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닫기
사이즈 비교
소득공제
혹시나
리뷰 총점8.0 리뷰 2건 | 판매지수 12
정가
8,000
판매가
7,200 (10% 할인)
배송안내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11(여의도동, 일신빌딩)
지역변경
  • 배송비 : 유료 (도서 15,000원 이상 무료) ?
eBook이 출간되면 알려드립니다. eBook 출간 알림 신청
  •  해외배송 가능
  •  최저가 보상
  •  문화비소득공제 신청가능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12월 06일
쪽수, 무게, 크기 248쪽 | 170g | 120*188*20mm
ISBN13 9788966550333
ISBN10 8966550339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함순례
1966년 충북 보은에서 태어났다. 1993년 『시와 사회』로 등단해 시집『뜨거운 발』을 냈으며 한국작가회의와 리얼리스트100 회원, ‘작은 詩앗 채송화’ 동인으로 활동 중이다.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마흔 지나자 손님이 찾아왔다
위아래 나란히 혹이 생겼다
본래 악한 녀석들은 아니라 하니
잘 모시고 잘 사귀어보기로 했다
손님도 때때로 기침 큼큼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
유방 한쪽이 찌르르―
예리한 날에 찔린 듯 아파온다거나
종종 허리가 시큰거리고 아랫배가 묵직해지곤 했다
내 안에 무언가 돋아나 단단해지고 있다는 거
미처 소화해내지 못한 내생의 환(幻)들이다
다른 세상과 눈 맞출 궁리나 하면서
새끼 치고 싶은 욕망에 들끓는 짐승처럼
사십여 년 내리 굴려온 몸이
이제 나를 부리고 가겠다는 신호
혹시나, 우주 너머
잃어버린 나에게 건너가는 환지통은 아닐까
꾀병과 엄살을 섞어 시시로 날 주저앉힐 때마다
갓 태어난 아가 어르듯
행동거지 조심해졌다 말투 더욱 겸손해졌다
멀리 계신 엄마에게 전화하는 날 많아졌다
---「혹시나」 전문

올백머리에 일생 한복을 입은 첫 남자, 자수성가의 표상이었다 지극히 부지런하고 흙과 나무를 다루는 솜씨가 뛰어났다 전업은 농부였으나 토정비결과 책력 보는 법을 알았다 그러나 실패라든가 휘어지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 한 해 농사 홍수에 쓸려나가자 그의 정신은 맥없이 무너졌다 알코올중독자가 되어갔다 세상에 대한 의심 키우며 자신을 학대했다 어느 신새벽 뜰팡에 쭈그려 앉아 그 징글징글한 의심의 아가리에 농약을 들이부었다 생전 다져놓은 마당이 가뿐하게 그의 몸을 받아주었다

열넷에 학업을 작파한 두 번째 남자, 스물한 살에 가장이 되자 우사 늘리고 소를 사들였다 산밭 가득 뽕나무 심었다 소값 파동이 불어닥쳤고 뽕밭은 풀섶이 되어갔다 덤프트럭 운전을 했고 화원을 차렸다 거칠기 짝이 없는 그가 풍란을 다루는 솜씨만은 예술이었지만 근면의 밑끝은 짧디짧았다 사업이 자릴 잡기 시작하면 으레 사람을 부렸다 손대는 족족 말아 드셨다 누구는 매사 운이 따르지 않은 탓이라 안타까워했고 누구는 게으름은 하나님도 구원하지 못한다는 말로 치부했다 인간의 숲에서는 무얼 해도 춥고 배고팠던 그는 풍란 캐러 산으로 갔다가 돌아오지 않았다 어느 낯선 하늘의 행불자를 선택했다

세 번째 남자, 돈키호테였다 허우대 멀쩡하고 언변이 좋았다 유년에 벌써 총명한 머리 인정받아 밝은 미래를 점쳤으나 노력이 받쳐주질 않아 그냥저냥 살았다 매사 습득이 빠르고 의협심 강했으나 그의 적은 여자였다 한때 반짝 노력하여 얻은 경찰공무원 시절, 첫사랑에 홀려 야반도주했다 거창하게 사표까지 냈다 민중을 구하지도 여자를 구하지도 못한 채 한세월을 회복불가로 살았다 사이, 여전히 얼굴은 반반하나 그뿐인 여자들이 그를 스쳐갔다 기이한 일은 그의 재기가 여자로부터 온 것, 얼굴 이쁘고 착하기도 한 여자가 신의 선물처럼 왔다 이제 그는 생의 반구비를 돌아 세상을 다시 읽고 있다
---「세 남자의 독법」 전문

그러니까, 술래라 불린 적 있다 기일게 수울래 부르면 달빛 강변에서 강강수울래 춤추는 듯, 좀 짧게 부르면 술래야 술래야 머리카락 보일라 숨은 동무들 찾느라 해거름 길어졌다 해례야 달례야 부르는 벗들도 있다 벗들에게 빛 같은 존재가 되라는 의미겠는데 온몸 붉어지는 호명이다 수레라고도, 순네라고도, 첩첩 산골 가시내가 되었다 미소가 둥글어졌다 글 냄새 물씬 나는 필명도 잠깐 생각했지만 지금 나는 태아 적 이름으로 돌아와 있다 들판을 한없이 걸어야 하는 순례에 서 있다 보은 회인 용촌리 백삼십육 번지 일천구백육십육 년 일월 스무여드레 그 하늘에 다시 예를 갖춰야겠다 삼보일배, 슬픈 낙타 발굽 소리와 모래바람의 숨통을 열어봐야겠다
---「순례기」 전문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가을 강을 날아가는 백로의 흰 배가 물낯을 끌고 간다. 강함만리풍(江含萬里風)의 발생지다. 아픈 가슴을 쓸어내려 둥지에 닿는다. 백로 그림자가 조약돌이 된다. 시다. 함순례의 시를 읽는 것은 희고 둥근 조약돌을 만지는 일이다. 조약돌을 꺼내어 물기를 닦는다. 이끼가 막 돋아나고 있다. 볼과 눈두덩에 다슬기가 옮겨온다. 목덜미로 가슴팍으로 마침표가 돌아다니는 것 같다. 시인은 온몸을 펄떡여서 조약돌을 낳는다. 하늘의 새털구름과 백로의 깃털과 가을 물낯이 한통속으로 반짝인다. 시의 물너울이 조약돌이 된다. 흉터 없는 문장이 어디 있으랴. 물속 조약돌의 눈으로 백로를 올려다보면 지병으로 누운 병상의 시트 같다. 백로의 눈으로 조약돌을 굽어보면 마지막 알약 같다. 백로는 밤에도 검어지지 않는다. 깃에 흰 잉크를 찍어 물낯처럼 떨리는 가슴에 쓴다. 삶이라는 절창의 조약돌을 품고 함, 순례해보시라. 당신도 흰 그늘로 짝이 되리라.
이정록(시인)

회원리뷰 (2건) 회원리뷰 이동

한줄평 (0건) 한줄평 이동

  등록된 한줄평이 없습니다!

첫번째 한줄평을 남겨주세요.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예스24 배송
  •  배송비 : 2,500원
포장 안내

안전하고 정확한 포장을 위해 CCTV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 배송되는 모든 상품을 CCTV로 녹화하고 있으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작업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목적 : 안전한 포장 관리
촬영범위 : 박스 포장 작업

  • 포장안내1
  • 포장안내2
  • 포장안내3
  • 포장안내4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쿠폰은 결제 시 적용해 주세요.
1   7,200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