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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여사는 킬러

ON 시리즈-07이동
리뷰 총점9.7 리뷰 18건 | 판매지수 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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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1월 27일
쪽수, 무게, 크기 380쪽 | 460g | 138*203*30mm
ISBN13 9791157403530
ISBN10 1157403530

카드 뉴스로 보는 책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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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은옥 / 박태상 / 오신자 / 이성란 / 이옥순 / 이순영 / 최준기 / 김진아 / 나한철/ 김상호 / 홍미숙 / 박현석 / 심은옥 / 김진섭 / 이성란 / 최준기 / 박태상 / 심은옥 / 이성란 / 백영식 / 나한철 / 이성란 / 김진아

작가의 말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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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칼끝을 올려보세요. 아뇨, 팔을 조금 치켜들어서. 네, 네. 맞습니다.”
칼이 그의 눈을 사로잡았다. 나는 눈을 감았다. 농밀한 어둠 속에서 나는 검게 그은 커다란 짐승의 털을 슥슥 벗겨냈다. 그러자 발그스름한 살이 드러났고 누릿한 피비린내가 코끝에 닿았다, 이내 사라졌다. 칼날이 고기를 자르고 밀어내고 또다시 새로운 고기 틈으로 파고들었다. 박자와 장단을 넣어 칼날을 휘두르다 보니 제법 신이 났다. 늘 혼자 해온 일에 감탄할 준비가 되어 있는 관객이 있다고 생각하자 묘한 쾌감이 들었다.
“됐습니다. 그만 앉으셔도 좋습니다.”
박태상의 목소리에 눈을 떴다. 다시 낯선 사무실이었다. 나는 땀이 촉촉이 밴 칼을 쇼핑백에 담았다. 그제야 조금 전 오방난장이 조금 부끄러워졌다.
--- pp.17~18

“어떻게 하면 사람을 죽이지?”
한쪽 안구가 쏟아져 나올 듯한 사내아이에게 물었다.
“이모가 가르쳐줬잖아. 젓가락으로 놈의 눈을 찔러. 어설프게 찔렀다간 죽도 밥도 안 되는 거야. 더 들어갈 수 없을 때까지 힘을 주어 깊이 후벼 파. 알았니? 이 혹 덩어리야.”
이모의 목소리를 흉내 내던 두 아이가 동시에 까르르, 웃음을 터뜨렸다. 아이들의 충고가 옳았다. 그를 부르려면 무엇이든 죽여야 했다.
--- p.146

“나는 심여사를 믿지 않아.”
뜻밖의 말이었다. 매출의 일등 공신인 심여사를 믿지 않는다니. 내가 모르는 새 두 사람 사이에 어떤 갈등이 생긴 걸까.
“지난 내 생일날 기억하지? 갑자기 경찰이 들이닥쳤던 때.”
“기억하죠. 그 일 때문에 우리 모두 몇 번이나 경찰서를 들락거렸는데요. 참 별일이죠?”
박태상의 눈꺼풀이 가볍게 떨리고 있었다.
“그날, 경찰이 아니었다면 나는 죽었을지 몰라. 심여사의 손에 말야.”
--- p.171

지금 내 핸드백 속에는 38구경 리볼버 한 자루가 들어 있다. 빠르고 정확한데다 킬러다운 멋을 내기에도 칼보다 나았다.
--- p.350

엉덩이를 뒤로 빼며 애원을 해봤지만 나무덩굴처럼 단단하게 손목을 감싼 준기의 손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마침내 그가 닫힌 방문을 열었다. 그 순간, 나는 직감했다. 권총을 써야 할 때가 왔다는걸.
--- p.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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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여사는 어떻게 킬러가 되었나

