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정년퇴직 또는 명예퇴직이라는 명분으로 그동안 정들었던 직장을 언젠가는 떠나야만 한다. 퇴직은 삶의 전반에 많은 변화와 영향을 미친다. 평균수명이 길지 않았던 과거에는 은퇴 이후에 소일거리나 취미생활을 하면서 노후생활을 보냈다.
하지만 지금은 보건·의료기술의 발달과 효과적인 자기관리로 인해 건강하고 활동적인 체력을 유지하고 있다. 100세 시대를 맞이하는 오늘날! 수명이 길어진 만큼 일을 더 해야 하며, 불확실한 미래를 위해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 삶의 단계를 재설계해야 할 것으로 본다. 과거에는 첫 단계가 교육, 두 번째 단계가 직업 활동, 세 번째 단계가 퇴직과 더불어 노후 생활로 이어지는 전통적인 3단계 삶의 시대로 살았다면, 앞으로는 100세 시대에는 퇴직 이후에도 다단계 삶의 방식을 추구해야 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실제로 학교 졸업 후 30~40년을 직장생활 하였다면, 퇴직 이후에도 30~40년을 더 살아야 한다.
100세 시대, 어떻게 살 것인가? 우리가 맞이할 미래는 정년 혹은 퇴직의 개념은 없어지고 경제적 필요뿐만 아니라 자아실현 등 다양한 이유로 80세까지는 일을 해야 한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또한 이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가치관과 행동이 요구되고 있다. 전통적인 직업이 사라지고 뉴노멀(New Normal) 시대 새로운 직업이 등장함에 따라 노동시장에도 급격한 변화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로봇과 인공지능이 사람의 일을 대신하는 시대가 도래하였다. 그러므로 지식과 기술의 재교육을 통해 새로운 일자리에 적응하고 창조해야 한다는 것이다.
2021년 통계청 조사보고서에서도 우리나라 사람들이 실제로 퇴직 나이쯤인 “55세~79세까지는 일하고 싶다” 라고 대답한 사람이 68.1%로 상당히 높게 나타났다. 또한 현대 경영학 창시자로 평가받는 피터 드러커(Peter Ferdinand Drucker)는 “직장에선 정년이 있을지 모르지만, 인생에는 정년이 없다”라고 하면서 95세까지 현역으로 일했다. 은퇴 이후 앞으로 많은 세월을 어떻게 보내는 것이 노후에 행복하고, 후회 없이 멋지고 아름다운 인생을 살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정답은 없다. 은퇴 후 나타나는 문제는 무엇이며,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도전적이고 다양한 삶의 방식을 미리 알아두어야 만족하고, 행복해질 수 있다고 본다. 은퇴 후 노후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일, 건강관리, 돈, 여가활동, 사회공헌, 귀농·귀촌, 부부관계, 평생학습 등 나름의 은퇴 설계를 마련해야 한다.
오늘날 평균수명의 증가로 은퇴 이후 새로운 삶의 방식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은퇴를 앞둔 대부분 사람들은 퇴직 생활에 접어들면 나름의 “버킷리스트”를 작성하여 자아실현, 취미생활, 여행 등 그동안 시간이 없어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실제로 퇴직 후에 맞이하는 현실 사이에는 커다란 차이가 있다는 것을 인식하게 된다. 미국 교육학자 하이만(Hooyman) 교수와 카일락(Kilak)교수는 “퇴직은 인생의 전환기로 맡은 바 의무와 책임을 후배들에게 물려주고 자신이 원하던 삶을 살 수 있고, 제2의 인생을 시작할 수 있는 도전의 기회”라고 하였고, 철학자 김형석 교수는 『백년을 살아보니』 책에서 “인생의 황금기는 60세부터 75세까지로 가장 아름답고 좋은 시절”이라고 하였다.
필자는 오랜 공직에서 직장생활을 하면서 많은 은퇴한 선배들의 삶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어떤 분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행복하고, 취미생활 등 인생을 즐기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어떤 분은 아무 일도 없이 연금에만 의존하면서 특별히 할 일 없이 집 근처에 있는 공원 산책이나 등산하면서 인생을 의미 없이 보내는 사람들도 많았다. 그 차이는 퇴직 전에 은퇴 준비를 구체적으로 한 사람과 준비하지 않은 사람 간의 삶의 모습이었다.
그러면 은퇴 이후 미래를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가 궁금하게 생각될 것이다. 필자도 동시대에 노후를 보내는 사람으로 직접 체험하고 공감하는 마음으로 진심을 담아서 정리하였다. 이론적인 부분은 논문이나 연구자료를 근거로 작성했으며, 은퇴 관련 분야별 전문 서적을 보면서 다양한 지식과 정보를 얻었다. 그리고 퇴직 선배들의 은퇴 후 생활 모습과 실제로 일어나는 문제점 및 해결 방안, 은퇴자들의 재취업 등 다양한 사례를 실었다. 그리하여 이 책은 퇴직을 앞둔 사람들에게 노후생활의 행복한 삶을 위해 은퇴 설계의 필요성과 다양한 삶의 방향을 찾는 데 도움을 드리고자 하였다. 따라서 은퇴 설계는 적어도 5년 전부터 준비하도록 하여, 은퇴 후 삶의 목적을 정하고, 삶의 방향을 일찍 세우도록 안내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이에 새로운 인생 후반전 전략을 세우도록 구체적인 내용과 은퇴자들의 현장감 있는 이야기로 구성하였다. 은퇴를 앞두고 인생 후반전을 계획하거나, 어떻게 보낼까 고민하는 은퇴자들에게 행복한 노후 준비를 위해 필요한 주제들을 전반적으로 다양한 관점에서 기술하려고 온 정성을 들였다. 처음으로 발간하는 책인 만큼 경험이 부족하여 미흡한 부분도 많다. 지속적으로 연구하여 부족한 내용에 대해서는 계속 보완하여 완성도를 높이고자 노력할 것을 스스로 다짐한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자신의 미래의 삶을 설계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끝으로 본서가 생애 첫 작품으로 세상에 나올 수 있도록 선뜻 출판에 응해주신 도서 출판 행복에너지 권선복 대표님께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린다.
---「프롤로그」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