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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룩무늬 청춘 2

: 금오공대 편

조자룡 | 북랩 | 2023년 01월 13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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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1월 13일
쪽수, 무게, 크기 286쪽 | 380g | 152*226*14mm
ISBN13 9791168366794
ISBN10 11683667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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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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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현실보다는 상상에서 만족하는 존재다. 꿈꿀 때는 행복하지만 현실로 돌아오는 순간 비참해질 때가 많다. 여행할 때는 묘령의 미녀가 옆자리에 앉는 걸 상상한다. 미팅하기 전에는 경국지색을 만나는 행운을 꿈꾼다. 꿈이라는 게 그렇다. 불가능하거나 비현실적이다. 설령 경국지색을 파트너로 만나는 엄청난 행운이 왔다고 치자.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제정신이 아닌 바에야 경국지색이 아무짝에도 쓸모없어 보이는 보통 남자에게 관심을 두겠는가?

생각해보면 당연한 결론인데도 부질없는 상상에 마음을 설레었다. 이후로도 수십 번이나 미팅하였지만, 미팅 장소에서 경국지색을 본 적도 없고 가장 예쁜 여자가 파트너로 결정된 행운도 없다. 그래도 미팅 전날에는 늘 가슴이 두근두근, 잠을 설치곤 했다. 인간은 주어져도 잡지 못할 행운을 만나는 상상으로 행복하다. 결혼하기 전까지 그런 상상은 끝없이 이어졌다.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빛나는 미모와 마음씨 착한 천사와의 사랑, 불가능한 비현실적인 꿈을 꾸었다.
--- p.40

자라면서 스스로 소중한 존재라는 걸 깨달을 기회가 없었다. 죽지 않을 정도로 보리곱삶이를 먹었을 뿐 따뜻한 사랑을 받지 못하여 인간애를 터득하지 못했다. 중학교 때까지 서열 정하기 싸움을 수백 차례 할 정도로 격렬하게 살았으나 고등학교 때부터는 다소 얌전해졌다. 24시간을 함께 생활하는 동기와 매일 싸울 수는 없다. 그걸 용서할 동기도 없었으리라. 투박하고 욕설이 섞인 말투여서 갈등의 소지는 있었으나 조금씩 인간에 가까워져 가고 있었다. 동기생은 비타협적이고 거친 말투의 내가 마음에 들지 않았을 것이나, 금오공고에 입학한 후 순화된 상태가 그 정도였다.

금오공고에서 주먹다짐은 거의 손에 꼽을 정도로 물리적인 다툼은 없었다. 금오공대에 합격하고 나서 ‘명색이 대학생인데 주먹으로 해결할 생각은 버리자. 아무리 힘들어도 말로 설득하자. 자칭 지성인이 생각이 다르다고 주먹질해서야 되겠는가?’라고 스스로 다짐하였다. 투쟁심은 여전하였으나 주먹만은 사용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대학에서는 술 마실 일이 많았다. 많았다기보다는 내가 좋아했으므로 빠지지 않았다는 말이 맞겠지만, 다양한 사람과 자주 술을 마셨다. 특히 금오공고에 다닐 때는 480명 동기생 모두를 알 수 없었으나, 금오공대 85학번 800여 학우 중 60명에 불과한 금오공고 동기생은 친하게 지낼 수밖에 없었다. 자연히 술자리도 자주 하였는데 기계공학과 엄병록이 특히 술을 많이 마셨다.
--- p.80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매일 맞는 게 괴로웠지만, 오히려 편안한 측면도 있었다. 속으로 독하게 마음먹었기에 누군가 다정하게 동정하면 마음이 흔들릴 터였다. 한편으로는 선배 마음을 이해하였다. 잘 모르던 선배는 싸가지 없는 후배를 얄미운 마음에 때리는 것이고, 절친하던 선배는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모두가 견디는 훈련이나 구타를 참지 못한 나를 질책하는 마음이었을 것이다. 미워하는 마음에 때린 주먹질이나 사랑하는 마음에서 때린 매가 다르지 않다. 내 마음은 미워하는 마음에는 대항하고 사랑하는 마음에는 송구스러웠으나 몸은 같이 반응하였다. 맞는 건 고통스러웠다.