심은옥은 13년 동안 칼질을 했다. 남편과 함께라지만 거의 혼자서 정육점을 운영했다. 잘생긴 만큼 인물값을 하던 남편은 늙어 추레해지더니 당뇨로 눈이 멀었다. 어느 날 술을 마시고 차를 몰고 나가 호프집을 들이받고 즉사했다. 자살로 판명되어 보험금도 받지 못했다. 정육점을 정리해 호프집 변상을 하고 나니, 방 두 개짜리 임대 아파트만 가족에게 남았다. 슬플 짬도 없다. 등록금이 없어 입학하자마자 군대에 간 아들 진섭이와, 아빠의 죽음 이후 공부에 미친 고등학생 딸 진아와 함께 먹고살아야 한다. 심여사는 마트 정육 코너의 파트타임 직원으로 일했지만 그나마 사장이 도박으로 구속되어 일을 그만둘 수밖에 없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 구인정보지를 살핀다. 나이 제한에 걸리거나 거리가 너무 멀거나 보수가 너무 적다. 그러다 눈에 들어온 문구. ‘40세 이상 주부사원 모집, 월 300보장, 비밀유지상여금 500% 지급, 스마일’ 중졸에 경력이라곤 정육점 운영뿐인 심은옥은 동앗줄이라도 잡는 심정으로 스마일에 간다. 그러나 알고 보니 그곳은 흥신소였고, 정육점 경력에 눈을 빛낸 사장 박태상은 난데없이 칼을 쥐어달라고 한다.

나는 눈을 감았다. 농밀한 어둠 속에서 나는 검게 그은 커다란 짐승의 털을 슥슥 벗겨냈다. 그러자 발그스름한 살이 드러났고 누릿한 피비린내가 코끝에 닿았다, 이내 사라졌다. 칼날이 고기를 자르고 밀어내고 또다시 새로운 고기 틈으로 파고들었다. 박자와 장단을 넣어 칼날을 휘두르다 보니 제법 신이 났다. 늘 혼자 해온 일에 감탄할 준비가 되어 있는 관객이 있다고 생각하자 묘한 쾌감이 들었다.

“단도직입적으로 제안하겠습니다. 킬러가 되어주세요.”

심은옥은 쉰한 살 아줌마다. 평생 고기를 해체해왔지만 그건 죽은 동물이지, 산 사람을 죽이는 킬러가 되기에는 간담도 작다. 자신은 킬러 감이 아니라며 도망치려는 그녀를 잡은 건 “누구나 죽이고 싶도록 미운 사람이 하나씩은 있지 않을까요? 심여사님이 결심만 하시면 억울한 사람들의 간절한 소망을 대신 이뤄줄 수 있습니다.”라는 허울 좋은 소리가 아니다. 박태상은 그녀의 눈앞에 금괴 하나를 꺼내든다. 죽어도 싼 놈을 죽이면, 일종의 청소를 해치우면 금괴 하나를 받을 수 있다. 7천만 원 상당의 일이었다.

7천만 원. 3년간 한 푼도 쓰지 않고 매일 열 시간 가까이 일해야 벌 수 있는 목돈이었다. 그 돈이면 월세를 내지 못해 한 달 후면 보증금이 바닥날 아파트를 구할 수 있다. 진섭이를 대학에 복학시키고 밀린 공과금과 세금을 치르고 진아에게 과외를 시킬 수도 있다. 죄책감을 앞세운 알량한 내 자존심만 아니라면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는 돈, 은혜로운 7천만 원이었다.

“살인자가 되는 거네요. 7천만 원 때문에.”
박태상이 웃었다. 그의 곁에 서 있던 청년도 덩달아 멋쩍게 웃었다. 그건 나를 향한 비웃음이 아니었다. 그들 역시 나와 같은 생각을 품고 있기에 쏟아낼 수밖에 없는 자조였다.
“여사님, 우리 살인자 대신 해결사라고 부르기로 하죠.”
웃기지 않은 농담이었지만 나는 그들을 따라 어줍게 웃어 보였다. 초록은 동색이니까.

죽이면 살 수 있다. 그러니 스마일흥신소에 출근할 수밖에.

