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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설레는 일은 많다

아직 설레는 일은 많다

: 작가의 글쓰기와 성장은 우리에게 무엇을 주는가

리뷰 총점8.0 리뷰 2건 | 판매지수 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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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12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356쪽 | 430g | 130*210*30mm
ISBN13 9788960901735
ISBN10 8960901733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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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시상식에는 당선자의 어머니도 함께 왔다. 앞이 막막할 당선자에게 용기를 주어도 모자랄 판인데 우리는 당선자의 어머니를 회유하느라 힘을 다 쏟아야 했다. ‘소설 쓰는 일이 얼마나 즐거운지 몰라요’라는 표정으로 나는 당선자의 어머니 옆에 딱 붙어 앉아 있었다. 하지만 어머니가 충혈된 눈과 피곤해 각질이 일어난 거친 내 얼굴을 눈치채지 못했을 리 없다. 혹시나 어머니가 원고료는 얼마인가요? 책 한 권을 내면 수입은 얼마나 되나요? 등 조목조목 따져 물을까 봐 조마조마했다.
--- pp.37~38

생전에 바랐던 것처럼 그는 흔적을 남기지 않고 갔다. 그리고 단짝 중 셋은 살아 있다. 한 사람은 중국 출장길에 오르고 한 사람은 지진을 피해 서울로 건너와 미뤄두었던 수술을 받았다. 남은 한 사람은 점심을 먹기 위해 식당 앞 길게 늘어선 줄에 가 선다. “적당히 타협할 수 없어?” “누군 그러고 싶어 그러는 줄 알아?” 모지락스러운 그 말을 그에게 했던 게 나였던가, 아니면 우리 셋 모두였던가.
--- p.43

세 번째 도둑질. 나는 앞선 몇 번의 도둑질에 대해 깡그리 잊었다. 이 일로 깨끗이 손을 털 각오를 했다. 깨끗한 한 방. 도둑들이 매번 지키지도 못하면서 마지막 도둑질이라고 다짐하듯 나는 몇 번이고 뇌까렸다. 그의 마음을 몰래 가져다가 내 것으로 하고 싶었다. 하지만 훔친다고 온전히 그 마음을 내 것으로 할 수 있나. 나 또한 그 누군가의 ‘내 것’이 될 수 있나.
--- p.76

1년 만에 모임에 나갔다. 한 시간 앉아 있었을까, 큰아이가 전화를 했다. 다급한 아이의 목소리 뒤로 바락바락 울어대는 아기의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아기가 젖병을 안 빤다고, 언제올 수 있느냐고, 아이가 뒤에 선 남편의 말을 따라 한다. 벌떡 일어나 나오기엔 오랜만의 그 자리가 재미있다. 호프 데이다, 뭐다 남편은 사흘에 한 번, 술자리로 늦기 일쑤다. 그도 이렇듯 나처럼 전전긍긍했을까. 눈을 질끈 감고 나와 쏜살같이 버스 정류장까지 뛰면서 전화로 큰아이에게 실황 중계를 한다. 지금 가고 있다, 5분 아니 2분. 날아갈 수 있으면 날아가겠다. 문제는 체력이다. 일하고 밥하고 빨래하고 아이들 키우고. 원더우먼이다. 나는 대한민국의 엄마다.
--- pp.122~123

이렇게 아름다운 곳을, 아버지는 왜 떠나지 못해 안달을 부렸을까. 고등어 배에 태우려는 할아버지를 피해 아버지는 서울로 도망쳤다. 그리고 서울에 뿌리를 내렸다. 여전히 비린 것을 좋아하는 채로. 서울 생활은 고단했다. 할아버지는 계집애처럼 곱상하고 책이나 파는 아들이 못마땅했다. 어려서 똘똘한 거 다 죽고 어리바리한 거 하나 남았다고 한탄하던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럴 때 할아버지의 표정은 다 잡은 고기를 놓친 듯한 표정이었다.
이곳에서는 자꾸만 풍경들이 멀어진다. 코끝이 자꾸 시큰해진다. “전화했나?” 또 아버지의 전화다. 아버지의 큰댁 형님의 아들이니 나하고는 몇 촌쯤 될까. “전화했는데 안 받아요, 아부지.” 기껏 한 번 전화해놓고 큰소리다. 정말 그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그는 아버지와는 달리 장승포에서 나서 지금까지 장승포에 살고 있다. 서울에 살아보려 했지만 잘 되지 않았고 바로 고향으로 돌아갔다. “그래? 됐다, 고마”라는 말과는 달리 아버지에게는 서운한 빛이 역력하다. 어쩌면 아버지는 나를 통해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건 아닐까. 잘 지내고 있다는. 서울에 잘 뿌리를 내렸다는.
--- pp.135~136

나는 어머니의 공이 들어간 음식을 먹고 컸다. 추운 겨울, 마당에서 씻어 건져놓은 배추에서 나던 김이 선연하다. 젊은 엄마는 배추 다섯 포기에 한 번씩 곱은 손끝을 호호 불었다. 김장 전에는 메주를 쒔다. 옷에 냄새 밴다고 투덜댔지만 나는 배추속대로 끓인 된장찌개를 제일 좋아한다. 볕이 좋은 날에는 잊지 않고 장항아리의 뚜껑을 열었다. 어머니의 모든 음식에는 시간의 맛이 들어 있었다.
--- pp.139~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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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란의 글에는 손이 하나 있다. 부드럽고 매운 손, 요리를 하면 모든 입에 간이 맞는 손, 바늘땀이 보이지 않게 옷을 짓는 손, 눈이 무엇을 보건 그것을 만들어내는 손, 아니 눈보다 먼저 보고, 코보다 먼저 냄새 맡는 손, 그 부드럽고 매운 손이 늘 거기서 일하지만, 운이 좋은 사람만 그 손을 볼 수 있다.

황현산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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