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는 강하다네. 그것은 다른 짐승들이 약하기 때문이라네. 사자는 다른 짐승들의 살을 먹지. 그것은 다른 짐승드링 자기를 먹게 내버려두기 때문이라네. 사자는 자기가 가진 예리한 발톱이나 날카로운 송곳니로 상대를 죽이지 않는다네. 사자는 보면서 죽인다네. 처음엔 조용히 느릿느릿 다가가지. 사자 발바닥은 솜구름처러 푹신푹신해서 소리를 내지 않을 수 있거든. 그러고 나서 펄쩍 뛰어올라 먹이를 뒤로 넘어뜨리고, 앞발로 상대를 제압한다네. 근데 힘으로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라 깜짝 놀라게 해서 그렇게 한다네.
그리고는 그 먹이를 주시하지. 그렇게 먹이를 노려본다네.(안토니오 할아버지는 미간을 찌푸리고 뚫어져라 내 눈을 응시한다.)곧 죽게 될 이 불쌍한 짐승은 어쩔 수 없이 사자를 보게 되지. 자기를 바라보고 있는 사자를 보는 것이네. 이 짐승은 더 이상 자기 자신이 보이지 않는다네. 사자의 시야 속에 있는 자신의 이미지만을 보게 된다네. 사자의 시야 속에서 자기가 작고 약하다고 생각하게 된다네.
그 동물은 자기가 작은지 약한지 한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네. 그저 한 마리 짐승일 뿐이야. 크지도 작지도, 강하지도 약하지도 않은 한 마리 동물일 뿐이지. 그러나 지금은 사자가 자기 자신을 보듯이 자기를 보면서 공포를 느끼게 된다네. 사자가 자기를 바라본다는 것을 의식하는 순간에, 이 동물은 그 자신이 아주 약하고 작다고 느끼게 된다네. 그리고 사자가 자기를 본다고 생각하는 순간 밀려드는 공포감 속에서 완전히 두려움에 사로잡히게 되지.
그 순간부터 이 동물은 이제는 더 이상 아무것도 보지 못하게 되지. 추운 밤에 산에서 우리가 물을 움켜쥘 때처럼 뼈마디가 쑤시고 네 다리가 저리게 된다네. 바로 그 순간에 이 동물은 어쩔 수 없이 무릎을 꿇고 굴복하게 된다네. 자신을 포기하고 방치하게 되는 것이라네. 그럼 기다렸다는 듯이 사자가 그 동물을 냉정하게 해치워 버린다네. 그런 식으로 사자는 죽인다네. 바로 '보면서' 말일세.
그런데, 그렇게 행동하지 않는 짐승이 있지. 물론 사자는 그 짐승에게 주의를 기울이지 않지. 그러다 어쩌다가 사자가 그 짐승과 마주치게 되면 아주 특이한 일이 벌어진다네. 사자가 발로 차면 그 짐승은 작은 발로 할퀴면서 덤빈다네. 피가 흐르고 아주 고통스러워하면서도. 이 동물은 사자가 하는대로 내버려두거나 자기를 방치하지 않지. 왠줄 아는가? 그 동물은 사자가 자기를 바라보는 대로 보지 않기 때문이라네. 그 동물은 눈이 멀었지. '두더지'. 그 동물들을 그렇게 부르지.
--- p.48-50
'두더지는 눈이 멀게 되었지. 바깥을 보는 대신에 자기 마음을 들여다보기 시작했기 때문이라네. 즉, 안을 들여다보는 데에만 몰두했기 때문이라네........ 안을 들여다보는 것은 오로지 신만이 할 수 있는 일이었네. 그래서 신들이 두더지를 혼내주었지. 두더지가 밖을 볼 수 있게 내버려두지 않았다네.... 그런데도 두더지는 불행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지. 계속 자기 속만 들여다보기 때문이지. 바로 그 때문에 두더지는 사자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라네. 더불어 자기 마음을 들여다 볼 줄 아는 사람도 사자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네. 사람은 마음을 들여다 볼 줄 알기 때문에 사자의 힘을 보지 않고 자기 자신의 마음이 지닌 힘을 본다네.'
--- p.51
담배 한 모금을 빨더니 그가 말했다. 비 내리는 철이 되면 강은 맹렬한 기세로 흐르고, 붉은 갈색채찍처럼 거칠게 요동 치고, 강 밖으로 거대한 진동이 지진처럼 땅을 뒤흔든다. 이런 힘은 강기슭에 떨어지는 비로부터 오지 않는다. 산에서부터 내려온 실개천이 바로 강물에 힘을 준다. 강물은 모든 것을 부순다.
강물은 땅을 갈아엎어 새롭게 만든다. 그 강물은 옥수수가 되고, 콩이 되고, 부드러운 치즈가 되어 밀림에 사는 이들의 식탁에 오르게 된다.
"그것이 바로 우리들의 투쟁이다."
안토니오 할아버지는 내게 말한다.
