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살 아래 어린이들만 살려주고 모두 싹쓸어 없애버릴까?'
하느님은 그러나 고개를 저었습니다.
'그렇담 열 한 살, 열 두 살, 열 세 살짜리는 너무 억울하지 않겠냐? 그럼 열 다섯 살까지로 정할까? 하지만 열 여섯살이 또 있고, 스무살까지 하면 또 그 위에 스물 한살이 억울하고......'
결국 어린 아이들만 살려 주는 것도 공평하지 못할 것 같았습니다.
'.......그럼 산동네 달동네, 노동자 농민들만 살려 줄까?'
하지만 노동자, 농민, 어민만 착하고 다른 사람들은 모두 나쁘다고 할 수도 없는 일이었습니다.
이날 밤 하느님은 온갖 궁리를 짜내느라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 pp.131-132
과천댁 할머니가 콧물을 쓱 닦으면서 예수님을 쳐다보며 물었습니다. 예수님은 과천댁 할머니의 작은 어깨를 따뜻하게 감싸드리면서,
"그렇게 하세요. 저희도 할머니가 참 맘에 든답니다"
과천댁 할머니는 한 번 더 코를 쓱 닦았습니다.
---p75
강물은 깨끗하고, 그래서 온갖 물고기가 함게 살고, 새들이 지저귀고, 꽃이 피어나고, 하늘이 푸르고, 공기가 깨끗한 그런 세상은 결코 산만큼 쌓아 놓은 돈으로도 살 수 없습니다. 돈으로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다는 것은 거짓말입니다. 오히려 돈 때문에 우리는 싸우고 미치고 악마가 되어가고 있을 뿐입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가난하게 살아라고 가르쳐 주신 까닭은 이 때문입니다.
--- 머리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