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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황상제 막내딸 설화 1

옥황상제 막내딸 설화 1

[ 양장 ]
리뷰 총점8.3 리뷰 15건 | 판매지수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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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12월 20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416쪽 | 461g | 120*183*30mm
ISBN13 9791185327075
ISBN10 118532707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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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이지혜
나의 감성이 당신에게 닿기를
읽다 보면 가슴 아파 눈물짓게 되는 소설보다는 함께 웃고 설렐 수 있는 소설을.
책을 덮고 나서 잠드는 순간, 독자 스스로 또 다른 이야기를 상상하고 싶게 만드는 소설을.
슬쩍 지나간 한마디의 문장이, 길을 가다 문득 떠오르게 만드는 소설을.
그런 소설을 쓰려고 노력 중인 작가입니다.
소설과는 전혀 관계없는, 자로 재고 수치로 환산하여 반듯한 결과를 도출해내는 경제학을 전공으로 삼았지만, 어느 날 문득 시작한 글쓰기에 미친 듯이 빠져 1년 동안 무려 1,500장의 원고를 토해냈습니다. 미치지 않으면 미칠 수 없다고 하더군요. 미친 듯이 써내려갔던 저의 소설이 당신에게도 닿기를 간절히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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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화는 여느 때처럼 황후화를 찾으러 다니고 있었다. 황산의 주인 함이 알아보겠다고는 했지만, 누구보다 산과 들을 좋아했던 설화는 자신이 직접 다니며 꽃을 찾고 싶었다. 그래서 오늘도 산보하듯 다람쥐를 쫓아 조금 멀리 내려온 것이었다. 헌데, 이렇게 이곳에서 낯선 사람을 만날 줄을 누가 알았겠는가? 그것도 몰래 소피를 보고 있는 소년과!
설화 자신도 지금의 상황이 민망하고 부끄러워서 당장 도망가고 싶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렇기에 저도 모르게 태율이 놀라 내지른 말을 냉큼 주워 들었다.
“아, 그럴까? 그럼 우리 둘 다 아무것도 못 본 걸로 하고 가는 거야! 알았지?”
소년의 말에 좋아하며 재잘거리던 설화의 입이 방정이었다. 그냥 가면 될 것을 괜히 ‘아무것도 못 본 걸’이라는 말을 꺼내어 순수하고 순진한 소년의 얼굴에 불을 지피고 말았다.
“뭘 못 봤다는 거야!”
---p. 51

“아니, 난 진짜 아무것도, 아무것도 못 봤어! 걱정하지 마!”
설화가 손을 내저으며 고갯짓으로 강하게 부정했지만, 부정하면 할수록 태율의 얼굴만 빨개졌다. 여리고 귀하게 자란 소년은 씩씩거리며 설화를 향해 다가왔다. 그 모습에 설화는 질겁하여 슬금슬금 뒷걸음질을 쳤다. 소년의 눈에는 불길이 일어나고 있었다.
“아 글쎄, 난 네가 뒤돌아 있는 것밖에 못 봤어! 엉덩이만 봤다고!”
---p. 52

헐떡이던 숨을 고르고 나니, 잠시 전 커다란 나무에서 슬그머니 볼일을 보던 뽀얀 엉덩이가 생각나서 설화는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
‘얼굴은 그리 핼쑥한데, 무슨 사내아이 엉덩이가 그리 뽀얘?’
사실 아까 바짓단을 내릴 때부터 뒤에 서 있었던 설화는 태율의 부끄러운 장면을 몽땅 보고 말았다. 근처의 나무를 끌어다가 자리를 덮는 것을 보고 킥하고 웃다가 자신도 모르게 뒤돌아서는 태율과 눈이 마주친 것이었다.
“남자애들도 엉덩이는 똑같구나.”
난생처음 보는 사내아이의 엉덩이도 여아들과 별반 바르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된 설화였다.
‘그러고 보니 갑자기 위에서 먹던 뽀얀 복숭아가 먹고 싶네.’
---pp. 53~54

“게 섰거라!”
다급한 황자가 설화를 향해 명했다. 어느새 휼의 뒤쪽으로 쪼르르 달려간 설화와 요랑이 발걸음을 멈칫하며 힐끔 뒤를 돌아보았다.
“왜? 할 말 있어?”
“나는 네게 이곳을 벗어나는 것을 허락한 적이 없다.”
짐짓 근엄한 목소리로 둘을 향해 말하는 태율을 보고 설화와 요랑이 눈을 마주쳤다.
“풉!”
그리고 그들은 동시에 초승달처럼 눈을 휘며 웃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당황한 것은 태율이었다.
‘귀여워라. 어려도 이 나라의 황자라 이거지?’
---pp. 84~85

“어떤 소년이었기에…….”
설화는 목을 한번 가다듬고는 은근한 눈초리로 함을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입술 앞으로 두 손을 모아 소곤거리듯 슬그머니 분홍빛 고운 입술을 떼었다.
“이때다 싶으면 묶었던 바짓단 푸는 소년, 그런 반전이 있는 소년이었습니다.”
“쿨럭! …… 예?”
순간 너무나 생뚱맞은 설화의 말에 함의 짙은 눈썹이 꿈틀거렸다.
‘어허!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인고? 때가 되면 바짓단을 푼다니…….’
(p. 92)

“허허, 아니……. 이제 겨우 열서너 살 되었는데, 허! 그 황자 남자네, 남자여. 상남자!”
부채를 손으로 탁 내리치는 함이 설화의 말을 혼자 곡해하고는 아직 한 번도 보지 못한 태율을 감탄에 마지않은 어조로 칭찬했다.
‘그래그래, 남자는 실행력이지! 암!’
산신은 어린 태율보다 뒤쳐지면 안 되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다졌다. 그의 눈은 저 멀리 산 너머 실을 잇고 있는 월하를 앙큼하게 그리워하고 있었다.
---p. 93

‘그러니 어서 와. 제발…… 빨리 와, 내 곁으로.’
아무리 생각하고 생각해도 바래지 않는 설화의 얼굴이 눈앞에 아른거렸다. 기억이라는 것도 아련해지기 마련인데, 어찌 그녀는 눈에서도 기억에서도 바래지지 않는 것인지. 그 뽀얀 웃음과 순한 눈망울, 보드라운 입술 하나하나 모두 어제 일처럼 선명했다. 그랬기에 태율의 마음은 더욱 아팠다. 묵직한 방망이가 그의 심장을 두드리는 듯 통증이 느껴졌다. 그의 마음은 점점 멍들어갔다. 그녀가 곁에 올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하고, 그녀를 위한 터를 준비하면서도 애타게 그리운 마음에 가슴은 무너졌다. 어린 사내의 가슴에 깊이 박혀버린 풋풋한 연정은 어느새 가시가 되어 그를 찔러오고 있었다.
‘어서 와, 설화. 나 이렇게 기다리고 있어……. 조금만 더 기다릴게. 조금 더.’
---p. 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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