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가슴에 기대어 있던 루아가 웃음을 터트렸다. 정말 그녀의 귀를 사정없이 두들기는 그의 심장 소리를 들었기 때문이다. 아무런 말도 필요하지 않았다. 자윤의 심장이 루아에게 너무나도 열정적인 고백을 하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리입니다.”
자윤은 대답 없이 그저 웃었다. 무슨 말을 더 할까. 그녀와 함께라면 이 천지에서 풀뿌리 뜯어먹고 산다고 하여도 부족함이 없으리라. 두 사람은 아무런 말도 없이 함께 수영을 했다. 둘이 함께이니 추위 또한 느낄 새가 없다. 루아는 그의 가슴에 등을 맞대고 누웠다. 유유히 물 위에 떠 있는 자윤의 위에 누워 하늘을 보니 구름 한 점 없는 가을 하늘이 너무나 아름다워 눈이 시리다.
“그대와 하나 되어 비익조(比翼鳥)처럼 살리다.”
속삭이는 자윤의 목소리가 지독하게도 유혹적이다. 더욱 꼿꼿하게 솟아오른 그녀의 가슴을 부드러이 움켜쥔 자윤의 커다란 손이 탄탄한 배를 지나 다시 아래로 흐른다.
“늘…… 이렇게 함께이고 싶습니다.”
몽글몽글 혈관을 헤집던 작은 불꽃들이 루아의 배꼽 아래로 묵직하게 내려앉았다. 옅은 숨을 뱉어 내며 루아는 그의 입술을 찾았다.
* 이 전자책은 2013년 타출판사에서 출간된 〈환국의 루〉를 eBook으로 제작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