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여러분은 교육사에서 중요한 연구 중 하나로 기록될 책을 손에 들고 있다. 이 책은 교육신경과학(Educational Neuroscience)이라는 새로운 연구 분야가 만들어지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한 학자들을 한 자리에 모은 최초의 책이기 때문이다. --- p.9
교사란 궁극적으로 ‘뇌를 변화시키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매일 뇌를 변화시키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신경과학자들이 뇌의 내부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계속 연구하는 한, 인지심리학자들이 학습 및 행동을 설명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는 한, 교육자들이 계속해서 연구결과를 교수법 개선에 적용하는 한, 이 새로운 분야는 단지 독립적인 학문으로 성장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 아이들에게 훨씬 질 높은 교육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 p.42
학생들은 내가 ‘뇌 사용 설명서’를 통해 이 신경가소성 정보를 공유하자 공부하고 복습하려는 동기가 상당히 높아졌다. 신경가소성은 마치 근육이 반복운동으로 강화되는 것처럼 신경망과 기억도 복습과 연습이라는 신경 활성화를 통해 강화된다는 것이다. 이 지식을 학생들과 공유하면 “오늘 이 시간에 최소공통분모 학습을 영원히 끝낼 수 있다.”라는 당신의 말을 믿기 시작할 것이다. --- p.96
미래사회에서 가장 보수가 높은 직종은 아마도 컴퓨터로 할 수 없는 일이 될 것이다. 이러한 기회를 위한 준비로 학생들에게는 아직까지 아무도 풀지 못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개념적 사고능력이 필요하다. 미래사회에서 성공하려는 학생들은 현재 표준화시험으로 평가되는 교과내용을 훨씬 넘어서는 역량이 필요할 것이다. 즉, 비판적으로 사고하고, 명확하게 소통하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기술을 사용하고, 문화에 밝고, 적응력이 강하고, 정확한 판단력과 열린 마음을 갖고 정확한 정보 분석을 토대로 복잡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될 것이다. 성공의 열쇠는 과학자와 교사의 협력에 있다. --- p.103
신경과학 연구는 역사상 처음으로 읽을 때 활성화되는 뇌 부위가 어디이며, 뇌가 다양한 언어와 표기체계를 지원하는 방식이 어떻게 다른지, 읽는 뇌의 발달과정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그리고 난독증의 뇌는 어떤 차이가 있으며 그것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를 보여주었다. 근본적인 질문은 신경과학의 방법과 지식이 교수방법과 교육정책에 어떤 점에서 유익한가이다. 읽을 때 일반적으로 뇌 부위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깊이 이해하면 유익하긴 하겠지만, 신경과학이 교육에 유익하게 활용될 수 있는 방안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더 중요할 것이다. 우선적인 목표는 난독증을 파악하고 치료하는 것이 될 수 있을 것이다(Gabrieli, 2009). --- p.193~194
나는 누구보다도 교사와 부모들이 이 장을 읽고서 ‘읽는 뇌’가 복잡하게 구성되어 있고 놀라운 가소성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기를 바란다. 읽는 뇌를 구성하자면 여러 가지 하부 시스템이 개발되고 연결되어야 한다. 읽을 수 있는 뇌를 만들려면 훈련과 경험, 즉 교육은 읽기 하부 시스템 개발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한다(Berninger & Richards, 2002; Schlaggar & McCandliss, 2007). 읽는 뇌의 하부 시스템이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아동이 읽기에 어려움을 보이는 원인은 그만큼 많다(Spear-Swerling, 2004). 읽는 뇌가 어떻게 구성되는지를 이해하면 읽는 뇌가 어떻게 고장나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 p.226
