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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참았다
이종인 | 심지 | 2022년 12월 0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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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12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134쪽 | 212g | 148*210*20mm
ISBN13 9788966272310
ISBN10 896627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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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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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비가 쏟아지고, 바람이 거칠게 불었다. 버티고 서 있던 가로수에서 검은 살점이 떨어졌다. 아스팔트에는 빗물이 넘실거린다. 빗물을 머금은 검은 살점. 옆집 강아지가 산책할 때마다 짖어대던 그 자리는 검은 살점이 차지했다. 늘 그렇듯이 비는 또 내리고, 바람은 더욱 거세게 불고, 우산이 없는 나는, 내 마음대로 되는 일이 얼마나 있을까마는 이 길을 벗어날 수 없다. 발끝에 걸리는, 발밑에서 부서지는 검은 살점. 살점이 떨어지는 고통은 온전히 가로수의 몫이겠지만, 내 발걸음은 가볍지 않다. 거리를 지나가는 누군가의 구둣발에 짓눌려 내 살점이 부서진 듯이.
---「부서진 살점」중에서

끝이 보이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차가운 그곳에 걸터앉아 쓸모없는 상념에 잠기고
길게 토하는 한숨이 습한 공기에 묻히고
가만히 눈물을 닦으며
혼잣말을 중얼거려도
너는 말없이 내 곁에 있었구나.

두툼했던 지난날이 언제였던가.
너의 살은 어느덧 야위고 찢기고 뺏기는데도
하소연 없이 묵묵히
너의 자리를 지켰구나.

너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다.
발가벗은 네 얼굴을 보기 전까지

네가 앉아있던 빈자리는 처량하고
그 모습을 보고 있는 나는, 나는,
내게는 너무 가혹한 시간이구나.

아끼고 더 아낄걸,
이런 망상 따위는 찝찝한 후회로 남고
오늘을 사랑해야지.

맨몸으로 구르는 화장지를 붙들고
나는 한참을 쓰다듬었다.
---「화장지를 쓰다듬었다」중에서

어쩌다가 찾아온 손님,
손님이 국물이 뜨겁다고 숟가락을 던질 때,
반대편 테이블에 앉은
다른 손님은 국물이 차갑다고
젓가락으로 허공을 찌를 때,
그는 뚝배기를 던지지 않았다.

불 꺼진 간판 아래, 담배를 깨물며 한숨을 쉬던
족발집 사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때,
그 소식을 듣고
그는 손에서 뚝배기를 놓치지 않았다.

넘치는 음식물 쓰레기에
날파리가 넘실댈 때,
하필이면 그 날파리가 손님상에 날아들 때,
손님이 먹던 음식을 물리고 한숨을 쉴 때도
그는 뚝배기를 떨어뜨리지 않았다.

장사가 잘되는 날,
이제 풀리나 싶지만,
확진자가 다녀갔다고 역학조사관에게 전화 올 때,
그는 뚝배기를 버리지 않았다.

뚝배기야,
함께 참아줘서 고맙고
깨지지 않아서 고맙다.
---「잘 참았다」중에서

2.
앵무새는 태초부터 존재했다.
태초에 창조주는
자신이 기르던 앵무새를
인간의 마음에 넣었다.

끊임없이 들리는 내면의 소리는
신이 인간에게 허락한
앵무새 소리인 것이다.

가시넝쿨처럼 얽힌 탐욕과 거짓말.

앵무새는 소란스럽게 속삭인다.
내면을 끄집어낸다.

그리고 귓가에 소리친다.
그것은 옳지 않다고,
그것은 거짓이라고.
---「내면의 앵무새」중에서

가난하든지, 부유하든지
당신이 있는 곳이 어디든지
권력이 욕망에 사로잡힐 때,
가장 먼저 죽는 이는
젊은 시인이다.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다.
빼앗길 게 없어서 용감하고
뒤를 봐줄 사람이 없다.
그래서 더 거침이 없는
젊은 시인은
펜이 꺾이는 것이 죽는 것보다 싫다.

오직 시로
앞장서서 정의를 외치는
광장의 젊은 시인.

그가 떠난 자리에서
그를 추모하며 시민은 외친다.
그의 시는 영원하다.
---「젊은 시인을 추모하며」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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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은 거센 비바람의 시련 속에서 슬픔과 외로움으로 눈물을 흘리지만, 그 고통에 절망하지 않고,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되 집착하지 않는다. 세상의 희로애락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시공간에서 끊임없이 변하는 것이며, 고통 또한 한 과정일 뿐임을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인은 자신이 겪는 어려움을 회피하거나 자책에 빠지지 않고, 자신의 일에 책임을 다하고자 한다. 이렇게 스스로 격려하고 북돋우는 태도는, 시인을 다시 일으켜 세워 의연하게 한다. 이 의연함이 진실과 정의를 지키고자 하는 시인의 정체성을 일깨우고, 나아가 주변의 작은 것들에 대한 연민과 공감으로 확대된다. 시인은 사람을 해치는 말의 해악을 깨닫고 사랑의 말로 형제간의 화합과 평화로운 세상을 꿈꾼다. 나아가 인간의 평화로운 공존만을 강조하는 인간 중심주의의 좁은 테두리에서 벗어나 우주적 존재로서의 자각을 바탕으로, 만유가 모두 대등하게 소중한 존재임을 감동적으로 노래한다. 이렇듯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살아가려는 시인의 연기적 세계관, 이것이 바로 시인이 고통의 바다를 건너는 법이다.
- 김영호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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