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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심리 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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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심리 상자

: 우리가 몰랐던 일본인의 24가지 심리 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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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08월 22일
쪽수, 무게, 크기 372쪽 | 670g | 152*224*30mm
ISBN13 9791160070231
ISBN10 1160070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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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유영수
서울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SBS 기자로 사회부와 경제부 등에서 22년째 일하고 있다. 일본 게이오대학교에서 1년간 방문 연구원 생활을 했고, 2010년부터 3년간 SBS 도쿄특파원으로 활약했다. 3.11 대지진과 원전사고, 그리고 한류의 흥망성쇠를 직접 목격하고 보도했다.
한일 갈등의 큰 원인 중 하나가 ‘서로 잘 안다고 착각해서 생기는 오해’라고 보고 있으며, 어떻게 이 문제를 풀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다. 스스로 지적 호기심이 왕성하다고 믿고 있으며, 기자로서 좋은 ‘지식 매개자’를 지향한다. 삶의 가치로는 나와 타인의 ‘성장’과 ‘행복’을 중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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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 일본의 얼굴은 그때마다 달랐다. 변화무쌍한 그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보통 일본인’의 마음을 알고 싶었다. 단순한 체험에서 비롯된 자의적 해석이 아니라 체계적인 공부를 하고 싶었다. 수백 편의 논문, 일본과 한국 서적을 탐독했다. 공부를 하면서, 그동안 전혀 별개라고 여겼던 현상들이 조금씩 연결돼 하나로 통합됐다. 깨달음에 ‘아하~’ 감탄하며 무릎을 칠 때도 있었다. --- pp.11-12

일본인이 자기 비하를 하는 이유는 자신을 공개적으로 높게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규범이 무척 강해서다. 사회심리학자 히로시 아즈마는 일본인은 자신에 대해 말할 때 좋은 것은 삼가고 부정적으로 이야기하는 경향이 있으며, 자랑과 과시는 남을 위협하는 공격적인 성질을 띠는 것이어서 피한다고 지적했다. 다른 연구에서도 일본인은 자기 자랑을 하는 사람을 무척 싫어할 뿐 아니라 심지어 능력이 떨어진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흔히 일본인은 ‘자기 자랑을 하다니, 저 사람은 바보구나’라고 생각하고, 만남을 꺼린다는 것이다.--- p.31

일본 젊은 세대의 키워드인 나카마는 우리말의 동료보다는 더 넓은 개념의 단어다. 친구일 수도, 동지일 수도 있다. 때로는 ‘패거리’ 같은 부정적 의미로 쓰이고, 한국 사회에서 ‘동업자’라는 단어가 은어로 쓰일 때와 가깝기도 하다. 무엇보다 자신이 그 집단에 속해 있다는 강한 소속감, 동지애와 같은 끈끈한 유대감이 있다.〈서유기〉에서 온갖 고생을 하며 여정을 함께하는 손오공과 삼장법사, 저팔계, 사오정이 전형적인 나카마 관계다. (중략)
칼럼니스트 스즈키는 일본의 젊은 세대가 만화〈원피스〉처럼 끈끈한 유대감으로 뭉친 나카마들과 함께 세상의 어려움을 헤쳐 나가기를 꿈꾼다고 분석한다. 그리고 그는 종신 고용의 신화가 무너지고 조직 서열에 의존하는 건담 세대의 가치관이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 시대에, 대등한 수평 사회를 지향하는 원피스 세대의 반란이 성공해야 일본의 잿빛 미래가 바뀔 수 있다며 그들을 응원한다. --- pp.37-38

일본 학자들은 이런 심리를 이른바 ‘채권자 인격’으로 설명한다. 사회심리학자 그린버그와 웨스트콧은 보답 성향에 따라 ‘채권자 인격’과 ‘유자격자 인격’으로 분류했는데, 일본인은 채권자 인격 유형의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도움을 받는 것이 부담스러워, 차라리 도움 주는 채권자가 되는 게 편한 유형이다. 받은 만큼 돌려줘야 한다는 상호 규범을 신봉하고, 빚지는 것에 민감해서 심리적 부채를 크게 느낀다. 그래서 도움을 받았을 때 채무감 때문에 최대한 빨리 심리적 부채를 해소하고 싶어 한다.

학자들은 일본 사회에는 육아의 책임을 엄마에게 떠넘기는 일종의 모성 신화가 강하게 자리 잡고 있다고 지적한다. 엄마 혼자 무한 책임을 지고 비난받는, 이른바 ‘독박 육아’의 전형이다.《엄마 역시 인간》(국내 미출간)의 저자 다부사 에이코는 일본의 아이 엄마들을 ‘마리오네트’ 인형에 비유했다. 출산과 동시에 갓난아기로부터 분리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 “욕망도 생각도 개성도 없는 무기질의 생물로 간주된다.
인내하고 견디는 것이 ‘좋은 엄마’의 이상이기 때문에, 모든 것을 희생하고 포기해야 한다. 인권의 문제다”라고 비판한다. 우리 사회에도 그러한 인식은 여전히 강하게 남아 있지만, 일본 사회에서는 훨씬 단단하고 뿌리 깊다는 느낌이다. --- pp.190-191

동일본 대지진 이후 일본에서는 “이제는 전후(戰後)가 아니라 재후(災後)다”라는 선언이 유행처럼 범람했다. NHK가 2014년 실시한 ‘일본인의 전후 70년관觀’ 조사에서도 전후 일본 사회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사건으로 동일본 대지진을 든 사람이 가장 많았다. (중략)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공격성도 증가했다. 한 연구에서는 인터넷상에 경멸이나 무시를 담은 단어 사용이 늘고, 감정적 분노나 주장이 포함된 댓글이나 블로그 글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TV 방송국이나 정부 기관 등의 여러 공공 기관에 각종 불만 제기, 즉 ‘클레임(claim)을 거는’ 일본인들이 매우 많아졌다고 지적한다. 이는 불만을 억제하는 일본인다운 모습이 아니며, 이전에는 볼 수 없던 공격성이라고 해석했다. --- pp.287-288
--- p.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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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일본인 심리 상자》는 놀라울 정도로 학구적인 동시에 손에 잡힐 듯 일상적이다. 일본에서 직접 체험한 삶과 학술적 공부가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선에서 절묘하게 서로를 보완하고 있다. 더욱이 개념과 사례가 방송 특유의 시사 보도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읽는 내내 긴장감이 팽팽하다. 읽으면서도 다음 페이지가 궁금해서 견딜 수가 없다.
학술서로서도 전혀 손색이 없다. 자신의 주장과 해석을 다양한 연구 결과로 뒷받침하려고 집요하게 애쓴 노력이 매우 고무적이다. 고맙다. 한국에도 이런 기자가 있다는 사실이.

최인철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일본인을 들여다보는 것은 한국인으로서 우리 자신을 이해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계속 의식하며 번번이 비교하게 되는 가까운 상대는, 우리가 실제 어떤 사람인지 거울처럼 비추어 깨닫게 해주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저자가 공들여 발굴한 한일 비교 연구 사례들이 빼곡해서 한국인인 우리 모습을 떠올리지 않고는 한 페이지를 넘기기가 쉽지 않다.
여느 책들처럼 일본인과 일본 사회에 대한 흐릿한 인상평(評)으로 그치지 않은 것은, 오로지 기자와 학자의 미덕을 두루 놓치지 않으려 애쓴 저자의 철저함 덕이다.

김소원 (SBS 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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