때리고 맞는 데 도통한 금오공고 출신이기에 선배의 주먹질은 두 개의 훈장을 만들었다. 양 가슴 젖꼭지 위에는 정확하게 달걀 모양의 검은 반점(斑點)이 생겼다. 주먹을 쥐고 정면에서 바라보면 달걀 크기가 된다. 수십 명이 서로 다른 시간에 서로 다른 장소에서 때렸지만, 때린 데는 정확하게 같았다. 왼쪽과 오른쪽 가슴을 교대로 때렸으므로 훈장 빛깔도 정확하게 같았다.

3월부터 5월까지 세 달간 나는 가슴에 훈장을 달고 살았다. 물론 다른 사람은 모른다. 검게 멍든 가슴이 옷 위로 드러날 리는 없다. 다만 누군가 실수든 고의든 내 가슴을 스치면 내가 비명을 지를 뿐이었다. 매일 정확하게 같은 데를 때리는 정밀타격 덕분에 크기나 모양이 바뀌는 일도 없었다. 목욕탕에서 우연히 알몸을 본 사람은 정말 희한하게도 좌우 가슴에 똑같은 달걀 반점에 놀랐을 뿐이다.
--- p.120

서른 명 넘는 사람에게서 나오는 땀의 양은 놀라웠다. 바닥도 소나기가 쏟아진 듯 금방 근무자가 지나갈 때마다 첨벙거렸다. 근무자는 무언가를 계속 씨부렁거리고 있었다. 우리는 고통을 참느라, 그리고 근무자를 저주하느라 그 말을 들을 수 없었다. 독한 사람이었다. 우리는 그날 깍지 끼고 물구나무서기를 두 시간이나 지속하였다. 일곱 시에 시작된 얼차려는 저녁 점호시간이 되어서야 마쳤다.

훈련은 언제나 힘들다. 오죽하면 훈련병은 언제나 춥고 배고파서 서글프다는 말이 있겠는가? 삼복더위라도 훈련병은 춥다. 땀을 비 오듯 흘리면서도 마음은 혹한이다. 엄마의 품이 그립다. 그래서 군에 가면 철이 든다. 편하고 행복할 때는 거의 부모 생각이 없으나 견디기 힘든 한계상황에서 부모 생각이 난다. 특히 진자리 마른자리 갈아 뉘시며 오직 자식을 위해 헌신하는 어머니를 떠올린다.

강골이 아니어서인지 악으로 깡으로 버틸 수 없는 깍지는 참을 수 없는 고통이었다. 때려치우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으나 이제까지 당한 구타와 가혹행위를 보상받을 수 없다는 피해의식으로 마음을 다잡았다. 버텨야 한다. 인생은 고해라고 하지 않던가? 참는 자에게 복이 온다고 하지 않던가? 무함마드 알리나 안토니오 이노키와 일대일 결투도 자신 있다던 사나이 조자룡이 남 다 하는 얼차려를 견디지 못한대서야 말이 되는가? 이제까지 참았던 게 수포가 되지 않게 하려면 참아야 한다. 오늘도 가족의 생계를 위하여 고달픈 하루를 보내고 계실 어머니를 위해서도 참아야 하리라.
--- p.160

가장 혁신적으로 사고하는 대학생마저 단일화 안에 합의하지 못하는 데 절망하였다. 김영삼 김대중 둘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세력과 지역 전체의 문제였다. 모든 대학생이 양김 단일화에 찬성하였을 뿐 아니라 역사적 사명으로 단정하였다. 만약 단일화에 실패한다면 두 사람은 민주화 투사에서 6·10항쟁 완성을 가로막은 역사의 죄인으로 기록될 터였다. 세 살 먹은 아이도 알아챌 정세 판단과 역사에 기록될 죄과를 양김이 모를 리 없었다. 선거 전날까지도 극적인 합의를 기대하였으나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양김은 위대한 민주화 투사였지만 역사적 사명을 거부하였다. 민족의 지도자라는 명예를 저버렸다.

