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소득공제

거기 눈을 심어라

: 눈멂의 역사에 관한 개인적이고 문화적인 탐구

리뷰 총점9.7 리뷰 25건 | 판매지수 60
정가
20,000
판매가
18,000 (10% 할인)
배송안내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11(여의도동, 일신빌딩)
지역변경
  • 배송비 : 무료 ?
  •  해외배송 가능
  •  최저가 보상
  •  문화비소득공제 신청가능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12월 19일
쪽수, 무게, 크기 420쪽 | 558g | 137*225*30mm
ISBN13 9791192107967
ISBN10 1192107969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시각장애, 즉 눈멂은 단지 하나의 주제에 그치지 않는다. 눈멂은 하나의 관점이다. 따라서 시력을 잃어가던 그 긴 세월이 있었기에 3000년에 걸친 문학·과학·철학 등의 저작과 자서전을 통해 눈멂의 문화사를 알게 된 건 아니라고 부정한다면 솔직하지 않은 태도이다. 확실히 그 세월 덕분이었다. 반대로 우리의 시각 중심적 세계에서 눈멂에 대해 연구하면서 나는 시각장애인이든 비시각장애인이든 간에 우리의 능력과 장애를 개념화하는 방식에 관해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 p.12

눈멂은 문학적 수사로서는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지닌 것처럼 보이지만, 그만큼 삶의 경험이 가지는 특수성과 다양성을 잃어버렸다. 흔히 말해서 ‘맹인’은 남달리 순수하거나 초능력을 가진 사람으로 이상화되거나, 아니면 서투르거나 부주의한 사람으로 측은하게 여겨진다. 아마 시각장애인 스스로가 이미지를 만들게끔 허락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인 것 같다. 역설적이게도, 서구 문학의 출발점에 서 있는 호메로스는 웅대한 예외라 할 수 있다.
--- p.15

눈먼 음유시인의 계보는 놀랄 만큼 길지만, 눈멂의 은유에 중대한 영향을 끼친 맹인 작가는 그다지 많지 않다. 이유는 독서 대중에게 끌려다니는 출판계가 시각장애 작가들에게 역경 극복의 모델을 따르는 개인적 서사를 기대하기 때문일 것이다.
--- p.16

켈러는 당시의 사회 문제에 관해 쓰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지만 편집자는 관심을 두지 않았다. 켈러는 서문에서 이렇게 끝을 낸다. “나에 관한 것이 아닌 주제로 글을 쓸 기회가 생길 때까지 세계는 지식도 정보도 없는 채로 계속 굴러갈 것이며, 나는 나에게 허락된 작은 주제 하나를 가지고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다.” …… 켈러가 20대에 쓴 자서전은 여러 장애인 공동체에서 말하는 이른바 ‘영감 포르노(inspiration porn)’, 즉 비장애인에게 자신이 가진 것에 감사하고, 장애물을 극복하는 씩씩한 개인의 힘을 믿게 만드는 식의 용기와 희망을 주는 이야기의 완벽한 예이다.
--- p.16~17

은유적이고 문자 그대로의 눈멂과 봄의 복잡성을 따라가면서, 문자 그대로 눈먼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 사이의 장벽이 얼마나 얄팍한지도 보여주고 싶다. 이 책은 우리 문화에 만연한 시각 중심주의를 조금씩 벗겨내고, 감각의 차이를 수용하는 사회 정의의 공간을 열어젖히고, 보는 것과 보지 못하는 것, 눈멂과 봄, 어둠과 밝음 사이에 놓인 얼룩덜룩하고 광활한 지대를 찬양하고자 한다.
--- p.21

보이지 않는 진실의 문제에 관한 한, 눈먼 예언자가 소환되어 피상적이면서 이상하게 비본질적인 외부 세계 속에서 우리를 안내할 것이다. 따라서 스스로 눈멀기는 우리의 내면적인 눈멂을 인정하는 하나의 상징이다. 이것을 고대 그리스인들은 하나의 관습으로 만들었고, 우리는 그 예술을 물려받은 것이다.
--- p.58

