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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 새는 어디에 숨었을까

고운 새는 어디에 숨었을까

이해인 | 샘터 | 2000년 04월 3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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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0년 04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173쪽 | 265g | 112*152*20mm
ISBN13 97889464130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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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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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망의 꽃씨

서랍 속에 잠자던 꽃씨를 꺼내면
사랑하는 이의 묵은 편지를 읽는 것처럼
환한 불이 켜지는 추억의 창
코스모스 분꽃 봉숭아-
이름을 찾아 꽃밭을 새로 마련하듯이
내 허전한 마음밭에도
소망의 꽃씨들을 새로 뿌려야겠다
--- p.37
생명의 흔적이라고는 전혀 찾을 수 없는 거무튀튀한 줄기에서 저마다 아기 젖살처럼 투명하고도 마알간 꽃망울을 터뜨리는 초봄은 말 그대로 경이의 순간.시인은 개화에서 신록으로 넘어가는 이즈음의 나무들에서 인생과 운명의 섭리를 읽는다.

‘꽃이 지고 나면/비로소 잎사귀가 보인다/잎 가장자리 모양도/잎맥의 모양도/꽃보다 아름다운/시가 되어 살아온다…내가 사귄 사람들의 서로 다른 얼굴이/나무 위에서 웃고 있다//마주나기잎/어긋나기잎/돌려나기잎/무리지어나기잎//내가 사랑한 사람들의/서로 다른 운명이/삶의 나무 위에 무성하다’ (잎사귀 명상).
--- p.
나의 시쓰기 법

1. 쓰기전에 먼저 오래오래 그리고 깊이 생각할 것
2. 다른 이들의 좋은 글들을 많이 읽고, 새겨 읽을 것
3. 어떤 사물에 대해 바르게 묘사할 수 있게 우리말 공부를 충실히 할 것
4. 떠오른 생각들을 일단 메모한 다음 두고두고 발전시켜 나갈 것
5. 늘 진보하고 겸허한 태도로 글을쓰며 다른 이의 평가도 받아들이되 너무 메이지는 말 것
6. 어떤 글에서든 다른 이에 대한 섣부른 판단이나 어설픈 추측을 피할 것
--- p.119
꽃씨를 선물하는 마음

생일을 맞는 이에게 주려고 오늘은 분꽃씨를 따서 고운 봉지에 담아두었다. 우리가 서로 꽃씨를 선물로 주고받고 꽃이 피고 나면 그 꽃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음은 얼마나 아름답고 기쁜 일인지! 지난 봄 선물로 받아 뿌린 나팔꽃씨에서 꽃잎이 비로드처럼 부드러운 붉은 꽃, 보라색 꽃이 끊임없이 피어올라 날마다 새로운 아침을 열고 있다.
--- p.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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