저녁에 내기 화투라도 칠 양이면 새집에서 티격태격, 그러다가 돈내기에 질 성부르면 송동 양반은 얼른 헌집으로 내빼 버린다. 오늘도 호동마을의 두 노인, 성수 씨와 길심 씨는 한 마당 두 집에서 별거 아닌 별거를 하고 있다. 별거가 별거겠나. 이런 별거라면 얼마든지 해도 좋을 듯하다.
---「시골 두 노인의 별거 아닌 별거」중에서

큰 솥단지에 초가을에는 부드러운 고구마 줄거리(보통 고구마순, 줄기)를, 깊은 가을에는 무를 나박나박 썰어 깔고 국물이 자작자작하게 지졌다. 특별한 양념이랄 것도 없이 아궁이에 불을 지펴 큰 솥단지에 지지면 그만이었다. 텃밭에서 바로 딴 빨간 고추를 갈아 넣고, 국물도 붓고, 장독대에서 가져온 간장 한 사발 붓고, 길심 씨 말대로 이것저것 손 가는 대로 찌클면(끼얹으면) 맛이 났다. 남아 있는 양념장도 찌클고, 밥상에 오르락내리락 안 먹는 반찬도 넣고 반찬통도 물에 헹궈 찌클었다. 간은 볼 필요도 없이 신기하게 딱 맞았다.

길심 씨 손맛에, 싱싱한 물고기에, 아궁이 솥단지에 지졌으니 얼마나 맛이 있었겠는가. 많던 국물이 자작자작해질 때까지 아궁이에서 불이 타올랐다. 불이 사그라들고 잔불에 뭉근하게 맛이 들어갔다. 처음 먹을 때는 아주 빨갛지도 않고 적당히 갈색 빛이 감도는 국물이 맛있었다. 그 다음 불을 지펴 데워 먹을 땐 간이 쏙 벤 무가 맛이 있었고, 그 다음에는 형체가 사라진 무와 물고기를 같이 먹었다. 마치 진한 갈색 수프 같았다. 한 솥단지 지져서 여러 끼니를 먹고 또 먹었다. 그래도 질리지 않았다. 이 맛있는 물천어탕을 먹어 본 지가 언제인지… 가물가물하다.
---「가을바람 찬바람이 일 때」중에서

누구나, 무엇이나 저마다 제 이름을 가지고 있다. 모두 이름이 있거늘, 하물며 너른 들판에 이름이 없겠는가. 이곳 호동마을 들녘에도 이름이 있고 그 이름이 마을 사람들의 입을 통해 오르내린다. 시골 생활에 점점 젖어가면서 어릴 적 듣고는 까맣게 잊어버린 들판 이름이 다시금 새롭게 들린다. 이른 아침, 운동 겸 자전거를 타고 온 동네, 온 들판을 한 바퀴 돌고 온 성수 씨는, 굽은 허리 때문에 멀리 가지 못하는 길심 씨를 위해 들판 상황을 소상히 보고한다. 가만히 듣고 있자니 온 들판 이름이 다 나온다.

“등가래 우리 논에 나락이 점점 더 쓰러지고 있데.”
“범굴샘 ○○네 논은 나락이 깨끗하게 잘 되얏드만.”
“나들이, 삿갓등, 갓골, 어리등을 지나 무내미 우리 논까
지 빼앵 돌아왔구만.”
“무내미 우리 논은 오늘 나락을 빌라는가, 갓을 다 둘러놨등만.”
(...) 하루가 다르게 들녘의 색깔이 누렇게 물들어 가고 있다. 농로 한쪽에 무리지어 서 있는 키 큰 억새는 새초롬한 옛날 새색시처럼 몸을 꼬고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성수 씨가 벌써 눈독을 들이고 있다. 베어다가 빗자루를 만들 모양이다. 모쪼록 들판도 제 이름을 잘 간직하고 많이 많이 불렸으면 좋겠다.
---「다 이름이 있다」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회원리뷰 (25건) 회원리뷰 이동

한줄평 (2건) 한줄평 이동

총 평점 10.0점 10.0 / 10.0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예스24 배송
  •  배송비 : 2,500원
포장 안내

안전하고 정확한 포장을 위해 CCTV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 배송되는 모든 상품을 CCTV로 녹화하고 있으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작업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목적 : 안전한 포장 관리
촬영범위 : 박스 포장 작업

  • 포장안내1
  • 포장안내2
  • 포장안내3
  • 포장안내4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쿠폰은 결제 시 적용해 주세요.
1   14,400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