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그룹의 역사는 대부분 반세기가 넘으며, 이들은 1960년대 이후 세계 최빈국이었던 한국이 선진국 반열에 오르는 격동의 성장 시기를 함께해왔다. 한국경제의 기틀을 닦은 이병철, 정주영, 이건희, 신격호 등 1·2세대 기업인들의 시대가 저물었다. 한국경제의 고도 성장기 ‘한강의 기적’을 선두에서 이끌고 산업계의 기틀을 닦은 재계 1·2세대가 퇴장하고 3·4세대 기업인들이 이어받으면서 변화될 기업 경영 방식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과거 문어발 확장, 정경유착 등 비판의 단골 소재였던 한국 대기업의 경영 방식에 대해 부정적 인식이 높았다면, 현재는 발 빠른 의사결정과 디지털 전환 성공 등이 주목받고 있다. 지금 시점에서 K-경영에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소위 한국형 기업 성장 방식인 K-경영이다. (…) 과거에는 혁신과 모방이 따로 있었다. 빨리하면 혁신, 늦게 하면 모방이다. 결국 먼저 하는 싸움이 기업가정신에서 중요했다. 그러나 이제는 모방과 혁신의 정의가 달라져야 한다. 시대를 앞서가는 전환적 기업가는 꿈을 따라간다. 최근에는 기업 경영에서 ‘꿈’이란 단어가 사라진 것처럼 보인다. 기업가는 꿈과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앞으로 대한민국의 기업들이 꿈과 비전을 어떻게 제시하고 실행해 나갈 것인지 주목된다. 이 책 『대한민국을 선진국으로 이끈 K-경영』에서 톱10의 대기업 분석을 통해 K-경영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살펴봄으로써, 글로벌시장에서 더욱 고군분투할 우리의 기업을 응원하고자 한다.
---「프롤로그」중에서
삼성전자가 가전제품 회사에서 컴퓨터회사로 전환할 때, 삼성전자의 업의 본질은 건어물 장사에서 생선 장사로 바뀐다. 컴퓨터는 싱싱한 생물일 때 가치가 있고, 시간이 지나면 기능의 진부화가 빠르고 재고는 곧 비용으로 남는다. 시간이 지날수록 생선이 부패하는 것처럼 컴퓨터 재고는 곧 가치급락과 기업비용으로 이어진다. 이 업의 본질이 삼성전자가 반도체 회사로 도약하도록 이끌었다. 업의 본질에 대한 이러한 정의가 오늘날 세계적인 삼성전자의 마케팅 경쟁력을 만들었다. 기업이 비즈니스 모델을 바꾸게 되면 사명을 ‘Hit Refresh(새로 고침을 눌러라)’ 해야 한다. 세상의 변화에 따라 업을 업데이트하는 것이다. 피터 드러커는 미션을 한 번씩 0점에 놓고 업의 본질의 변화를 고민해보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전환기일수록 고객과 사회의 요구가 달라지기 때문이다.삼성전자는 업의 본질을 ‘새로 고침’ 함으로써 새로운 재전성기를 누려가고 있다. 또한, 업은 기업의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도록 도와준다. 업의 정의와 사명이 명확할수록 자원은 효율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 반도체는 스피드, 종합상사는 정보, 유통과 호텔은 입지를 특징으로 한다. 업의 본질에 따라, 이 업을 수행하는 직원들의 행동기준도 명확해질뿐더러 경영의 근원인 돈과 자원도 업의 본질에 집중할 수 있다.
--- p.40∼41
개인과 기업이 모두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한다면 ‘의식보다 방식을 먼저’ 고려하는 SK식 딥체인지가 필요하다. 구성원의 참여, 의식혁신은 요구하거나 강요한다고 해서 절로 생기지 않는다. 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 개인과 조직의 경쟁력이 한 방향으로 정렬될 때 자연스레 생겨난다. 차에서 멀미하지 않는 방법은 조수석이 아닌 운전석에 앉는 것이다. 운전석에서 멀미가 일지 않는 이유는 스스로 주도성을 갖고 운전하고, 거시적으로 전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구성원의 조직몰입도 마찬가지다. SK의 딥체인지(근본적 혁신)에서 배울 교훈은 사람의 의식을 강제로 바꾸려 하기보다 환경조성, 체질 개선을 먼저 이루려고 하는 점이다. 의식개혁은 밖으로부터의 압력이 낮아지면 동력이 떨어진다. 딥체인지식 체질 개선과 환경조성은 외부 압력과 상관없이 자체동력으로 혁신을 계속한다. 조직을 혁신하고 싶다면 구성원에의 의식혁신 요구 못지않게 그를 위한 환경, 일하는 방식의 혁신이 필요하다. 빨리 변하는 것보다는 깊이 체질화하는 것이, 먼저 도착하는 것보다는 오래 지속 가능한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구성원을 참여시키고participate, 진보하게 하고progress, 미래에 대한 관점perspective을 갖도록 준비시키라.
