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白巖 自敍傳

白巖 自敍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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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1월 03일
쪽수, 무게, 크기 576쪽 | 128*188*35mm
ISBN13 9791188715060
ISBN10 11887150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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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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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안동김씨(安東金氏) 시조 선평(宣平)의 이십칠대손이다. 아버지는 상(祥)자 진(鎭)자를 쓰고 호는 사길(士吉)이다. 천팔백구십년 음력 오월 이십팔일 자시(子時)에 홍성군(洪城郡) 갈산면(葛山面) 기산리(其山里) 사천(沙川)마을에서, 원(元)자 규(圭)자를 쓰고 호는 백춘(伯春)인 할아버지와 연안이씨(延安李氏)인 할머니 사이에 둘째 아들로 출생하였다. 어머니는 평산신씨(平山申氏)이고 영(永)자를 쓴다. 천팔백팔십구년 음력 십일월 이십칠일 진시(辰時)에 흥(興)자 선(善)자를 쓰는 외할아버지 딸로 출생하였다. 두 분은 천구백육년 일월 십일일, 음력으로 천구백오년 십이월 십칠일에 결혼하였다. 아버지는 올곧은 선비로서 어머니를 각별하게 대하였고 어머니도 아버지를 각별히 섬기었다. 당시 할아버지는 홍주 의병 거사에 가담하였으나 뜻을 이루지 못한 뒤로 사천마을에서 한학을 훈학하였다. 그 뒤로 천구백십칠년 십이월 이십오일에 홍성군 광천읍(廣川邑) 매현리(梅峴里) 379번지로 이사하였다. 나는 천구백이십육년 이월 십오일 음력으로 일월 삼일에 출생하였다. 아버지가 평소 즐겨 말하며 실천하고 강조하던 가훈은 「積善之家 必有餘慶」이다. 늘 선을 행하면 가문에는 반드시 기쁜 일이 넉넉하게 된다는 뜻이다. 어려서부터 이 말을 마음에 깊이 새겼다.

나의 고향 홍성군 광천읍 매현리는 광천의 동북부에 위치해 있다. 발전이 거의 없는 산골의 작은 농촌 마을로, 예나 지금이나 별다른 것이 없는 듯 보인다. 나의 집이 있던 득현마을은 초가집 여섯 채뿐인데다 마을 바로 앞으로 장항선(長項線) 단선 철도가 지나고 있다. 장항선은 천안(天安)에서 장항(長項)까지 가는 철도로 그 당시에는 경남선(京南線)이라고 불렀다. 단선 철도 너머 논들을 건너면 벽계리(碧溪里) 자굴과 둔전마을이 보이는데 그 사이에는 홍성 남산고개부터 광천 옹암리(瓮岩里) 바다로 흐르는 하천이 굽이치고 있다. 마을 중앙에 독 모양의 바위가 있었다는 옹암리는 주로 독배(독바위)라고 불렀다. 홍성에서 벽계리 앞을 거쳐 광천 시내로 통하는 신작로가 있었는데 그 당시에는 이따금 자동차가 지나가면 흙먼지가 뿌옇게 일어나곤 하였으나, 지금은 아스팔트 도로로 바뀌었고 자동차가 꼬리를 물고 교차 운행되고 있다. 벽계리 서쪽 뒤로는 지기산(智基山)이 북남으로 뻗어져 있어 홍성과 결성 지역과의 경계를 이룬다.

지금은 헐려서 없지만, 내가 살던 초가삼간에는 아버지와 어머니, 여덟 살 위인 형, 네 살 위인 셋째 누나 그리고 네 살 아래인 남동생 필한(弼漢)이 함께 살았다. 당시 첫째 누나 일랑(一娘)은 이오근 씨와, 둘째 누나 부용(芙蓉)은 조흥원 씨와 결혼하여 출가해서 함께 살지 않았다. 집 앞은 섶울타리와 사립문으로 앞마당을 이루었고 뒤로는 사철나무 생울타리가 장독을 둘러싸고 있었다. 외갓집에서 논 여덟 두락과 도조(賭租)밭 육백 평을 경작하였으며, 아버지는 광천 장날이면 광천면사무소에서 세금 징수원으로 일을 보아 얼마간의 생활비를 보태곤 하였다.

나는 여섯 살 때부터 천자문을 배우다가 소란마을 서당으로 한문을 배우러 다녔다. 여덟아홉 살 때는 집 앞을 건너 벽계리 지기산 중턱 불당굴에 있는 한문 서당에 다니며 천자문(千字文), 계몽편(啓蒙編), 통감(通監) 일이 권까지 배웠다. 그리하다가 열 살 되던 천구백삼십오년 봄에 광천공립보통학교(廣川公立普通學校)에 입학하게 되었다. 아홉이나 열살 정도의 남자 팔십 명, 여자 사십 명이 입학한 것을 나중에 알았다. 집에서 학교까지는 철길따라 일점오 킬로미터, 신작로를 따라 이 킬로미터 거리였다.

