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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가짜뉴스 수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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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가짜뉴스 수사학

: 미디어리터러시 원리로 푸는 26가지 생각 레시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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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9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324쪽 | 153*225*30mm
ISBN13 9788925415369
ISBN10 89254153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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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라는 대유행성 전염병이 발발한 상황에서 빌 게이츠는 왜 수많은 음모론자들의 표적이 됐을까. 세계 최대의 거부라서? 하나의 이유일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다가 아니다. 음모론에도 공식이 있지만 코로나19 음모론자들은 더욱 정교한 음모론을 펼쳐냈다. 그리고 빌 게이츠는 음모론의 가설에 필요한 최적의 기준들을 갖고 있었다. 경제적 파워 외에 대유행성 전염병의 창궐을 미리 예견한 것이나 백신 개발에 적극적인 지원을 해온 점 등 그의 원대한 구상과 주장들은 역으로 코로나19 음모론을 제기하는 데 더없이 좋은 소재가 되었다.

대표적인 것이 2010년에 한 테드 강연이다. 빌 게이츠는 그 강연에서 ‘화석연료 에너지가 지속되면 인류는 식량 고갈로 멸망하게 될 것’이라고 전제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백신 개발과 의료 시스템의 혁신을 통해 인구증가율을 어느 정도 낮출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음모론자들은 이 부분을 비틀어 “빌 게이츠가 현재의 인구를 10∼15%로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백신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고 왜곡했다. 이렇듯 사실의 일부를 악마의 편집으로 왜곡해서 그것을 기정사실화하고 거기에 거짓을 계속 덧붙여 나간다. 음모론자나 오도성 주장을 하는 사람들의 전형적인 수법이다. 이런 유형의 가짜뉴스를 판별하는 방법은 주장의 근거가 사실인지 아닌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4장 ‘십중팔구가 거짓인 허위사실 레시피」중에서

2020년 1월 말, 우리나라에서도 확진자가 조금씩 늘어나던 무렵에 ‘코로나19에 마늘이 특효’라는 내용의 정보가 SNS를 타고 돌았다. “껍질 벗긴 마늘 7통을 커피처럼 끓여서 하루 세 번씩 일주일만 마시면 된다”는 식으로 방법도 구체적이었다. 마늘은 우리나라 음식문화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필수요소이고 또 그 효능에 대해서도 익히 들어왔던 터라 혹하기 쉬운 정보였다. 그런데 무언가 이상하다. 마늘 7통을 하루에 다 마신다? 평소에 마늘을 먹어 본 사람이라면 이 양이 얼마나 부담스러운 것인지 잘 안다.

아니나 다를까 이 가짜뉴스는 외국 버전을 잘못 번역한 것이었다. 2020년 1월 31일에 헬프풀(Helpfull)이란 네이밍의 페이스북 사용자가 영문으로 올린 글을 보니 내용이 거의 유사했지만 마늘의 양은 달랐다. 그 페이스북 글에는 ‘8 cloves of chopped Garlics’로 되어 있었다. 7∼8‘통’이 아니라 8‘쪽’이다. 가짜뉴스이긴 하지만 이게 더 한국적 상식에 맞다. 외국산 가짜뉴스를 번역해 퍼트리는 과정에서 부적합한 언어를 쓴 사례다. 부적합한 단어나 단위의 사용 그리고 맥락에 맞지 않는 언어 사용은 가짜뉴스가 글로벌화 되는 과정에서 자주 나타나고 있는 특징이다.
---「2장 ‘디테일 속에 숨은 악마’」중에서

인도의 인터넷 매체인 오프인디아는 5월 10일자에 ‘비하르주 고팔간지 지역에 사는 한 힌두인 소년이 살해되어 강에 버려졌다’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이 기사의 요지는 ‘최근에 세워진 이슬람 사원이 세력 확장을 위해 종교의례를 행하는 과정에서 힌두인 소년을 희생 제물로 삼아 살해하고 강에 버렸다’는 내용이다. 중세 유럽의 흑역사에서나 나올 법한 이 기사는 다른 힌두교 계열의 매체와 SNS를 통해 급속히 확산되었다.

이 기사의 내용은 그 자체로도 충격적이었지만, 인도 내에서 전개되어 왔던 힌두인과 무슬림 간의 집단 갈등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자칫 폭발성을 안고 있었다. 소년이 살해된 시기만 해도 코로나19가 심각해지면서 마을 간 이동이 금지되었고 인도 사회에서 코로나19의 발생을 무슬림 탓으로 돌리는 슬로건 ‘코로나 지하드’가 돌면서 갈등이 고조되던 시기였다.

그런데 이 기사는 가짜뉴스였다. 가짜뉴스 요소는 여러 가지가 있었지만 가장 결정적인 요소는 기사의 전체 내용이 희생자 아버지의 말에만 전적으로 의존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추정했다는 점이다. 가해자로 지목된 이슬람 사원의 인터뷰나 해명 한마디 없이 일방적인 주장만 펼쳐낸 것이다. 갈등 상황에서 집단 구성원들의 내면에 있는 암묵적 편견과 확증편향을 자극해 집단 배타심을 유발하는 데 전형적으로 사용되는 수법이다. SNS를 타고 도는 정보이든 언론의 보도이든 갈등 상황에서 어느 한쪽 편 주장만 있다면 그것은 가짜뉴스이거나 오도성 정보일 가능성이 높다.
---「3장 ‘디지털 사회의 적들과 내 안의 편견’」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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