대부분의 학생들에게 대수는 전형적인 현대의 수학적 사고, 즉 순수한 추상 개념에 관한 정밀하고, 논리적이고, 분석적인 사고와의 첫 만남이다. 노련한 수학자들은 그러한 사고를 ‘타고났다’고 느끼지만, 그것은 훈련과 연습의 결과이다. 뇌는 그러한 사고를 결코 자연스럽게 느끼지 않는다. 그것은 배워야 한다. 이것을 배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 알려진 것은 하향식(top-down) 접근방식이다. 먼저 규칙을 배우고 규칙을 적용하다 보면 의미를 알고 이해하게 된다. 인간의 뇌는 경험하는 모든 것에서 의미와 이해를 찾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 p.256
나는 아동의 산술능력이 어림수에 대한 기초적인 표상을 토대로 하며, 그 표상은 우리가 진화론적 과거로부터 물려받았고 뇌의 두정엽 내피질 부위에 의존함을 강조했다. 그러나 산술의 발달은 이 양의 표상을 언어 기호나 아라비아 숫자 기호와 연결하는 능력을 비롯해, 공간 표상과 관련된 가까운 피질 부위를 재활용하는 것에도 크게 의존한다는 점 역시 강조했다. 이 표상들이 매우 유창하게 자동적으로 상호작용하도록 하는 것이 수학교육의 본질적인 목표이다. 유창성과 자동성은 특히 우리의 개념을 다듬어서 정확한 선형적 수의 표상으로 이끌기 때문에 둘 다 그 자체로 본질적이고, 전전두피질의 다목적 작업기억 자원을 다른 목적을 위해 쓰도록 해주기 때문에 필수적이다. --- p.288
복잡한 계산과제를 수행하는 뇌에 관한 신경과학적 연구가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의 하나는, 암산과제를 하는 동안 양의 처리와 풀이에 바탕이 되는 뇌의 활성화가 교육과 경험에 의해 어떻게 바뀌는가를 조사하는 것이다. 앞 장에서 거론했듯이, 읽기와 관련된 뇌 연구는 잘 짜인 개입(intervention) 프로그램으로 난독증의 비전형적인 뇌 활성화 패턴을 정상화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Eden et al., 2004; Shaywitz et al., 2004; Temple et al., 2003). 그러한 발견은 수학에 어려움을 겪는 아동의 계산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고안된 프로그램들도 마찬가지로 신경세포를 바꿀 수 있는가 하는 질문을 제기한다. 또한 여러 발견이 수학 어려움의 특징으로 두정피질의 비전형적 활성화를 지목하므로, 연구자들은 교육적 보정(remediation) 프로그램이 수학에 어려움을 겪는 뇌를 정상적으로 활성화시킬 수 있는지, 수리 및 산술 훈련 프로그램이 뇌 활성화 패턴을 어떻게 바꾸는지 조사할 필요가 있다. --- p.318
인지 및 신경과학 연구는 예술이 비예술 분야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에 연결되기 시작했다. 예컨대, 음악과 춤이 거울신경(mirror neuron, 타인의 행동을 보거나 듣기만 해도 그 행동을 직접 할 때와 똑같이 활성화되는 신경세포 유형-옮긴이)의 중재를 통해 기억 처리를 돕는다는 것이 입증됐다(Cross et al., 2006). 피험자가 어떤 동작을 수행할 때나 같은 동작을 수행하는 다른 누군가를 지켜볼 때도 거울신경이 활성화되는 수준은 비슷한 것으로 보인다. 다나재단 예술 및 인지 컨소시엄(Dana Foundation Arts and Cognition Consortium)에서 공개한 연구결과(2008)에 따르면 예술에 노출되는 경험과 학습을 위한 인지 및 주의 능력의 향상 사이에는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www.dana.org). --- p.339
수업시간에 학생의 참여를 높이려면 긍정적인 정서적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 그래야 수업 결과물을 만드는 데 각자 기여하도록 장려할 수 있다. 그러려면 학생들의 불안도가 낮고 몰입도가 높아야 한다. 나는 수업마다 포스터 만들기, 공연하기, 편지쓰기 등 적절한 예술통합 활동을 선택한다. 학생들은 지지를 받는다고 느끼면 자신감을 가지고 비판적 사고를 요구하는 활동에 더 열심히 참여하려 한다. 나는 학생의 학습을 평가할 때도 학생들이 그 순간을 ‘내가 아는 것을 보여줄’ 기회로 여기도록 일러주는데, 이때에도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학생들과 정서적 유대감을 유지하는 것이다. 나의 교실에서 평가란 학습을 축하하는 잔치다. 뇌 친화적 수업 전 과정에 정서적 분위기가 학습 성공에 가장 결정적이다.
--- p.3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