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값의 영향을 보여주는 유명한 예는 장기 기증이다. 장기 기증자로 자동 등록되는 국가는 스스로 신청해야 등록이 되는 국가에 비해 기증자 비율이 엄청나게 높다. 불행히도 건강행동에 관한 한, 건강하지 못한 선택이 기본값이 되는 경향이 있다. 예컨대 감자튀김은 많은 레스토랑에서 기본 곁들임 요리다. 샐러드를 먹으려면 따로 요청해야 한다. 유사한 예로 많은 미국 음식점은 기본 1인분의 양이 많아 덜 먹으려면 더 적은 양을 요청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는 사람은 매우 드물다. 기본값은 여러 가지 이유로 영향을 미친다. 첫째, 일반적으로 기본값을 변경하는 것은 그대로 사용하는 것보다 더 많은 노력을 요한다. 둘째, 기본값을 바꾸는 데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지 않더라도 정당한지 의문이 남는다. 기본값을 선택하는 데는 이유가 필요하지 않지만, 변경하려면 이유가 필요하다. 따라서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할 타당한 근거가 없는 한 기본값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예컨대 감자튀김이든 샐러드든 상관이 없다면, 기본으로 제공되는 감자튀김을 먹을 가능성이 높다. 셋째, 기본값은 ‘정상’ 또는 ‘권장 사항’이라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음식 1회 분량 역시, 소비자는 그들이 구매한 1회 분량이 곧 1인분이라고 가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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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자기 행동이 대부분 의도적이고 목표지향적이라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의도한 행동의 목표와 결과가 무엇이든 습관은 무의식적으로 나온다. 가령 목감기 때문에 자다가 깬 사람은 뜨거운 차를 끓인 다음 약국에 가서 로젠지lozenge(목캔디)를 산다. 이 목표지향적인 행동이 성공을 거두면(인후염이 가라앉으면) 그 행동을 반복할 가능성이 높다. 부정적인 결과(심지어 목통증이 더 심해짐)가 생기면 그 행동을 반복할 가능성이 낮아진다. 반면 완전히 형성된 습관은 대개 선행 자극에 좌우된다. 특정 상황을 접하면 그 상황이 행동을 촉발하는 신호로 작용한다는 뜻이다(달리는 장소, 스포츠 경기장, 익숙한 술집 등). 행동의 결과는 상대적으로 덜 중요해진다. 다시 말해 사람은 그렇게 할 의도가 없을 때에도 습관적으로 행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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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보다는 집단이 규범을 설정하는 수가 많으며, 이런 규범은 집단 규모에 따라 분명 어느 정도는 사회적 압력이 커지기 때문에 개인의 경우보다 더 강력할 것이다. 집단 규모가 커지면 아무도 눈에 띄기를 원하지 않기에 사람들은 점점 더 집단 평균에 따르게 된다. 이런 이유로 완싱크(Wansink)는 적게 먹는 사람은 혼자서 먹고, 많이 먹는 사람은 함께 먹을 것을 권한다. 나는 이에 덧붙여 사람들 앞에서 과식하는 것이 걱정스럽다면, 가장 먼저 주문해 다른 사람이 따라야 할 기준(즉, 닻)을 설정하라고 하겠다. 사회나 문화는 아마 가장 광범위한 집단 영향력 유형일 것이다. 비만율이 높은 나라로 이민을 가면 체중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Goel, McCarthy, phillips & Wee, 2004). 이는 사람들이 주변에 널리 퍼진 식이 규범을 채택함을 시사한다. 이민자들이 새로운 사회에 적응하려는 동기가 강할수록 그 영향이 강했다. 았던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한 간호사가 전염되어 사망했다. 이렇게 중앙아프리카의 에볼라는 대륙 전체에 퍼져갔다. 보우에, 리브르빌, 요하네스버그에 걸쳐 나타난 세 번째 유행의 희생자는 모두 60명이었으며 이 중 45명이 사망했다. 75퍼센트의 사망률을 기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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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결정론은 돈 등의 외적인 보상보다 달리기 후 기분이 좋아지고 건강한 식사를 한 후 행복을 느끼는 등 실제 행동에 내재된 보상이 더 큰 변화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런 내재적 보상은 활동과 밀접하게 연관되므로, 외적인 보상보다 장기적인 행동 변화와 건강 결과 유지에 더 깊게 관련된다. 