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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에 선 여인들

경계에 선 여인들

: 역사의 급류에 휩쓸린 동아시아 여성들의 수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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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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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3년 12월 09일
쪽수, 무게, 크기 384쪽 | 720g | 152*225*30mm
ISBN13 9791155780077
ISBN10 11557800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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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서전에 의하면 그해 여름 마사코는 가나가와 현의 오이소 별장에서 지냈는데, “8월 어느 날 아침, 무람없이 신문을 펼쳐들었는데 기사 제목으로 박힌 커다란 활자가 눈에 들어와 나도 모르게 숨이 멈추어버렸다”고 한다. “조선의 황태자였던 사람의 약혼을 발표하는 기사에서 이 왕세자의 사진과 나란히 놓여 있는 것은 눈을 씻고 봐도 나 자신이었기 때문이다. 자신의 약혼을 신문을 통해 알게 되다니… 아무리 해도 납득할 수 없었다”고 그녀는 계속 서술한다.---1장 두 개의 인신공양 결혼

일본의 개척 이민자들은 어제까지만 해도 사이좋게 지내던 이웃의 만주인 농민이 습격해오는 것에 무척 당황하고 놀랐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만몽 개척의 근저에 가로놓인 사실을 냉정하게 들여다보아야 한다. 개척민에게 주겠다고 공약한 넓은 밭은 미개척 들판이 아니라 일본의 국가권력이 만주의 농민으로부터 강제로 헐값에 사들인 땅이었다. 만주의 농민들은 돈 몇 푼에 목숨과도 같은 밭을 빼앗기고, 어디에선가 홀연히 나타난 일본인 지주의 소작인으로 전락하든지 도시로 나가 막노동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니 일본의 패전을 알았을 때 만주의 농민들 상당수가 일본의 개척민 촌락을 공격한 행동을 두고 비난만 할 수는 없는 일이다.---2장 버림받은 일본 여성들

아줌마는 그들에게 하루에 50명의 손님을 받으라고 시켰다. 그나마 열아홉 처녀인 황치우웨가 가장 나이가 많은 편이었고, 다른 소녀들은 나이도 더 어리고 성적 경험도 전혀 없었다. 그런데 하루에 50명이나 상대를 하라고 강요했다. 결국 그들이 울면서 매달린 결과 35명으로 줄여서 할당받았다. 하지만 하루에 35명이나 되는 남성과 성적 관계를 맺는다면 사흘이면 백 명과 해야 한다는 말이다. 하루하루가 정신적으로 굴욕의 구렁텅이였으며 육체적으로나 생활적으로는 지옥이 따로 없었다.---3장 ‘일본군 성노예’의 비극

“아침 7시부터 8시까지 군인이 찾아왔어요, 하루에 수십 명의 병사를 상대해야 했지요, 통증이 너무 심해서 앉지도 서지도 못했어요, 기절해버린 때도 있었고요. 고통을 참지 못하고 나는 군의에게 아프다고 호소했어요. 그러자 주사를 놓아주더군요. 그 주사는 신기할 만큼 금방 효과를 봤어요. 토요일이나 일요일처럼 병사가 많이 밀려오는 날에는 하루에 다섯 대나 맞았어요, 거의 혼수상태에서 상대를 한 셈이지요, 그 주사는 아편 주사였어요.”---3장 ‘일본군 성노예’의 비극

"지나사변 지역에 위안소 설치를 위해 내지에 이쪽 종사자 부녀를 모집하고 있다. 그런데 특히 군부의 양해 등 명의를 이용하여 때로 군의 위신을 깎아내리거나 일반 국민의 오해를 불러일으킬 염려가 있다. 혹은 종군기자, 위문자 등을 통해 통제가 안 된 상태로 모집하여 사회문제를 야기할 염려도 있다. 모집에 임하는 자를 선발하는 일이 적절하지 못하거나 유괴에 가까운 모집 방법으로 경찰 eld국에 검거당해 조사를 받는 일도 있으므로 주의를 요하는 일이 적지 않다. 장래 이들을 모집할 때에는 파견군을 통해 잘 통제하고, 이에 임하는 인물의 선정을 주도면밀하고 적절하게 실시해야 할 것이다. 이에 통첩하는 바이다."---3장 ‘일본군 성노예’의 비극

최승희는 조선반도가 아니라 일본에서 모던댄스 무용가가 되어 세계적으로 이름을 날렸다. 일본에서 최승희의 이름은 한자의 음독으로 ‘사이쇼키’라고 불렸다. 반면, 리샹란은 민족적으로나 국가적으로 일본인이면서도 제2차 세계대전 기간에 사람들은 그녀를 중국인 영화배우 리샹란이라고 믿었다. 전후에 중국 이름을 버리고 일본 이름인 야마구치 요시코로 돌아온 그녀는 영화배우뿐 아니라 정치가로서도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5장 민족과 민족의 ‘틈바구니’에서 살다

선거운동이 한창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미치코는 여성층의 신뢰를 한 몸에 받았고, 이대로만 가면 당선이 확실해 보였다. 그런데 투표일을 일주일 앞둔 4월 3일 남편 겐지의 친구로부터 편지와 왔다. “히로시마의 오다케 항에서 겐지 군을 만났습니다. 그의 부탁으로 알려드립니다만, 그는 보르네오인 젊은 여성과 함께 아이 둘을 데리고 귀국했습니다.” 미치코는 그 편지를 읽자마자 남편이 현지 여성과 사귀어 아이 둘을 낳았다는 사실을 즉각 파악했다.---6장 전쟁이 낳은 두 아내

식민지 관료의 딸이 식민지 밑바닥 계층의 기독교 청년과 부부가 되어 식민지의 고아들을 기르기 위해 힘을 합해 창립한 목포의 공생원…. 두 사람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 조선 여성이 아닌 일본 여성과 결혼하여, 일본에서 불행하게도 고독한 노후를 맞이한 조선 민족의 노인들을 돕고자 건립한 ‘고향의 집’…. 21세기의 막이 올라간 현재 고아의 양육과 노인의 간호에 헌신하는 그의 자손들…. 이는 ‘아시아 여성 교류사’라는 관점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웅대하고 감동적인 드라마가 아닐 수 없다.
---7장 한국 고아에게 헌신하고, 고독한 재일 조선인 노인에게 봉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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