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을 선택한 이유

첫째, 한옥의 가구식 구조는 BIM 시스템이라 불리는 Revit Architecture, ArchiCAD 등의 객체 기반 파라메트릭 모델링의 개념과 유사합니다. 한옥은 사전에 가공된 부재를 조립하여 구조체를 만듭니다. BIM 시스템 역시 사전에 정의된 객체(기둥, 바닥 등)를 배치하고 이들의 관계를 조절하여 건물 모델을 만듭니다.

둘째, 한옥의 처마 곡은 안허리곡과 앙곡을 가진 3차원 곡선이며, 지붕 또한 3차원의 곡면을 가진 비정형의 형태입니다. 최근의 건축 트렌드인 NURBS 커브와 서페이스는 이러한 한옥의 비정형 형태를 구현할 수 있습니다. 또한 한옥의 처마 곡은 한옥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중요한 요소로서 주변 지형과 건축주 성향, 그리고 설계자가 상호작용하여 만듭니다. 알고리즘 모델링은 유연한 모델을 만들기 때문에 이러한 상호작용을 가능하게 합니다.

셋째, 한옥의 기와지붕에는 많은 양의 기와가 사용되고, 좌우상하 대칭을 제외한 ¼의 면적에 들어가는 기와는 모든 기와의 위치 및 기울어진 각도가 다릅니다. 알고리즘 모델링은 이러한 기와를 자동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넷째, 한옥의 공사기간은 짧습니다. 조선시대에는 큰 규모의 한옥도 공사기간이 6개월을 넘지 않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는 부재의 사전 제작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BIM 모델은 3차원의 형상과 치수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CAD/CAM 데이터로 변환하여 CNC 가공이 가능합니다. 또한 공정 시뮬레이션을 통해 효율적인 의사소통 및 공사관리가 가능합니다.
이렇듯 한옥은 BIM의 주요 기술을 쉽게 이해하고 배울 수 있는 다양한 요소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한옥은 전통건축으로서 온고지신, 즉 옛 것을 익힘으로써 더욱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건축을 위한 밑거름이 되었으면 하는 저자들의 바램을 담고 있습니다.

본 책에 사용된 BIM 기술

1. 파라메트릭 모델링
파라메트릭 모델링이란 객체를 고정된 형상 및 속성으로 표현하지 않고, 거리, 각도, 접하는 등의 매개변수를 이용하여 모델링하는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건물의 바닥 레벨과 벽 높이를 구속하면, 바닥 레벨의 값이 변경될 때 벽의 높이도 자동으로 변경됩니다. BIM 시스템은 매개변수가 미리 정의된 건물의 기본적인 객체(벽, 바닥 등)를 조합하여 건물 모델을 만들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합니다. 건물 모델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파라메트릭 모델링을 효과적으로 적용하면 유연한 디자인이 가능하며, 업무의 효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2. 알고리즘 모델링
알고리즘 모델링이란 입력된 자료를 바탕으로 원하는 출력을 유도하는 규칙을 순차적으로 나열하여 객체를 만드는 방법입니다. 알고리즘 모델링 역시 파라메트릭 모델링을 기반으로 하며, 본 책에서 말하는 알고리즘 모델링은 Rhino3D의 Plug-in 프로그램인 Grasshopper에서 객체를 생성하는 기법을 말합니다. 거리, 각도, 방향 등의 파라미터를 이용하여 객체를 만들기 때문에 객체의 형상이 고정되지 않고, 순차적 규칙에 의해 자동으로 출력, 즉 객체가 생성됩니다.

3. 공정 시뮬레이션
시공이 진행되는 과정을 사전에 볼 수 있게 하는 것이 공정 시뮬레이션입니다. 공정 시뮬레이션은 활용 목적에 따라 전체적이고 개략적인 공사 진행을 검토하기 위한 마스터 시뮬레이션과 특수하고 세밀한 검토가 필요한 공정 및 부위에 대한 디테일 시뮬레이션으로 구분됩니다. 또한 구현 방식에 따라 BIM 시스템에서 만든 건물 모델의 공정 정보를 활용하는 방식과 별도의 검색 세트와 공정표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구분됩니다. 공정 시뮬레이션은 프로젝트의 참여자들이 시각적 방식을 통하여 이해도를 높이고 잠재적인 문제점을 찾는데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4. 데이터 교환
Revit Architecture, ArchiCAD 등의 BIM 시스템은 각 시스템별로 특징이 있고 부족한 부분도 있습니다. 따라서 강력한 NURBS 엔진으로 비정형 형태를 생성할 수 있는 Rhino3D와 같은 프로그램들이 함께 활용됩니다. 이러한 프로그램 간의 데이터 교환은 각 프로그램별로 객체를 정의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한 프로그램에서 만든 데이터를 바로 다른 프로그램에서 활용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각 시스템의 특징을 파악하여 효과적으로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는 있습니다.
련된 내용은 Part2-02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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