요지경 속 스마일
요지경 속 행복
요지경 속 세상


스마일 흥신소 박 사장의 말처럼 심여사는 타고난 킬러의 모습을 보여준다. 수더분한 외모에 날렵한 칼솜씨, 불우한 가정환경을 필두로 살인을 맡기러 온 이들에게 족족 공감해가며 세상의 쓰레기들을 처리해가는 것이다. 이런 그녀 덕분에 스마일 흥신소는 업계 1위를 달성하고, 덕분에 경쟁업체인 행복기획의 견제를 받기 시작한다. 행복기획의 사장, 나한철은 어떻게 하면 스마일 흥신소의 신인 심여사를 거꾸러트릴까 고민하다가 그들이 과거의 한 지점에서 악연으로 엮여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나한철은 심여사에게 복수하기 위해 그녀가 가장 사랑하는 것을 건드리기로 마음먹는다. 바로 그의 아들, 김진섭이다.

『심여사는 킬러』는 심여사를 둘러싼 인물들의 이야기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펼쳐나간다. 횟집에서 일하다 천하 박색인 횟집 사장 딸의 눈에 들어 인생이 꼬인 스마일 흥신소 박태상 사장, 어머니를 찾아 서울로 올라왔다가 스마일 흥신소에 박혀 일하게 된 최준기, 최근 부쩍 늘어난 살인사건을 조사한다는 핑계로 스마일 흥신소에 위장 취업한 경찰의 아내 이성란, 젊은 시절 심은옥을 사랑했다가 거절당하고 평생 깡패 짓으로 먹고사는 행복기획 나한철 사장, 아버지의 노름빚에 팔린 후, 갖은 고생 끝에 미용사가 된 나한철의 아내 홍미숙, 영혼결혼을 주선하며 먹고 사는 홍미숙의 정부 한병팔과 그의 어리바리한 친구 김상호, 똘방똘방 공부 잘하고 눈치 빠른 심여사의 딸 김진아, 가장인 어머니를 돕고 싶어 하다가 얼결에 경쟁사에 취직하게 된 김진섭……. 음모에 휘말려 아들과 맞서게 된 심여사의 이야기를 큰 축으로, 각자의 목적과 욕망으로 사건을 벌여가는 주변 인물의 이야기가 때로는 숨 가쁘게, 때로는 짠하게, 때로는 코믹하게 펼쳐진다.

중년 여성 킬러라는 새로운 소재로 장르문학 세계에 등장했던 『심여사는 킬러』는 킬러라는 극단적인 소재를 가지고 우리 사회를 이리저리 절단해 보여준다. 어두운 곳에서 인간의 온갖 욕망을 처리하는 흥신소를 배경으로, 그 주변에 모인 바닥의 삶을 사는 인간 군상들과 윤리를 뛰어넘어 생존의 문제를 풍성한 어휘와 표현으로 풍자해내는 심여사의 모습은 현재에도 유효한 울림을 가지며, 유쾌하면서도 씁쓸하게 현대 사회의 파편을 확장하고 있다.

작가의 말

뻔한 킬러 이야기가 싫어 중년 여성을 주인공 삼아 쓴 작품이 『심여사는 킬러』였다. 어느덧 내 대표작이 되었고, 첫 영상화 판권 계약의 기쁨을 안겨주기도 했다. 그러고도 긴 시간이 흘러 심은옥은 어느 사이 내 안의 또 다른 자아로 자리 잡았다. 도무지 풀리지 않는 원고를 쓸 때, 결과가 뻔한 연재를 시작할 때, 청중이 드문 강연장에 들어설 때마다 심여사는 내게 잘 벼린 칼 한 자루를 건넸다. “고민한다고 뭐가 달라져? 이봐, 강 작가. 닥치는 대로 삽시다. 그게 늘 우리 방식이었잖아.” 친근하게 충고를 했다.