바울이 썼다고 여겨지는 「고린도전서」에는 인간의 제한된 시력을 묘사하는 유명한 구절이 있다. “우리가 지금은 거울에 비추어보듯이 희미하게 봅니다.” 바울의 이야기는 눈멂을 고쳐주는 능력을 말하고 있지만, 어쩌면 그 이야기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교훈은 이것이 아닐까. 우리가 우리 시력이 아주 완벽하다고 믿을 때조차도(또는 특히나 그렇게 믿을 때) 우리의 시력은 근본적으로 어둡고 불완전하며, 시각은 오만과 자존심, 영원한 독선과 연결된다는 깨달음 말이다.
--- p.71

우리의 감각은 부정확하고 제한적일 것이다. 그러나 감각이 없다면 우리가 어떻게 배우고 감각 너머 또는 그 아래 있는 것을 상상하고 구성할 수 있을까? 애초에 초월의 욕구를 자극하는 가정을 고민한다는 건 더더욱 불가능하지 않겠는가? 내 생각에 우리에게 세계를 알려주는 것은 우리의 몸과, 더듬거리고 틀리기 쉬운 우리 몸의 감각뿐이다. 경전을 읽는 것부터 송가를 듣는 것, 제단 위로 몸을 뻗는 것이 다 그렇다. 그렇지만 앞으로도 시각장애인들은 몸과 몸의 유혹으로부터 거리를 유지하는 그 미심쩍은 이분법, 실질적이고 문자적인 영역에서 많은 난관을 안겨주는 사고방식, 그리고 영적인 것을 우선시하는 태도를 계속 즐겨야 할 것이다. 우리의 문화적 생산물이 그 시야를 넓히고 감각이나 초월과 관련해 더욱 복잡하고 거대한 은유를 즐기게 될 때까지는 말이다.
--- p.78~79

우리는 맨눈, 즉 인간의 제한된 시각으로 보지 못하는 것이 얼마나 많은지를 드러내는 한 점, 말 그대로의 점에서 시작한다. 현미경은 우리에게 보이는 날카로움과 매끄러움이 그것의 참된 속성 또는 최종 실체라는 우리의 확신을 무너뜨림으로써, 매끄러운 표면에 대한 우리의 지각이 우리의 크기, 거리, 감각의 예리함에 상대적이라고 깎아내린다. 이런 깨달음은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 일단 고정된 양극성을 영원히 괴롭힐 것이다.
--- p.103

언어의 경우처럼, 우리의 시각에도 일시적이고 임의적인 것, 관습과 관례의 문제인 것이 많다. 다시 말해 우리가 보는 것이 유용하기는 해도 정확히 진실은 아니다. 몰리뉴와 로크가 직관으로 알았듯, 판단은 우리가 어떤 것을 볼 때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평생 연관성을 구축해온 우리의 시각은 비록 유용하기는 하지만 종종, 그리고 쉽게 우리를 속인다. --- p.146

후천적으로 ‘보게 된다’고 해서 시각 지향적인 사람이 된다는 얘기는 아니라는 것, 또는 비시각장애인이 어둠 속에서 보는 것이 눈멂과 같지 않다는 것, 이런 사실을 깨닫기 전까지 우리는 하나의 문화로서 보는 것만큼이나 다양한 인지적 경험인 눈멂에 관해 어떤 지적인 이야기도 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는 우리가 보는 것을 언어로 옮기면서 노력하는 것만큼 많이, 지적으로 그만큼 엄밀하게, 시각장애 경험을 언어로 옮기는 법을 배워야 할 것이다. 눈멂이 대다수 비시각장애인의 경험 바깥에 있는 이유는 바로 이것, 눈을 뜬다는 것이 갑자기 돌이킬 수 없이 시각을 갖게 되는 것과 같지 않기 때문이다.
--- p.164~165

점자는 어떤 문자만큼이나 훌륭하고 유용하고 임의적이다. 그리고 학습하면 모든 문자처럼 배울 수 있다. 알파벳이 하늘에서 인간에게 내려온 게 아니라, 모든 문화유산처럼 전쟁과 정복과 적응과 학습의 상황을 거치며 발달했음을 잊어버린 사람이 너무도 많다.
--- p.207

점자를 반대하는 주장과 비슷하게, 반향 정위와 관련한 두려움이 존재하는 것이다. 즉 혀 차는 소리나 그 밖의 소리로 공간을 판단하는 행위는 비시각장애인과는 너무나 달라서 소외감을 낳을 우려가 있고, 비시각장애인과의 사이에 장벽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 같다. 적어도 그것이 대체로는 아주 최근까지의 지배적인 이데올로기였다.
--- p.223

