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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야의 이리

황야의 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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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야의 이리 (큰글자책)
[도서] 황야의 이리 (큰글자책)
헤르만 헤세 저/이인웅 역 지식을만드는지식
0% 38,000
황야의 이리 (큰글자책)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12월 07일
쪽수, 무게, 크기 398쪽 | 128*188mm
ISBN13 9791128867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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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이란 독립이다. 오랜 세월 동안 그것을 소망했고 또 이룩했다. 고독은 차가웠다. 그래, 그러나 고요하기도 했다. 별들이 운행하는 차갑고 고요한 공간처럼 놀라울 정도로 고요하고 거대했다.
--- p.56

옛날에 황야의 이리라고 불리던 하리라는 사나이가 있었다. 두 다리로 걸어 다니고 옷도 입은 인간이긴 했으나, 사실 그는 한 마리 황야의 이리였다. 사람들이 이성을 가지고 배울 수 있는 것을 그 역시 많이 배웠고 상당히 영리했다. 그러나 그는 자기 자신과 자기 생활에 만족하는 것은 배우지 못했다. 이 일만은 배울 수가 없었으니, 그는 만족을 모르는 인간이었던 것이다. 아마도 그가 마음속 깊이에서 언제나 자기는 본래 인간이 아니라 황야에서 굴러 들어온 이리라고 여겼기 때문일 것이다(아니면 그렇다고 믿고 있거나).
--- pp.61~62

나는 더 이상 내가 아니었다. 나의 개체는 소금이 물에 녹아 버리듯, 축제의 도취 속에 해체되고 말았다. 나는 이 여인, 저 여인과 춤을 추었다. 그러나 내가 품에 안고 머리를 스치면서 냄새를 맡고 있는 여인은 단지 한 여인만이 아니라 모든 여자, 즉 나와 같은 홀에서 같은 춤을 추고 같은 음악 속을 헤엄치며, 광채로 빛나는 얼굴을 하고 내 곁에 붕붕 떠다니는 다른 모든 여인들을 함께 의미했다. 모든 여인이 내 것이었고, 나는 모든 여인의 것이었다. 우리 모두 서로에게 소속되어 있었다. 그리고 남자들도 마찬가지로 함께 속했다. 그들 속에 내가 존재했고, 그들 역시 전혀 낯설지 않았다. 그들의 미소는 나의 것, 그들의 구애는 나의 것이었고, 내 것은 모두 그들의 것이었다.
--- pp.274~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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