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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의 연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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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1월 03일
쪽수, 무게, 크기 178쪽 | 198g | 128*187*10mm
ISBN13 9788932041148
ISBN10 893204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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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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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들은 사랑의 신체와 같다. 사랑의 감정은 시간 속에서 명멸하는 것이지만, 사랑이라는 사건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장소가 필요하다. 어떤 공간이 연인들의 장소가 된다는 것은 사랑이라는 사건의 개입 때문이다. 장소가 없다면 사랑은 구체적인 신체의 사건으로 실감되지 않는다. 사랑의 사건이 ‘함께 있음’의 행위라면, 장소는 함께 있음이라는 사건이 그곳에서 벌어졌음을 증거한다. 사랑의 사건은 장소 발생적인 성격을 갖는다. 사소하고 우연한 장소는 연인들의 시간을 통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개별성을 갖게 된다. 연인들의 장소는 임의적으로 탄생한다. 연인들은 장소를 발명한다.
--- p.9

헤테로토피아는 연인들의 장소를 둘러싼 흥미로운 영감을 제공한다. 연인들의 장소야말로 은밀하게 현실화된 유토피아로서 ‘반공간’의 성격을 갖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연인들의 다락방과 정원은 그들의 헤테로토피아인 것이다. 하지만 연인들의 헤테로토피아는 ‘이미’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연인들이 행하는 사랑의 사건을 통해 ‘일어날 수 있는’ 잠재적인 장소이다. 특정한 장소가 연인들의 장소가 될 수 있는 것은, 그 장소의 물질적 · 지리적 · 구조적 특징 때문이 아니라, 연인들의 사랑의 ‘수행성’의 문제이다.
--- p.19

몸이 움직일 때마다 물이 출렁거리거나 또 하나의 피부와 만나 다른 감각이 시작된다. 욕조의 시간은 모든 것이 다시 시작되는 물의 시간이다. 욕조는 연인들이 가질 수 있는 거의 완벽한 공간이다. 이 공간은 세상에서 가장 좁고 따뜻한 바다로 연인들을 안내한다. 두 사람의 몸이 그 안에 들어감으로써 따뜻한 바다로의 유영이 시작된다. 두 몸의 부피 때문에 물이 갑자기 흘러넘칠 때, 이미 욕조의 항해는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하나의 몸속에 함께 들어앉은 쌍둥이 태아처럼 두 사람은 물 위를 유영한다.
--- p.57

극장은 일종의 무덤이다. 그 안에서 사람들은 수없이 많은 죽음들을 보고 체험하며, 자신들의 일상적인 시간을 가사 상태처럼 정지시킨다. 극장은 객석과 무대가 나누어져 있지만, 어느 순간 객석 역시 무대의 일부라고 느끼게 된다. 이를테면 무대 중앙이나 앞쪽 객석에 앉아 있을 때 무대 혹은 스크린이라는 거대한 눈이 이 공간을 들여다보고 있는 듯한 두려움을 느낀다. 스크린의 빛 때문에 객석이 밝아지는 순간이면 조명이 켜진 무대에 올라온 듯한 당혹감이 밀려온다. 객석에서조차 삶의 연기는 계속된다. 중세 사람들은 공연 무대를 지상 세계를 넘어선 내세의 공간이라고 믿었다. 무대와 스크린은 삶의 일부가 아니라, 삶 너머의 세계를 상연한다.
--- pp.100~101

기차역의 시간성은 가독성이 없다. 하나의 장소에는 하나의 시간이 머물고 있는 것이 아니다. 하나의 장소는 무수한 시간의 주름을 품고 있다. 기억 너머의 형언할 수 없는 시간은 캄캄한 침묵에 둘러싸여 있다. 기차역의 시간들은 스스로 말하지 않는다. 현기증 나는 개발의 속도감은 시간의 입을 다물게 한다. Y역 주변을 걷고 있던 그와 내가 시간의 뒤엉킴을 경험했다면, 그 장소가 주는 기이한 감각 때문일 것이다. 내가 잠시 살았던 Y역 근처를 떠난 것은 미군부대 담장 안쪽의 벚꽃 잎들이 담을 넘어 비처럼 내리던 봄날이었으며, 그와 함께 그곳을 다시 찾은 것은 12월의 따뜻한 오후이다. 그곳은 기억을 뒤섞는 장소이다.
--- pp.112~113

그것은 조그만 얼룩이고, 작게 난 흠집이고, 찔린 자국이고, 부식된 쇠붙이이고, 우연한 구멍이다. 연인들의 장소는 그곳의 특이한 속성 때문에 장소가 되는 것이 아니다. 이를테면 ‘어둡다’와 ‘밝다’ 혹은 ‘따뜻하다’와 ‘습기 차다’ 같은 속성들이 그 장소를 연인들의 장소로 규정하는 것이 아니다. 장소가 연인들의 장소가 된다는 것은 사랑의 수행성의 문제이다. 연인들의 장소에서 ‘사랑-하다’는 ‘장소-하다’와 동의어이다. 연인들에게 장소는 명사가 아니라 동사이다.
--- p.169

우연한 장소들과의 마주침에 대해 영원에 다가가지도 못하는 문장을 기입하는 것은, 사랑이라는 사건에 대한 충실성을 의미한다. 그것은 장소의 압도적이고 광물적인 침묵에 사랑의 문장을 기입하는 것이다. 문장들은 그 장소의 침묵에 가까워지려 한다. 연인들의 장소에 대한 상상은 애도의 방식이 된다. 연인들의 사라진 장소는 날카로운 비문으로 채워져 있지만, 망자의 이름이 없는 묘비이다. 잊지 않기 위해서 비문은 계속 다시 쓰여야 하지만 진정한 문장 같은 것은 없다. 그 비문은 어디에도 귀속되지 못하고 어떤 장소도 규정하지 않기 때문에 물 위에 쓰는 비문과 같다.
--- p.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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