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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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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는 즐거움

: 배고픈 건 참아도 목마른 건 못 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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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5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336쪽 | 385g | 130*200*22mm
ISBN13 9788959065233
ISBN10 8959065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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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에서 건너온 커피는 유럽을 정복한다. 커피를 마시기 전의 유럽인들은 물이 깨끗하지 않았기에 항상 맥주나 와인을 마셔야 했다. 커피는 몽롱했던 유럽인들의 정신을 또렷하게 깨워주었다. 또 한 가지, 커피를 마시는 커피하우스를 빼놓을 수 없다. 이곳에서는 다양한 토론과 예술 활동이 벌어졌고, 각종 소식들이 오갔다. 이를테면 페이스북처럼 대인 관계를 맺고, 정보를 교류하는 장소가 된 것이다. 그렇게 잠도 안 자고 토론에 토론을 거듭한 사람들이 이성의 시대인 ‘근대’의 문을 연다. 커피가 근대 이성의 잠을 깨운 것이다. 우리가 흔하게 마셔왔던 이 음료가 새로운 세계, 새로운 시대를 만들어냈다. 「교황이 세례한 사탄의 음료수」--- pp.22~23

파스퇴르의 맥주 실험은 많은 양조장에 영감을 주었다. 파스퇴르와 함께 연구했던 영국 위트브레드 양조장과 파스퇴르의 연구를 빠르게 적용한 덴마크 칼스버그 양조장은 맥주의 품질 개선을 이룬다. 파스퇴르의 저온살균법이 없었다면 우리가 편의점에서 구입할 수 있는 칼스버그 캔맥주를 비롯한 세계 맥주 시리즈는 만날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완벽한 복수는 실패했지만, 파스퇴르는 독일 맥주에도 보기 좋게 한 방 먹였다. 물과 보리, 홉으로만 맥주를 만들라는 독일의 절대 법칙(?) ‘맥주 순수령’에 파스퇴르가 발견한 효모가 들어가게 된 것이다. 그간 감에만 의존해 맥주를 주조해왔던 맥주 양조장들은 파스퇴르의 가르침을 따라 효모를 따로 배양해 맥주를 만들기 시작했다. 「맥알못, 파스퇴르의 대모험」--- pp.112~113

주코프는 지독한 콜라덕후였다. 하필 미국의 콜라덕후 아이젠하워에게 코카콜라를 소개받아서. 주코프는 하루라도 코카콜라를 마시지 않으면 입 안에 가시가 돋는 사람이었다. 냉전 시대, 코카콜라는 ‘제국주의 음료수’였다. 물론 스탈린도 코카콜라가 맛있다는 말을 하긴 했다. 그래서 더욱 마시면 안 된다고 했다는 게 함정이지만. 주코프는 매일 코카콜라를 마시면서도 두려워했다. 자신이 콜라덕후라는 사실이 스탈린에게 발각되는 순간 형장의 이슬로 사라질 것이라 생각했다. 이런 그에게 곧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코카콜라를 투명하게 만드는 것은 어떨까?그렇게 하면 다른 사람들 눈에는 소련의 전통주 ‘보드카’처럼 보일 텐데.” 「코카콜라,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다」--- pp.184~185

버즈 올드린의 음주 이후 NASA에서는 우주 내의 음주 행위를 엄격히 금지했다. 소량의 음주라 하더라도 우주에서는 어마무시한 사건을 불러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주비행사들은 꾸준히 맥주 정도는 괜찮지 않느냐고 말한다. “맥주가 물이지, 술이냐?” 우주비행사들의 이런 요구가 곧 관철될 거라 믿는 사람들이 있다. 호주의 ‘보스톡(Vostok)’이 그렇다. 그들은 우주에서 마실 수 있는 맥주병을 만들고 있다. 무중력 컵과 마찬가지로 표면장력을 이용해 맥주를 흘려보내는 원리의 맥주병이다. 이미 2018년 11월에 인공 무중력 체험에서 시연을 한 그들은 자신 있게 말한다. 2019년이면 우주에서 병맥을 할 수 있다고. 「우주에 진출한 음료수」--- pp.237

OB맥주의 충격은 뭐랄까? 1등만 하던 모범생이 전학생에게 자리를 빼앗긴 것과 비슷했다. 갈수록 바닥을 치는 맥주 사업이 ‘이제 끝인가’라고 생각한 순간 지하실이 열렸다. IMF 구제 금융 사태를 맞아 두산은 1998년 외국 맥주 회사인 인터브루에 OB맥주를 매각한다. 이때부터 야구팀 OB베어스가 두산베어스로 이름이 바뀐다. OB맥주는 위기를 막아야 했다. 하이트에 맞서 신제품을 출시했다. OB아이스, OB라거 등을 출시했다. 하지만 이름에 여전히 OB가 붙어 있어 새로운 이미지 창출에는 실패했다. 결국 다른 맥주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마침 그들의 눈에 들어온 것은 진로 쿠어스가 만든 ‘카스’였다. 그렇게 1999년 입양된 카스가 OB맥주의 살림을 책임진다. 「아침 드라마 중독자가 보는 하이트와 카스의 맥주 전쟁」--- pp.260~261

오란씨와 써니텐, 환타는 1970년대 중반 전체 음료 판매량의 47퍼센트가량을 차지하며 콜라와 사이다를 앞서 나갔다. 하지만 황금기는 길지 않았다. 1980년대 중반, 한국인들의 주머니 사정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그동안 과일을 음료수로만 즐겼던 사람들도 이제 진짜 과일을 사먹기 시작했다. 과즙 10퍼센트로는 상대가 되지 않는 100퍼센트 과일주스가 등장했다. 믿는 구석이었던 탄산러들 역시 떠났다. 바로 보리탄산(맥콜)과 우유탄산(밀키스)의 시대가 온 것이다. 시간이 더욱 많이 지났다. 최근에는 새로운 상품보다 오랫동안 대중의 곁을 지킨 음료 브랜드가 떠오르고 있다. 오란씨와 써니텐은 다시 도약할 수 있을까? 나는 여전히 두 음료가 한 시대만을 뜨겁게 달구고 사라질 음료 상품이 아닌, 오랫동안 대중의 곁을 지키는 음료 브랜드로 남기를 바란다. 「오란씨와 써니텐, 환타의 독주를 막아라」
--- p.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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