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극복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먼저 죽음을 분석하면서 알게 된 죽음의 강력한 무기인 ‘두려움’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죽음의 최고 무기인 두려움은 살아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평생 동안 그리고 지속적으로 영향을 끼칩니다. 그러므로 두려움을 극복하는 것이 죽음의 무기를 무기력하게 하고, 죽음을 극복할 수 있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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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강력한 무기인 두려움에는 다음과 같은 특성이 있습니다. 첫째, 다양성입니다. 두려움은 사람들의 마음속 가장 깊숙한 곳에 자리 잡고 있으면서 여러 가지 양상으로 그 실체를 드러냅니다. 공포와 염려, 근심과 걱정, 각종 신경질환, 때로 정신질환의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둘째, 지속성입니다. 두려움은 살아 있는 모든 사람이 죽음에 이를 때까지 계속해서 그 영향력을 발휘합니다. 사람은 살아가는 동안 근원적으로 이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셋째, 본질성입니다. 앞서 살펴본 대로 다양한 양상의 두려움의 근본 원인은 ‘존재의 소멸’인 죽음이 인간이 느끼는 모든 두려움의 가장 밑바닥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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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인간에게 죽음이 없다면 인간의 가치와 삶의 의미는 없어질 것이고 그에 따라 존엄성을 지키는 것도 더 이상 가능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죽음은 저주스럽고 혐오스러우며 생각하기도 싫은 대상이 아니라, 오히려 신이 주는 축복이며 선물임을 하루 빨리 깨달아야 합니다. 이렇게 죽음을 긍정적으로 보는 관점의 변화가 죽음의 공포를 극복하는 한 방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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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 이 두 가지는 동전의 양면처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 죽음을 알면 삶을 알 수 있고, 죽음이 주는 지혜를 깨달으면 삶의 의미와 가치를 깨닫게 된다는 뜻입니다. 인간의 삶 전체를 제대로 볼 수 있는 자리, 그리고 삶의 가치와 의미를 제대로 깨달을 수 있는 자리, 그 자리가 바로 ‘죽음의 자리’입니다. ‘죽음의 자리’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자세히 들어보면 그 속에 모든 사람들이 살면서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인생을 만들 수 있는 지혜가 들어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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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그것은 죽음으로부터 들려오는 지혜가 ‘삶을 위해 열려 있다’는 사실입니다. 죽음의 지혜는 곧 삶의 지혜이며, 모든 사람의 인생을 풍성하고 값지게, 그리고 무엇보다 소중하게 만드는 ‘보물 같은 선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더 많은 재산, 더 편안한 삶, 더 고귀한 명예, 더 많은 지식이 우리 삶의 의미와 가치를 좌우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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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리빙’의 삶을 지향하는 사람은 언제 어느 때 어떻게 죽음이 찾아온다 하더라도 두려워하거나 염려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죽음이 주는 지혜로 살아가는 ‘웰리빙’은 날마다 그 삶을 의미 있게 살기 위해 노력하기 때문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늘 죽음과 함께 인생을 살기에 언제든지 죽음과 함께 ‘새로운 여행’을 떠날 준비를 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죽음을 초월한 삶, 그것이 ‘웰리빙’의 삶입니다. 이제는 ‘웰빙’과 ‘웰다잉’을 넘어서서 ‘웰리빙’을 이야기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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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소원 성취 프로그램〉은 죽음을 맞이하기 전에 바라던 소원을 이루고, 마지막 순간까지 성숙할 수 있도록 도울 뿐만 아니라, 행복한 마음으로 세상의 여행을 마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어 죽음의 질을 높여주는 사회적 협력 돌봄 프로그램 중 하나입니다. 이러한 사회적 협력 돌봄 프로그램들이 더욱 활성화되어야 합니다. 이것이 우리나라 죽음의 질 지수를 높일 수 있는 방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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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회에서 종교적 신념과 깨달음만으로 현실적인 문제, 특히 죽음에 관련된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결론적으로, 죽음학과 종교(신앙)가 상호 보완적인 차원에서 서로의 영역을 존중하면서 부족한 면을 채워나갈 때만이, 각각의 영역이 이룩한 성취의 의의를 배가시킬 수 있으며, 그 시너지 효과로 죽음의 두려움, 두려움으로 말미암은 죽음의 문제를 극복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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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진행되어 온 사후생의 연구 결과를 보면, 크게 두 가지의 의미 있는 결론을 얻을 수 있다. 첫째, ‘죽음의 경험’ 즉, 임사체험은 실제로 일어난 사건이라는 사실이고, 둘째, 실제로 일어난 사건이라면 죽음의 경험에서 영혼의 세계가 존재한다는 것이고, 이는 인간에게 죽음이라는 것이 생물학적인 죽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세계, 즉 영혼의 세계로 나가는 관문이 된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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