천구백삼십육년, 내가 열한 살 때였다. 학교 갔다 집에 와 보니 네 살 위인 셋째 누나가 안방 아랫목에 쓰러져 누워 신음하고 있었다. 『누나 왜 이래』하며 몸을 흔들었더니 간신히 눈을 뒤집어 뜨면서 『성한아, 나 죽겠다』라고 겨우 대답하였다. 어머니에게서 연유를 들으니 채독병(菜毒病)을 고쳐 주려고 대마씨(열씨)를 빻아서 밀개떡을 해 먹였다는 것이었다. 채독병은 채소를 날 것으로 먹어서 생기는 중독증이다. 어찌해야 좋을지 몰라 광천에 있는 약방에서 환약을 사다가 억지로 먹이기도 하였다. 생각해 보면 우황청심환인 듯하다. 흰죽물도 먹여 보았지만 효험 없이 그날 밤중에 숨을 거두고 말았다. 온 가족에게 청천벽력 같은 슬픔이었지만 나는 철이 안 나서 그랬는지 부모를 위로할 줄도 몰랐다. 그저 누나를 붙들고 이름을 부르면서 울기만 했을 뿐이었다. 이와 같은 불행과 슬픔이 있었으나 부모님은 여전하게 가정을 꾸려 갔다. 나도 여전히 학교에 다녔고 동생 필한도 자라서 학교에 입학하게 되었다.

형은 광천 동일은행(東一銀行) 급사로 근무하였는데, 은행에서 자취하면서 상주(常住)하고 있었다. 가끔 어머니가 김치를 담가서 형에게 갖다 주라고 하였는데, 지금은 이해가 안 가지만, 나는 그 심부름을 하기 싫어하였다. 김치 단지를 들고 가는 길에 아는 사람을 만나면 왜 그렇게도 부끄러웠던지 모르겠다. 오히려 형에게 반찬을 갖다 주면 거기에서 흰쌀밥을 얻어먹곤 하였는데, 그 당시에는 흰쌀밥을 먹어 보기란 그리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런데도 나는 어머니 심부름을 왜 선뜻 하지 않고 투덜대면서 마지못해 했는지 후회가 된다.

형은 스무 살 되던 해에 폐결핵에 걸렸다. 그 당시는 요즈음처럼 좋은 치료약이 개발되지 않아 제대로 치료를 못하였다. 스물한 살 때, 하는 수 없이 직장을 휴직하고 매현리 집으로 와서 병석에 눕게 되었다. 부모가 민간요법으로 병간호에 정성을 다했으나 병세는 점점 악화되어 기침과 객담이 심해지더니 스물두 살 때인 천구백삼십구년에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그 당시 나는 열네 살로, 서럽게 울기만 했을 뿐 어떻게 장사 지냈는지도 모르고 지났다. 부모는 그 얼마나 놀라운 슬픔과 허전함을 느꼈으며 가슴 태웠을까. 나는 그때도 부모의 이러한 아픔과 고통을 헤아리지는 못하고, 당시 열 살인 동생 필한과 그저 학교에 다니는 것만 일삼으면서 세월을 보내었다.

그 사이 광천공립보통학교는 내가 사학년 때인 천구백삼십팔년에 광천 신진공립심상소학교(新津公立尋常小學校)로 교명을 바꾸었다. 나는 학교를 열심히 다녔다. 인원이 팔십 명이나 되는 남자반 교실은 콩나물 시루와도 같았다. 그런 속에서도 나는 일 학년부터 줄곧 우등생으로 성적이 좋은 편이었다. 오 학년 수료 시에는 학업 성적이 일등으로 학교장상(學校長賞)은 물론이며 충청남도지사상(忠淸南道知事賞)까지 수상하였다. 천구백사십일년 육 학년 졸업식에서도 학업 성적이 일등이어서 충청남도지사상을 수상하였다. 그러나 집안의 형편이 어려워서 중학교에 진학할 수가 없었다. 부모는 이를 늘 걱정하였지만 속수무책(束手無策)이었다. 중학교 진학을 주선해 줄 형이 천당에 갔으니 나는 비탄(悲歎)해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내가 실의에 빠져 있는 것을 알게 된 당시 모교(母校) 김기환(金基煥) 선생은 나의 외종인 신익수(申益秀) 형, 친척인 김귀한(金龜漢) 형과 친분이 있었다. 두 형이 학비로 일년간 각 십오 원씩을 부담해 주기로 하여 김기환 선생은 나를 광천에 있는 일본인(日本人) 소학교(小學校)에 신설된 광천 부도공립국민학교(敷島公立國民學校) 고등과(高等科)에 넣어 주었다. 이렇게 학업을 계속하며 그나마 중학교에 못 간 한을 달랠 수 있었으니, 김기환 선생과 두 형에게 감사할 일이다.

천구백사십일년 우리 집은 매현리 득현마을에서 하리마을로 이사하였다. 당시 아버지 나이는 오십이 세였다. 나는 천구백사십일년 사월 일일에 입학을 하여 한 학기를 통학(通學)하면서 열심히 공부하였다. 여름 방학이 되니 경성(京城)이나 다른 도시의 중학교로 진학한 동창생들이 고향에 돌아와 만나게 되었다. 경성은 서울의 옛 이름이다. 그들이 중학교 교복을 입고 교모(校帽)를 쓰고 뽐내는 꼴을 보니 나는 중학교에 못 간 열등감(劣等感)으로 좌절(挫折)하여 그대로 참고 견디기가 어려웠다. 나도 경성에 가서 야간(夜間) 중학교라도 다니고 싶었다. 이렇게 홀로 고민하며 지내다가 여름 방학이 끝나고 이 학기를 맞았다. 그때 내겐 김귀한 형으로부터 받은 학비 십오 원이 있었다. 이것을 가지고 경성에 가면 야간 중학교를 다닐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생각이 점점 커지고 굳어져 결국 행동으로 옮겼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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