회원리뷰 (18건) 리뷰 총점9.7

혜택 및 유의사항?
심여사는 킬러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b******g | 2023.02.12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심여사는킬러 제목에서 예상되는 것은 여사님이시니 먼지 킬러, 먹방 킬러 등 코믹 요소가 숨겨져 있을 듯 했다. 표지 속 무심한 표정과 이중턱이 주는 보호색은 어디에서도 눈에 띄지 않을 듯 하여 붙여진 별명인가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그녀는 정육점을 운영한 적이 있어서 칼을 잡는 건 맞다. 백수에 가깝던 남편이 자살로 죽고 남긴 빚을 청산하면서 온갖 잡탕같은 불행;
리뷰제목

#심여사는킬러 제목에서 예상되는 것은 여사님이시니 먼지 킬러, 먹방 킬러 등 코믹 요소가 숨겨져 있을 듯 했다. 표지 속 무심한 표정과 이중턱이 주는 보호색은 어디에서도 눈에 띄지 않을 듯 하여 붙여진 별명인가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그녀는 정육점을 운영한 적이 있어서 칼을 잡는 건 맞다. 백수에 가깝던 남편이 자살로 죽고 남긴 빚을 청산하면서 온갖 잡탕같은 불행 소스를 다 맞이한다. 그리고 마트 정육점 근무 중에 사장이 도박으로 경찰에 잡혀가면서 실직한다. 바로 이때, 운명적으로 '스마일 흥신소' 구인 광고를 본다. 달랑 두 줄 적힌 이력서를 들고 사무실에 들어섰을 때 사장 박태상는 #킬러 직업을 권한다. 전직 킬러였던 박태상와 심여사의 첫만남이다. 무림 고수는 눈빛만으로 고수의 싹을 알아보는 듯 그려지는 첫 장면이다.


#살인자의쇼핑목록 이야기를 쓴 #강지영 작가의 옛 작품이 개정판으로 출간된 것이다. #심여사 등장으로 코믹 일관일 것 같았는데 굳이 장르를 분류해보자면 심여사는 아침드라마, 박태상과 나한철은 홍콩 느와르, 진아와 진섭은 '엄마없는 하늘 아래' 같은 심파극, 이성란과 최준기는 추석 명절에 개봉할 것 같은 코믹영화이다. 등장인물마다 갖고 있는 캐릭터가 분명하고 한데 섞어 있다. 과거사를 이야기할 때 약간 억지스러운 부분이 현재 장면과 만나면서 허무하게 웃기는 요소로 박혀서 심드렁한 심여사 표정과 잘 어울린다.


재미있고 워낙 빠르게 읽어서 추천 코드로 무엇을 넣을까 고민했다. #심심할때 #무료한기분 #재미있는소설 #킬러 #아줌마킬러 #무림고수 #정육점킬러 #생활형킬러 등 다양한 킬러의 삶이 그려졌다. 아마 김장 담그고 곰국 끓이는 킬러 캐릭터가 있을까 싶다. 그렇다고 심여사가 사람을 아무나 푹푹 찔러대고 죽이면서 으스대거나 전형적인 조폭 다툼의 행동대장 형은 물론 아니다. 엄청 인간적인 어머니이면서 인심 넘치는 동네 아줌마에서 수더분한 이모 같은 캐릭터에 직업이 이 바닥 1인자 킬러이다.


심각한 일에 치이고 마음이 힘들 때, #심여사 인생사를 들여다보고 #킬러 사연을 들어보면 잠시 시름을 잊을 수 있다. 오랜만에 아주 재미있는 소설 한 편, 맛깔나는 소설을 읽었다.


■ 솜씨 좋은 칼이 드나든 시체가 도처에서 발견됐다. -90쪽


■ 비릿한 것이 심은옥이 사온 재첩 냄새인지, 심은옥의 손에 묻었던 피 비린내인지, 남편을 수십 년 동안 놀고먹게 한, 물에 빠진 제웅 냄새인지 알 수 없었다. -130-131쪽


