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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여기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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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11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416쪽 | 594g | 140*210*30mm
ISBN13 9791192579207
ISBN10 1192579208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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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면 사람들의 핸드폰과 드라이브와 먼지 앉은 앨범에 아무도 모르는 무엇인가가 어떻게 기록돼 있을지 누가 알까? 배경 잡음만 해도 듣는 사람에 따라 엄청난 의미를 전달할지 모른다.
--- p.31

“호텔에 영어 할 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 크리스틴이 자신의 턱을 만지자 손에 피가 묻어났다. “어떻게 설명할 건데? 무슨 일이 있었다고?”
단어를 더듬더듬 찾았지만 머릿속이 텅 비었다. 죽이다, 죽다, 공격하다, 강간하다. 겨우 떠올린 단어는 상그레, 피뿐이었다.
--- pp.62~63

나는 통로를 지나며 비행기 안에 벌어진 난장판을 멍하니 바라봤다. 45미터 길이의 정신병동, 거대한 양철 쓰레기통에서 사람들이 빠져나가며 남긴 뒤죽박죽. 구겨놓은 담요, 통로에 널브러진 기내식으로 나온 채소와 짓이겨진 방울토마토, 남는 공간마다 거리 미술처럼 흩어진 쓰레기. 우리는 모두 구역질 나는 존재다. 하나도 빠짐없이. 엉망을 만들어놓고 떠나버린다.
--- pp.95~96

또 하루 근무. 어찌어찌 회의에 참석하고 이메일에 답장하고 휴게실에서 잡담을 들었다. 애런과 하루 종일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가벼운 말장난을 하기도 했다. 나는 그의 이름이 잠금 화면에 나타날 때마다 분출하는 도파민에 의존했다. 프리야와 함께 줄을 서서 맛에 비해 비싼 부리토를 사 먹으면서 그녀의 데이트 앱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는 내내 나의 본능은 성대를 장악하고 이렇게 고함치려 했다. 우리는 피투성이가 된 남자를 묻었어. 그건 완전한 진실도 아니었다. 절반에 불과했다. 시체는 둘이었으니까.
--- p.110

요가 선생님의 말이 옳다면 이런저런 것을 경험하고 탐험하는 것이 눈과 다리와 뛰는 가슴을 가진 인간으로서의 내 의무가 아닌가? 모험을 떠나는 여자는 운을 시험한다는 말이나 스스로를 지키는 것이 여성의 책임이라는 말……. 그런 소리는 여성의 삶을 축소시키려는 의도가 아닌가? 집에 갇혀 꼼짝 못 하고 조종당하게 하려는?
--- p.131

도덕률. 내가 가장 먼저 배운 선과 정의는 성서가 아니라 칭찬 받는 법을 자세히 살피는 과정에서 비롯됐다. 아니, 적어도 부모의 분노를 사지 않는 법을 살피면서. 섹스에도 윤리의 기준은 없었다. 벤부터 시작해서 무엇을, 언제, 누구와 하는가의 문제는 내가 이해할 수 있는 것, 옳다고 여기는 것으로 결정됐다. 내게서 그것을 빼앗으려던 세바스티안. 내가 내 몸으로 하는 일은 오로지 내가 결정할 사안이었다.
--- p.157

크리스틴이 칵테일 잔을 기울이자 얼음이 찰그랑거렸다. “권력이란 우스운 거야. 사랑의 반대말은 미움이 아니라 무관심이란 말 알지? 마찬가지로 우린 모든 기준을 잘못 보고 있어.” 크리스틴이 손톱으로 잔을 톡톡 쳤다. “두려움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 두려움의 반대말은 안전이 아니야. 권력이지.”
--- p.226

에이드리엔이 무릎에 노트를 내려놨다. “내가 전에 변호사였던 거 기억해요? 배심원단에게 증거를 객관적으로 보게 하는 게 내 일이었죠. 인지 행동 치료도 비슷해요. 자신의 생각을 과학자처럼 조사해서 맞지 않는 것에 반박하는 거죠. 그러니 이 두려움, 이 믿음 혹은 사고 패턴을 한번 살펴봅시다. 어떤 감정이 현실적이지 않다고 해서 그게 진실이 아니라는 뜻은 아니니까.
--- p.257

룸 미러를 통해 운전자가 화가 나서 손짓하는 것이 보였다. 3차원 공간을 차지한 것이, 부피와 형체와 밀도를 가진 것이 내 잘못이라는 듯.
그 순간 내가 절대 하지 않는 행동을 했다. 가운뎃손가락을 들어 어깨너머로 흔든 것이다. 그가 놓치지 못하도록. 한순간 기세등등해졌지만 다음 신호에서 그가 옆에 서더니 창문을 내리고는 욕설을 퍼부었다.
나는 쿵쾅거리는 가슴을 안고서 고개를 돌리지 않고 앞만 보며 모른 체했다.
--- p.321

집단 공황 상태를 막기 위해 뉴스를 편집하라.
--- p.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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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의 우정이 이보다 더 강렬할 수 있을까?
- NPR
롤러코스터를 탄 듯 요동치는 우여곡절의 향연.
- 리즈 위더스푼 (배우)
당신의 혼을 쏙 빼놓을 영리하게 설계된 심리 스릴러.
- 리더스 다이제스트
프레너미(frienemy) 개념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렸다.
- LA타임스
비밀, 거짓말, 그리고 잘 믿는 인물들이 가슴을 고동치게 만든다.
- 크라임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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