1987년 12월 16일 제13대 대통령 선거의 결과는 예상대로였다. 민주정의당 노태우가 서울과 호남 충청 부산 경남 일부를 제외한 전 지역에서 골고루 득표, 37퍼센트 득표율로 대통령에 당선하였다. 2위는 통일민주당 김영삼의 28퍼센트, 3위는 평화민주당 김대중의 27퍼센트, 4위는 8퍼센트의 신민주공화당 김종필이었다. 보수진영 표를 합산하면 45퍼센트, 개혁진영 표를 합산하면 55퍼센트였다.

1987년 선거 결과에 국민은 분노하고 눈물 흘렸다. 그 오랜 세월 수많은 사람의 희생과 고난이 물거품 된 데 대하여 슬퍼하였다. 6·10항쟁에서 승리한 대한민국 국민은 위대하였으나 아직 위대한 지도자를 갖기에는 모자랐다.
--- p.199

배고픈 사람이 운동할 여가가 있겠는가? 그저 먹을거리 찾아 헤매는 데 바쁘다. 한국은 경제로도 후진국이었지만 이제까지 체육에서도 두드러진 성적을 낸 적이 없었다. 최초 올림픽 금메달이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레슬링 자유형 양정모의 금메달이었다. 1984년 미국 LA 올림픽에서는 소련과 동유럽 보이콧 영향도 있어서 한국은 금메달 6개라는 기대 이상 소득을 올렸다. 서울올림픽 이전 금메달은 총 7개에 불과했다.

아무리 국가 규모가 작더라도 홈에서 치러지는 올림픽이니만큼 LA 올림픽 이상의 성적을 기대하였으나, 이전 모든 대회에서 딴 금메달이 7개에 불과하였으므로 다섯 개 이상 획득으로 10위 안에 드는 것이 현실적인 목표였다. 전 국민의 열화같은 성원에 힘입은 선수의 투지는 놀라웠다. 한국은 금메달 12개, 은메달 10개, 동메달 11개로 종합 4위에 올랐다. 대한민국 앞 순위에는 소련과 동독과 미국밖에 없었다. 강대국으로 자타가 공인하는 서독 프랑스 영국 중국 일본은 우리 뒤에 있었다.

국민은 열광하였다. 아시안게임을 이미 치러 예행연습을 마쳤으나 세계가 주목하는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할 것인지에 대해 반신반의하였고 그 효과도 미심쩍었다. 공공보다는 사익을 추구하는 시민의식도 불안한 요소였다. 우려하던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전 세계의 찬사와 한국 선수의 선전은 저절로 어깨를 으쓱하게 하였다.
--- p.240

대한민국이 위기입니다. 젊은이의 삶이 고달픈 현실이지만 나라 전체로 봐도 만만치 않습니다. 미·중 무역전쟁에 정확히 한가운데 끼인 대한민국은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질 신세입니다. 한국과 일본은 서로를 이용하여 국민 단합을 노리는 형국으로 갈등이 줄어들 조짐이 보이지 않습니다. 체제 유지 외에 아무런 목표가 없어 보이는 북한은 남한을 향한 공갈과 협박으로 북한 주민 단결을 유도하고, 심심하면 미사일을 발사하여 이목을 끌려고 합니다.

어느 것 하나 간단히 해결할 사안은 없습니다. 복잡다단하고 험난한 가시밭길입니다. 현재만 그랬던 건 아닙니다. 우리 역사 전체를 들여다봐도 늘 긴장의 연속이었습니다. 인류 역사상 최강의 나라 옆에 터전을 잡은 우리 민족의 운명이었습니다.
--- p.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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