■ 내가 딸이었다면 엄마의 미모를 물려받았을지 모르지만 안타깝게도 나는 한때 불같이 사랑을 하고 물같이 흘러가버렸다는 아버지를 닮아 보잘것없는 얼굴에 발바리처럼 짧은 다리를 가졌다. 유전이란 지금 내 앞에서 몸을 웅크리고 앉아 손톱을 깎고 있는 저 청년에게도 해당될터다. 그 역시 자신의 어머니에게서 웃는 입매만을 물려받지는 않았으리란 생각이 들었다. 사나이 최준기, 진짜 좆 됐다. -179쪽


■ 내 추측이 맞는지 궁금하구나. 우선 이름으로 봐서는 수열과 순열은 형제일 거야. 어쩌면 쌍둥이일 수도 있겠지. 둘 중 하나는 공부도 일등, 운동도 잘하는 먼치킨인 데다 학교에서 여학생들에게 인기도 장난 아닐 거고, ..........-194쪽


■ 그 사이 나는 네 건의 촉탁 살인을 해결했다. 순정을 다한 애인을 버리고 장가간 남자의 목을 땄고, 한 가족을 파산으로 몰고 가 결국 자살하게 만든 다단계 업체 사장의 배를 갈랐다. 무혐의로 풀려난 성폭행범도, 악덕 사채업자도 맥없이 내 손에 죽어나갔다.- 308쪽



이야기를 읽다보면 #킬러 세계 입문서인가 싶을만큼 독백처럼 심오하게 이야기하는 부분도 있지만 그마저도 밑밥으로 깔아놓은 홍콩영화 #첩혈쌍웅 때문에 그 뉘앙스로 읽힌다. 심오한 책에 질렸다면 꼭, 한 번 읽어보길.

◆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바탕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http://www.instagram.com/p/Coh1GejJbli/?igshid=YmMyMTA2M2Y=
http://m.blog.naver.com/bbmaning/2230129548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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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서평]심여사는 킬러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왕*이 | 2023.02.08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쉰 한살의 칼잡이 심은옥여사. 과부고 두아이의 엄마이고 실업자다. 당뇨병을 앓다가 차를 몰고 치킨집으로 돌진하여 자살한 남편과 정육점을 했었다. 그 때 배운 칼솜씨로 정육점에 취직했으나 쥔여자가 도박하다가 잡혀가면서 그나마도 못해먹게 생겼다.     생활정보지를 보고 찾아간 '스마일 흥신소'. 흥신소라는 곳이 떳떳치 못한 일들을 처리하는 곳이라고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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쉰 한살의 칼잡이 심은옥여사. 과부고 두아이의 엄마이고 실업자다.

당뇨병을 앓다가 차를 몰고 치킨집으로 돌진하여 자살한 남편과 정육점을

했었다. 그 때 배운 칼솜씨로 정육점에 취직했으나 쥔여자가 도박하다가 잡혀가면서

그나마도 못해먹게 생겼다.

 

 

생활정보지를 보고 찾아간 '스마일 흥신소'. 흥신소라는 곳이 떳떳치 못한 일들을 처리하는

곳이라고 생각은 했지만 '킬러'라니. 물론 심여사는 동물의 살을 잘 발라내는 칼잡이이긴

하지만 사람은 잡을 생각이 없다. 하지만 사장이라는 박태상은 7천만원이 되는 금괴를

주겠다는 제안을 했다. 밀린 공과금이며 월세까지 해결할 수 있고 제대후 복학을 앞둔

아들의 등록금까지 해결이 될만한 돈이다. 그래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막판인생인데

뭐를 두려워하랴. 그렇게 심여사는 '스마일 흥신소'에 '킬러'가 됐다.

 

 

박태상의 모토는 '죽일놈(년)들만 죽인다'였다. 그나마 다행이다. 살다보면 '귀신은 뭐하나

저런거 안잡아가고'하는 인간이 꼭 있기 마련이다. 귀신대신 내가 해결하고 돈좀 벌겠다는데.

그렇게 시작된 '킬러' 심여사는 전직 킬러였던 박태상에게 '잘 죽이는 법'을 전수받고

찜질방을 운영하는 여자를 죽이는 것부터 시작했다. 얼치기 무당, 강간범에 선한사람들 돈을

착취한 놈들까지 슬슬 경력을 쌓아갔다.