켈러는 시각장애인, 그리고 사실상 모든 부류의 장애인은 욕망하고 욕망의 대상이 되기보다는 감동을 주고 성스러워야 한다는 엄격한 주장의 피해자였다. 이런 이유로 영감 포르노 스타(감동적인 강연으로 밥벌이하는 수많은 장애인)는 많지만, 장애인 섹스 심벌의 가능성을 인정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책이나 영화에서 섹스하는 시각장애인을 찾아보기도 힘들다.
--- p.259~260

계몽주의의 이상이 눈먼 사람의 삶을 개선해왔음은 의심할 수 없지만, 가끔은 그 진보가 단일한 관점에서 틀 지어져 있다는 생각이 든다. 즉 비장애인의 시점 말이다. 이것은 아주 유용한 카테고리도 아니다. 정체성의 나머지 카테고리와 달리, 장애는 유동적이다. 우리는 종종 장애인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장애에서 벗어나기도 한다. 미국인 다섯 명 중 한 명은 장애가 있으며, 우리 대부분이 인생의 어느 시기에는 어느 정도의 장애를 경험하게 된다.
--- p.362

눈멂의 밈이 만들어낸 거대한 네트워크는 자신을 비시각 장애인, 시각장애인, 그 중간, 그 너머(신체적 결핍에 대한 멋진 보상인 시각 너머의 시각)로 여기는 사람들에게 크든 작든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친다. 나는 시각장애가 멋지다고 늘 생각하지는 않지만, 물리적 눈의 능력 너머에 볼 가치가 있는 것이 있다고 생각하면 시각 중심의 세계에서 어떤 권력감이 생기는 것 같다. 따라서 눈먼 예언자(앞을 내다보는 맹인이라는 뜻의 모순어법 같지만, 우리의 은유를 지배하는 인물)는 눈멂이 실제로 이해에 유용하다는 관념을 조장한다. 우리가 보았듯 눈먼 예언자는 진부하고 끝없이 반복되지만, 그래도 나는 눈먼 예언자 밈이 나에게 도움이 되었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다. 특히 시각 상실로 몸부림치던 초기에는 나에게 눈멂의 자긍심을 조금이나마 일깨워주었다.
--- p.385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섬세하고 경이롭다. 우리의 낡은 시각 중심 문화를 근원부터 다시 살피기를 청촉하는, 끈기 있고 지적인 탐구의 기록. 눈먼 음유시인과 예언자로부터 현대의 맹인 슈퍼히어로에 이르는 맹인의 재현, 점자와 흰 지팡이의 발명, 눈멂과 섹슈얼리티 같은 흥미로운 주제들이 저자의 개인사와 어우러져 무척 매력적인 독서 경험을 제공한다. 익숙한 것들을 새롭게 살피는 이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눈멂이 하나의 독특한 ‘관점’이기도 하다는 것을, 빛과 어둠 그리고 눈멂과 봄 사이에 무수한 얼룩덜룩한 지대가 있음을 기쁘게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 김초엽(소설가)

우리가 알고 있는 시각장애인의 이야기 대부분은 비시각장애인의 두려움 섞인 상상을 통해 부적절한 방식으로 신화화되었다. 시각장애인 당사자인 저자는 이 익숙한 밈으로 이루어진 세계에 균열을 낸다. 호메로스에서 보르헤스로 이어지는 익숙한 이름들과 이야기는 고댕 자신의 개인사와 자연스럽게 섞이면서 고정관념을 떨어내고 새로운 결과 의미를 찾는다. 독자들은 이전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눈멂을 인식할 것이며 이전의 평면적인 관념과 상상을 떠나보낼 수밖에 없을 것이다.
- 듀나 (소설가, 영화비평가)

회원리뷰 (23건) 회원리뷰 이동

한줄평 (2건) 한줄평 이동

총 평점 10.0점 10.0 / 10.0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예스24 배송
  •  배송비 : 무료배송
포장 안내

안전하고 정확한 포장을 위해 CCTV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 배송되는 모든 상품을 CCTV로 녹화하고 있으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작업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목적 : 안전한 포장 관리
촬영범위 : 박스 포장 작업

  • 포장안내1
  • 포장안내2
  • 포장안내3
  • 포장안내4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쿠폰은 결제 시 적용해 주세요.
1   18,000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