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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걸음

나무의 걸음

아꿈 시선-02이동
강경화 | 아꿈 | 2022년 12월 0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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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12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112쪽 | 125*200*20mm
ISBN13 9791197325373
ISBN10 11973253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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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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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좁은 집을 어깨에 메고 살았다.

노모가 들어오면서 집은 점점 부풀었다. ‘어떻게 얻은 집인데……’ 노모는 방에서 나와 몇 걸음이면 끝날 거실을 운동장이라도 된 듯 한참을 걸어 푸른 나무가 자라는 베란다로, 거기서 심호흡 크게 몇 번 하고 다시 몸을 틀어 물이 있는 주방까지, 지팡이 앞세우고 느릿느릿 갔다. 지나간 자리마다 땀방울 툭툭 떨어진 길이 생겨나 남편은 그 길을 닦으며 생각했다 ‘어떻게 만든 집인데……’ 한참 동안 옆에서 구시렁거렸다 “가구를 새로 바꿀 때가 됐어” 그러는 사이 남편의 허리는 점점 구부려져 노모의 한숨이 밤마다 들렸다, ‘이제 바꿀 때가 됐어. 이 집을 버릴 때가 됐어’ 자신이 짐이라며 노모는 집을 버렸고 이후로도 가구는 여전히 그대로인데 남편은 아침마다 습관처럼 집을 어깨에 메고 일어섰다.

그 집에 아들과 내가 젤 먼저 들어앉았다
---「달팽이가 된 남자」중에서

노점에서 산 상추에 들어앉은 배추벌레

내 늦은 끼니를 단번에 갉아먹고
연둣빛 투명한 몸을 죽은 듯 말고 있다

벌레도 제 몸 지킬 방법 하나 가졌는데
기껏해야 소름 같은 비명이나 지르는 나

작은 몸 숨죽여 있던 곳
비밀처럼 별이 떴다
---「빛나는 구멍」중에서

어둠을 삼키며
나무가 걸어온다

온전히 묻히지 못해
뿌리는 항상 까치발

차가워 온기 한 줌 찾아
더듬더듬 길을 간다

생의 줄기 밀어내어 한 발씩 내딛는 일은
앞서 내린 뿌리를 독하게 끊어내는 일

제 상처 덧나지 않게
제 잎 떨궈 덮는다

맘과 달리 뻣뻣해진 몸
가면 갈수록 푸석거려

닦지 못한 눈물이
하얗게 흩날린다

뿌리는 상처를 끌고

발맘발맘
내게 온다
---「나무의 걸음」중에서

다리의 흉터가 금어초처럼 찍힌 사내
동전 하나 담기지 않는 빈 깡통 앞에 놓고
육교를 오가는 신발
힐끗힐끗 보고 있다

얼마를 기다렸을까
금빛 물고기 걸리기를

뻣뻣해진 다리를 꾹꾹 눌러 주물러도
그 자리 푹 꺼진 낮달처럼
쉬 차오르지 않는다

길 위에 떨어지는
소리를 찾는 일처럼

바닥을 보는 일은 아리고 아파서
내 눈길 거두기로 했다
바닥이 깊어졌다
---「깡통의 깊이」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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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굴곡진 길 위의 존재들을 품고 가는 시인이 있다. 위태롭게 방사된 삶이라도 때로는 무릎을 꿇어야 하고 때로는 되돌아가야 한다는 것을 알기에 숙명처럼 그들을 품은 것일까? 시인은 어둠을 삼키며 걸어오는 나무처럼 온전하지 않은 시간을 살며 “제 상처 아프지 않게 제 잎 떨궈 덮는” 고통을 감내하는 존재다. 이 길 위에 휘청이는 존재들이 바로 우리 자신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처 “닦지 못한 눈물이 하얗게 흩날”리는 순간을 보면서도 스스로에게 오는 상처를 받아들일 수 있기에 "빛과 바람"에게 살을 찢어 길을 내주는 희생도 마다하지 않은 것이다.

시인은 울음이 자라는 곳에 서서 “어둠을 찢고”, “길을 걷고 싶은” 수많은 ‘나’를 마주한다. 강경화 시인의 시가 쓸쓸하고 아프면서도 감정에 매료되지 않은 이유는 울음의 통로를 알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그녀는 “물기가 눈물처럼 맺혀 너와 나는 꽉 맞는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 “혼자서 설레다 짓무르다”가도 무조건 매달리지 않고 사랑을 끝내버릴 수 있는 과감한 언행도 절제와 균형을 유지하는 전략 중 하나로 보인다. “어디서 솟아야 할지 길을 묻지 않”고도 길을 낼 줄 아는, 건강한 사유와 감성이 빛을 발한다.

익숙한 듯하면서도 낯선 감각과 따뜻한 감성으로 시상을 전개해가는 탄탄한 서사가 돋보이는 시집이다. “그녀의 닳은 지문이 통로를 밝”히듯 강 시인의 행간에는 보이지 않는 문이 있다. 아픈 만큼 성숙한 삶의 언어가 슬프도록 아름다운 이유다.
- 이송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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