 

 

'스마일 흥신소'의 박태상은 횟집 칼잡이였다. 돈많은 횟집 사장의 외동딸과 연애하다가

돈보고 붙었다는 오해를 받고 죽음에 이르렀다. 외동딸의 사주로 죽은 인간이 되어

킬러로 살아온 남자다. 어느 날 의뢰자가 부탁한 남자를 죽였고 죽인 남자가 의뢰자의

아버지라는 사실을 알고 '킬러'생활을 접었다. 그리고 흥신소 사장으로 자신의 일을 대신할

'킬러'를 고용한 것이다. 심여사가 바로 그 '킬러'다.

 

 

미군부대근처에서 혼혈아로 태어난 엄마를 둔 준기, 엄마가 하는 하숙집에서 연탄을 갈던

김상호, 직원을 구한다는 전단을 보고 '스마일 흥신소'의 새로운 직원이 된 이성란,

'스마일 흥신소'의 경쟁사인 '해피 흥신소'의 나한철, 그의 아내인 미용사 홍미숙등..

등장인물들의 삶은 참 흥미롭다. 그들의 공통점은 '살인'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세상에는 죽여야 마땅할 사람들이 널렸고 그런 인간들을 청소하는 일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더구나 돈까지 따라오니 마다할 이유가 없다.

 

'킬러'와 피가 난무하는 소설이라 끔찍할 것 같은데 의외로 발랄하다.

누군가는 삶의 막다른 길에 몰리게 되고 어쩔 수 없이 원하지 않는 길을 선택하기도 한다.

심여사도 그랬고 박태상도 나현철도 그랬다.

이 소설은 옴니버스 형태로 각 블럭마다 주인공이 등장하고 왜 그렇게밖에 살지 못했는지

우여곡절의 이야기가 펼쳐있다. 그래서 돌을 던질 수 없다.

때로 나도 심여사처럼 '킬러'가 되어 죽여 마땅한 인물들을 없애고 싶기 때문이다.

작가가 자신의 전성기작품이라고 꼽았는데 정말 완벽한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옴니버스 형태로 잘 버무린 솜씨가 작가가 담근 김장과 양파청이나 매실처럼 잘 곰삭았다.

나이가 들면 작가의 말처럼 삭은 음식들이 그리워진다. 심여사처럼 곰삭은 인생을 사는

사람들에게 바치는 응원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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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허 없는 의사 심여사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2*****n | 2023.02.17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평생 정육점에서 고기를 썰며 삶을 꾸려나갔던 성실한 어머니였던 그녀였지만, 남편의 사고로인해 빛이 생겨 이젠 자식들을 먹여 살릴 생각에돈이 간절했던 그때, 심은옥 눈앞에 보인공고하나!인생은 어떤 찰나에 모든 것이 변할수 있다. 짐승을 다루던 칼로 죽을 만한 인간을 쳐단하는 킬러가 되는 심여사, 그녀가 만나고 부딪치고 만나는 인물들의 서사들이 흥미롭게 이어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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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정육점에서 고기를 썰며 삶을 꾸려나갔던 성실한 어머니였던 그녀였지만, 남편의 사고로인해 빛이 생겨 이젠 자식들을 먹여 살릴 생각에돈이 간절했던 그때, 심은옥 눈앞에 보인공고하나!
인생은 어떤 찰나에 모든 것이 변할수 있다. 짐승을 다루던 칼로 죽을 만한 인간을 쳐단하는 킬러가 되는 심여사, 그녀가 만나고 부딪치고 만나는 인물들의 서사들이 흥미롭게 이어져간다. 때론 잔인하지만 현실같은 이야기들이 가슴을 저리게 하지만 절대로 현실에서 일어나서는 안되는 이야기들을 조금은 코믹하게 풀어둔 옴니버스소설로써 스릴러있게 잘 쓰여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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