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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영혼의 부딪힘

: 명화로 배우는 감정의 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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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11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352쪽 | 578g | 152*205*18mm
ISBN13 9788925577258
ISBN10 8925577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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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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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켈란젤로 코드가 가장 잘 드러나 있는 부분이 바로 〈천지창조〉 중 〈아담의 창조〉이다. 미켈란젤로는 이 천장화를 시작한 초반에 너무 지루한 나머지 그리다가 말다가를 반복했다. 시간이 없어 속이 바짝바짝 타들어가는 율리우스 2세가 수시로 미켈란젤로를 불러들여서 업무 진행상황을 보고하라고 다그쳤지만 그럴 때마다 미켈란젤로는“완성되면 끝나는 거 아니겠어요?”라며 열이 치받쳐 오르는 대답만 할 뿐이었다.“누가 그러게 나한테 시키래?”라고 안 하는 게 다행일 지경이었다.
--- p.20

자존감이란 어린 시절부터 오랜 시간 사랑받아왔다는 증거이다. 없는 자존감을 서둘러 세우려 했다가는 잘못된 자기애를 만나게 될 뿐인데, 그 잘못된 자기애란 것이 자존심이다. 라파엘로의 타고난 사교성과 예의바름 그리고 사람에 대한 애정은 그로 하여금 오랜 시간 축적된 사랑으로 다져진 인물로 성장하게 했다. 결국 이런 자존감 덕분에‘역경이란 극복의 대상이 아니라 마주하고 더 나은 운명으로 자신을 만들어가는 거름과도 같은 것’이라는 라파엘로만의 삶을 마주하는 지혜가 탄생될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싶다.
--- p.36

할아버지 앵그르는 어린 드가를 직접 가르칠 정도로 그에 대해 남다른 애정을 보이며 미술사에 길이 남을 조언을 한다. “선에 충실하거라. 삶에서, 기억에서 더 많은 선들에 충실하거라. 그러면 너는 정말 훌륭한 화가가 될 것이다.” 이 조언은 마치 드가의 운명을 예견한 것처럼 그의 화가 인생을 뒤덮는다. 오늘날 드가를 일컬어 최고의 데생화가라고 평가하는 것도 바로 이러한 앵그르의 조언 덕분이라 할 수 있다.
--- p.57

인간은 누구나 이중적일 수밖에 없다. 영혼과 육체를 함께 가진 존재이니까. 이 둘 사이의 관계를 어떻게 건강하게 상생시켜나갈 것인가가 인간에게 주어진 숙제다. 지금 내가 느끼는 이 기분, 이 감정의 본질이 어디서 출발했고 어디를 향하는지 잠시 내 영혼에 휴가를 주는 것은 어떨까? 함부로 분출해버린 감정들이 가져올 비극에서 보다 지혜롭게 대처하려면 나의 감정이 조금 더 성숙해질 때까지 잠시 시간을 가져야 한다. 감정은 생각보다 아주 이성적이니까. --- p.80쪽

밀레의 오감이 감지되는 그의 모든 작품들은 〈만종〉처럼 가장 숭고한 사랑에 대한 작가의 기도하는 마음을 담고 있다. 세상은 가난과 싸우는 것이 아니라 가난한 자와 싸우는 모습을 자주 보여준다. 측은지심이 사라지려고 하는 세상이다. 그러나 측은지심은 반드시 갖춰야 할 인간의 마음이다. 인문학에도 측은지심은 가장 중요한 감정으로 꼽힌다. 불쌍한 사람을 보고 슬픈 마음이 들어야 사람이고 그런 사람이 되도록 수련하는 학문이 인문학이기 때문이다.
--- p.97

모네의 정원은 20여 년 가까이 직접 가꾸고 조성한 모네의 또 다른 작품세계이기도 하다. 그는 정원을 가꾸기 위해 많은 정원사를 두기도 하는데, 정원사들에게 인공적인 정원이 아닌 그 안에서 꽃과 나무들이 스스로 원시림처럼 자라날 수 있도록 도움만 주라고 지시한다. 자연의 마음대로 만들어낸 공간을 향해 쏟아지는 햇빛이야말로 그가 원하는 색채를 잡아낼 수 있다고 믿었던 것이다. 아름다운 형태를 만들어내고자 가지를 치고 잎을 따며 정교하게 다듬어져 있던 파리 궁전의 정원과 비교하면 아주 거칠어 보이기도 하다. 마치 모네의 그림처럼 말이다.
--- p.195

미술의 역사를 읽거나 그 역사 속에서 튀어나온 작품들을 보다 보면 흥미롭게도 지금 우리의 이야기와 다를 바가 없다. 고흐는 옆집에 사는 골치 아픈 문제아였고 루벤스는 엄친아였을 것이고 클로델은 소박맞은 뒷집 누나다. 그냥 우리와 똑같이 번뇌하고 고통받는 나약한 사람들이었다.『그림, 영혼의 부딪힘』은 이러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어떠한 명화가 완성되거나 새로운 미술의 경향이 탄생되는 과정에서 주체가 되었던 작가들이 사실은 얼마나 연약한 인간이었는지를 공감하고 그 연약함들이 어떻게 대가로서의 아우라로 변모해갈 수 있었는지를 나누는 이야기책인 것이다.
--- p.349~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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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세월이라는 캔버스 위에 사랑, 시대, 변혁이라는 물감을 화가 자신이라는 붓에 묻혀 그렸던 게 아닐까? 지금 우리에게 남겨진 작품들은 그 거대한 그림 중 일부만을 오려놓은 것은 아닐까? 예술가와 함께 살고 있는 나는 모딜리아니의 가난한 사랑을 깊이 공감하며 시대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는 피카소를 내 가슴속에 새겨 넣는다.
- 고민정 (KBS 아나운서)
라디오에서 유명 화가와 명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들려주지도 않으면서 명곡과 작곡가를 말하는 것과 같다. 자칫 메마르고 따분할 수 있는 시간 동안 저자는 거장들의 민낯을 있는 그대로 보여줬다. 매주 한 번 감질나게 듣던 이야기를 한 권의 책으로 다시 만나게 되어 정말 다행이다.
- 유석현 (YTN 국장)
책을 읽는 내내, 미술사의 천재들이 무수한 영혼의 부딪힘을 통해 탄생시킨 명화들이 다시 보이고 그 명화의 대가들이 사실은 나와 같은 감정의 사람들이었음에 가슴이 설렌다. 이 책을 통해 살아갈 날들에 대한 많은 힌트를 얻었다.
- 차천수 (효성그룹 건설부문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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