--- p.78∼79
네이버는 글로벌 Z세대를 공략하기 위한 삼각편대를 갖추고 있다. K-팝 등 엔터테인먼트 커뮤니티와 제페토 플랫폼, 왈라팝 등 중고거래 리셀 플랫폼, 그리고 네이버웹툰과 왓패드 등의 웹소설 플랫폼이 그것이다. 이들 플랫폼 사용자는 모두 Z세대가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국가를 넘어 글로벌 Z세대가 공히 열광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네이버와 하이브는 각자의 팬십 커뮤니티를 통합해 새로운 글로벌 팬커뮤니티 플랫폼을 만들 계획인데, 브이라이브의 24세 미만 사용자 비율이 84%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10대가 글로벌 메타버스인 제페토 이용 가입자의 80%에 이른다. 콘텐츠 플랫폼인 웹툰과 웹소설 사용자들 대다수도 Z세대다. 현재 네이버웹툰의 70%, 네이버가 최근 인수한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 사용자의 80%가 Z세대다. 중고거래 리셀 플랫폼들은 Z세대가 선호하는 쇼핑 플랫폼으로서, 개성, 친환경, 가성비 등을 중시하는 Z세대가 중고거래 시장의 마니아 고객층을 형성하고 있다.
--- p.138∼139
물론 그만큼 쿠팡이 끼치는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논란의 중심에 서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사회적 비난이 이어지는 상황은 결과적으로 쿠팡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다. 특히 ESG 평가의 평판 이슈 역할이 커짐에 따라, 사회적 논란의 중심에 서는 것은 굉장히 부담될 수밖에 없다. 쿠팡의 ESG경영에 있어 S경영에 대한 보안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결과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을 것이다. 기업에 대한 평가는 외적인 수익성뿐만 아니라 내적인 인적자원 확보에도 영향을 끼친다. 요즘 구직자들은 단순히 연봉이나 복지를 보고 기업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 대신 기업의 철학이나 경영 마인드가 본인의 가치관과 잘 맞는지도 고려해 기업에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과거와 달리 HR이 단순히 인재영입을 의미한다기보다는, CEO와 경영인이 기업의 비전을 제시하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협업하는 인재의 영입을 뜻하게 되었다. 기업의 선호도와 매력이 올라갈수록 기업 내부 직원의 기업에 대한 우호적 평가와 정체성 형성뿐만 아니라, 우수 인재 유인의 수단성 또한 증가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쿠팡 역시 고용주 브랜딩Employer Branding에 집중해 기업 선호도와 매력도를 향상하기 위해 지속적인 기업 이미지 관리에 대한 노력이 좀 더 요구된다고 하겠다. 강한승 대표의 법적 리더십과 김범석 의장의 글로벌 비전을 통해 쿠팡이 논란이 되는 문제들을 극복하고 한국 이커머스 시장의 최종 승자가 될 수 있을지, 향후 쿠팡의 미래가 주목된다.
--- p.181∼182
10개 대표 기업들의 스토리를 종합해보면, K-기업가들은 공통적으로 다음 세 가지 특성을 공유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첫째, ‘세계 최고’를 꿈꾸는 드리머Dreamer다. 국내 1위에 전혀 만족하지 않고 세계 최고가 되기 위한 지속적인 열정과 결단을 보여준다. 둘째, 지속적인 피벗팅을 하면서 동시에 칭기스칸 군대를 연상할 정도로 무지무지한 속도로 선두를 따라잡는 최강의 추격자Fast Follower다. 마지막으로, 인재 유치와 육성에 엄청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지역사회와 커뮤니티 번영에 지속적으로 투자하는 기부자Giver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에필로그」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