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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마 다 건넬 수 없는

차마 다 건넬 수 없는

문학의전당 시인선-356이동
리뷰 총점10.0 리뷰 2건 | 판매지수 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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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12월 08일
쪽수, 무게, 크기 116쪽 | 172g | 125*204*20mm
ISBN13 9791158965730
ISBN10 1158965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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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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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는 꽃 그리려는 사이 꽃이 지고 있다

붓 대롱에 댓잎 대꽃 다 피도록 한 송이 모란 못 그리다니
시에는 영 소질이 없나 보다

미끄러지며 겨우 그은 일 획
한 줄조차 엉망이다

올봄에는 딱 한 줄 제대로 써보려 했지만
---「미완의 봄」중에서

미나리꽝에다 집을 지었다
미나리는 절망하지 않고
내 집 뿌리가 되었다
마당 여기저기 미나리가 돋았다
흙 채워 서너 자는 돋운 마당에
흙이며 자갈 어떻게 뚫고 나왔을까
어떻게 여기까지 올라왔을까
들여다보니 순한 조선의 얼굴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저 미나리 자손처럼
우리 식솔 힘차게 솟아라
번지고 번져서 번성하고
번성하여 힘을 기르길
미나리에는 사람 모으는 힘이 있다
나물밥 나눌 때 그렇고
가을 전어 초미나리무침 한 대야 버무리면
저절로 사람이 모인다
어머니가 모이고 아버지가 모인다
일가친척이 다 모인다
모이는 것이 뭉치는 힘
미나리의 힘이다
---「미나리는 힘이 세다」중에서

사람 없는 집에서 한 이틀 몸살 앓았다 일터로 나가고 장가가고 불렀지만 대답할 사람 없는 줄 알면서 아이 이름을 부르며 문을 밀고 나간다

당연한 일인데 서운하다 절간이 따로 없다 다리가 휘청하고 몸살이 한 번 더 농익는다 몸에 남아 있던 것이 우수수 빠져나간다 열 살을 한꺼번에 먹어버린 것만 같다

적막은 햇살에 부서지고
힘겨워 박살 난 설운 어깨
햇빛과 바람에 맡기고
며칠 만에 올려다본 하늘
새 한 마리 날아간다
---「열 살을 한꺼번에 먹고」중에서

손이 참 거칠다 둘러보면 다 비슷비슷하게 사는데 손은 내 손이 제일 거칠다

쉴 틈 없이 부려먹었다 거칠긴 당연한데 습관인 듯 조금 나아 보이는 왼손으로 오른손을 덮는다

누구는 거친 제 손이 자랑스럽다고 했다 열심히 살았으므로 떳떳했다 그건 무엇인가 해낸 자에게 허용된 말
나는 손이 먼저 늙었다

이 손으로 막히면 뚫고 허물어지면 일으켜 세우며 이 악물고 여기까지 왔다 어제가 내 생일인데 식구는 아예 모르는 것 같다 우두커니 앉아서 굵은 손마디 자꾸 문질러 본다 크림을 듬뿍 발라가며 문질러 보지만 크게 달라지지 않는 손

손이 참 많이 늙었다
---「생일의 손」중에서

호미로 우물 하나 파는 데 몇 년이나 걸릴까 시가 묻혀 있는 우물을 판 지 이십삼 년째 되는 오늘 새벽부터 일어나 호미 삽 괭이 연필 볼펜 만년필 모든 연장을 동원해 파고 또 판다 물길은 좀처럼 안 터진다 애당초 맥을 잘못 짚은 것일까 길라잡이 없이 나선 외로운 길 이 길을 영 잘못 든 것일까 이제 정신을 차리고 보니 돌아가기엔 인생을 너무 탕진했다

차라리 그때 뿌리 있는 나무를 심었더라면 지금쯤 그 나무 얼마나 자랐을까 사람을 길렀으면 청년이 될 시간 맞아 그때 나무를 심었더라면 그 나무 그늘에 앉아 찻잔이나 기울이며 차향에 흠뻑 취한 매미랑 주거니 받거니 놀 것을 아이를 이토록 지극정성으로 길렀더라면 늘그막에 극진한 효도나 받을 것을

그랬더라면
그랬더라면
---「시는 후회를 낳고」중에서

시집 서너 권 들고 이걸 뒤적 저걸 뒤적 마루에 엎디어서 보다가 반듯이 누워서 읽는데 이렇게 놀면 되나 시 걱정하는데



새가 창문을 아주 세차게 들이받았다 땅에 굴러떨어지지는 않고 휘청하다 날아간다 천만다행이다 담 밖 뽕나무에 앉았다

나는 여기까지 재빨리 쓰고 슬쩍 내다보니

날아가고 없다 얼마나 아플까 멍이 시퍼렇게 들었을 텐데 해가 지도록 빈둥거리다 깜짝 놀라 연필을 들다 새가 시 속으로 들어오는데 닫힌 창문을 들이받고 들어오는데 죽지 않을 만큼 온몸 던져 들어오는데

멀리 날지 못할 텐데
사나흘은 고생할 텐데
시가 된 새를 품어보는데
---「시를 준 새」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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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에 피는 동백 한 송이에도 김진엽의 시안은 그냥 지나치지 못합니다. 이월 아침에 꽃송이를 내미는, 동백나무의 일까지 시인은 그냥 놓치지 않습니다. 김진엽은 자연에서 얻은 경의를 시로 풀며 시인의 길을 걸어갑니다. ‘입추 무렵’에 닿아 시인은 죽음으로 가는 베짱이를 통해 겸손을 배우기도 합니다. 시인은 거기서 “이 작은 짐승이 오늘 내 스승이다”(「주인」)라는 하심(下心)의 경지를 보여줍니다. 김진엽이 인생의 가을을 보내며 견지해야 하는 마음이 바로 이 하심일 것입니다. 하심을 가지지 않는다면 시는 결코 마음을 열어주지 않습니다. 자연에서 시를 얻는 시인의 자세가 그러해야 하는 법이니까요. 그렇게 동백꽃에서 꿀을 찾는 동박새처럼, 시인은 제 날개를 파닥이며 날아갈 것입니다.
- 정일근 (시인, 경남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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