이 개념을 연구한 문헌은 대부분 사람들에게 다소 즐거운 업무를 가르친 다음, 돈을 지불하고, 그 이후 인센티브를 없애는 실험실 기반 심리학적 실험의 결과였다. 이런 발견은 실제 현장에서 수행된 몇 가지 좁은 범위의 행동에 국한된 연구로 확인했다. 취리히 대학에서 기존에 시행 중이던 프로그램에 포함해 시행된 실제 연구에서 일시적인 인센티브는 동기 수준을 영구적으로 감소시켰다. 이 실험에서 자선 기부에 ‘매칭 펀드’를 제공하자 단기적으로 학생 기부가 늘었지만, 매칭 펀드가 없어진 뒤에는 기부금이 이전 수준보다 더 줄어 기부 동기가 감소했음을 시사했다. 초기 연구에서는 어린이집에서 아이를 늦게 픽업할 때 소량의 벌금(약 3달러, 부정적인 금전적 인센티브)을 부과하자 그 전보다 늦게 픽업하는 비율이 오히려 높아졌다. 벌금을 없앤 뒤로 도 벌금 시행 전보다 늦게 픽업하는 비율이 더 높았다. 이는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에 비교적 작은 벌금을 부과하는 것이 기존 사회적 규범의 가치를 평가절하해 역효과를 초래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벌금 부과 전 부모들은 예의를 갖추기 위해 아이를 데리러 오는 시간을 지키려고 했을 것이다. 그러나 늦은 픽업에 소량의 벌금을 부과하자 행동의 본질적 가치를 수정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늦은 픽업을 3달러라는 낮은 가치로 치환해 부모들은 부정적인 행동을 계속할 가능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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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체 헬스 트레이너들을 컨퍼런스 리셉션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아침 뷔페에 초대했다. 테이블에는 음식들을 건강에 좋은 순서로 배치했다. 즉, 접시를 들었을 때 건강에 좋은 음식인 과일, 저지방 요구르트, 저지방 그래놀라가 처음 눈에 들어오고, 베이컨, 감자튀김, 치즈를 얹은 계란 등 건강에 좋지 않은 음식은 테이블 끝에 놓여 있었다. 다른 테이블에는 음식이 정확히 반대 순서로 놓였다. 헬스 트레이너들은 접시를 앞에 놓인 음식으로 채운 뒤에야 맨 끝에 있는 음식을 발견했다. 처음에 눈에 띈 음식이 무엇이 든 처음 접시에 담은 세 가지 음식이 섭취한 음식의 2/3를 차지했다. 테이블 앞쪽에 놓인 것이 건강한 음식이라면 섭취한 음식의 2/3가 건강한 음식이고, 반대의 경우에는 섭취한 음식의 2/3가 건강하지 않은 음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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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밍 권력은 터무니없는 것을 합리적으로, 매력적이지 않은 것을 귀한 것으로 보게 하는 능력이다. 프레이밍 권력은 수사rhetoric의 질과 양에서 발생한다. 마틴 루터 킹의 권력은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시민권 또는 평등을 환기시킨 데서 나온 게 아니다. 그런 생각은 이미 주류였다. 그의 권력은 피곤한 아프리카계 미국인이 자고 싶은 호텔에서 자고, 버스에서 백인 옆에 앉고, 흑인과 백인 아이들이 같은 학교를 다니는 것이 평등이라는 주장과 ‘정의의 은행이 파산했다’는 믿음을 거부한 데서 나왔다. 이런 생각은 남부는 물론 북부에서도 비현실적인 것이었으나 사람들이 킹의 연설을 들으면서 점차 합리적인 것으로 보게 됐다. 이것이 프레이밍 권력, 즉 대중의 사고방식을 아우르는 권력이다. 얼마 전까지도 끼니마다 큰 용기에 든 탄산음료를 마시는 것은 터무니없다고 생각되었지만 지금은 흔한 일이다. 이런 변화는 합리적인 사람들이 갑자기 물이나 우유보다 탄산음료가 건강에 좋다고 믿기 때문에 생긴 것이 아니다. 기술적 변화로 인해 대중의 인지적습관의 진화에 선택적으로 압력을 행사할 수 있는 시장 경영자들의 권력이 커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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