"힘은 산에서 생겨난다네. 그러나 물이 아래에 이르기 전에는 그 힘이 보이지 않지."
나는 그에게 이제 전쟁을 시작할 때가 된 것 같냐고 묻는다. 그는 내 질문에 이렇게 덧붙인다.
"이제야말로 강물의 색깔이 바뀔 시간이네."
--- p.39
나는 그 동안 배웠던 역사적 사실을 나열하지 않았다. 그 주제에 대해 새로운 강의를 하듯이 또렷한 목소리로 설명했다. 나는 그때 싸웠던 남자들과 여자들이 느꼈던 고독을 묘사하려고 했다. 계속 전진하려는 그들의 숙원에도 아랑곳없이 계속 되는 방해와 중상 모략으로 그들이 상처받았다는 것을.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다. 내가 비센테 게레로 게릴라 부대가 멕시코 산악 지대에서 끈질긴 저항을 벌이던 때를 이야기하고 있을 때 안토니오 할아버지가 밭은기침을 하며 내 말을 끊었다. 연기 나는 파이프가 뜨거워졌으므로 그는 입술에 어떤 놀라운 일을 벌어졌다는 것을 알리듯이 쿨룩 기침을 했다. '내게 무엇인가 떠올랐네' 안토니오 할아버지가 부채질을 하면서 말했다. 모닥불을 살리고, 기억들을 살리기 위해서. 과거의 반란군 사이에서, 담배 연기와 모닥불 사이에서, 안토니오 할아버지는 짐을 내려놓는다. 무거운 것을 훌훌 털어버리듯이 짐을 내려놓는다. 아주 가치 있는 짐을, 가치 있는 이야기들을.....
--- pp.104-106
2001년 3월 17일 인터뷰에서 초칠족 출신의 다비드 사령관에게 물었습니다.
'봉기할 때 무장이 형편없었다고 들었습니다. 그 때 여러분은 어떤 군사 전략으로 봉기했습니까?'
다비드 사령관이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말했습니다.
'우리에게 가장 큰 무기는 우리가 정당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바로 그 정당성을 알리는 것이 우리의 전략이었습니다.'
--- p.216
"내가 오직 알고 있었던 것은 우리가 함께 길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뿐이었네. 그렇게 우리가 길을 만들었다네. 그렇게 우리가 원하던 곳에 도착했다네. 길은 바로 우리가 만든 것이라네. 거기에 길은 없었다네."
"그럼, 왜 제게 자기가 가고 있는 길을 잘 모르거든 뒤를 돌아봐야 한다고 말한 겁니까? 그것은 귀로를 찾기 위한 것이 아닙니까?"
나는 질문했다.
"그렇지 않네."
안토니오 할아버지가 답한다.
"그것은 길을 찾기 위해서가 아니네. 그것은 전에 자네가 어디에 있었는지,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는 것인지,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를 생각하기 위해서라네."
"어떻게요?"
이제는 당당히 내가 묻는다.
"몸을 돌려 뒤를 돌아보면서 자네는 자네가 어디에 있는지 알게 된다네. 그렇게 해서 자네는 길을 잘못 들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네. 길을 잘못 만들었다는 깨닫게 된다네. 또한 뒤를 돌아보면서 자네는 깨닫게 된다네. 아, 내가 원하는 것은 돌아가는 것이군. 그렇게 말일세. 자네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은 귀로를 발견해야 하는 상황을 해결하려는 것, 바로 그것임을 깨닫게 된다네. 문제는 자네가 있지도 않은 길을 찾기 시작한 것이네."
--- p.165
"내가 오직 알고 있었던 것은 우리가 함께 길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뿐이었네. 그렇게 우리가 길을 만들었다네. 그렇게 우리가 원하던 곳에 도착했다네. 길은 바로 우리가 만든 것이라네. 거기에 길은 없었다네."
"그럼, 왜 제게 자기가 가고 있는 길을 잘 모르거든 뒤를 돌아봐야 한다고 말한 겁니까? 그것은 귀로를 찾기 위한 것이 아닙니까?"
나는 질문했다.
"그렇지 않네."
안토니오 할아버지가 답한다.
"그것은 길을 찾기 위해서가 아니네. 그것은 전에 자네가 어디에 있었는지,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는 것인지,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를 생각하기 위해서라네."
"어떻게요?"
이제는 당당히 내가 묻는다.
"몸을 돌려 뒤를 돌아보면서 자네는 자네가 어디에 있는지 알게 된다네. 그렇게 해서 자네는 길을 잘못 들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네. 길을 잘못 만들었다는 깨닫게 된다네. 또한 뒤를 돌아보면서 자네는 깨닫게 된다네. 아, 내가 원하는 것은 돌아가는 것이군. 그렇게 말일세. 자네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은 귀로를 발견해야 하는 상황을 해결하려는 것, 바로 그것임을 깨닫게 된다네. 문제는 자네가 있지도 않은 길을 찾기 시작한 것이네."
--- p.1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