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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은 어떻게 소설이 되는가

고향은 어떻게 소설이 되는가

모옌 에세이집-상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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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12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68쪽 | 146*206*20mm
ISBN13 9791156626183
ISBN10 1156626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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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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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의 체험, 고향의 풍경, 고향의 전설 등은 어떤 작가라도 모두 벗어나기 어려운 꿈나라이지만, 이 꿈나라를 소설로 바꾸려면 필연적으로 이 꿈나라에 사상을 부여해야 한다. 이 사상적 수준의 높낮이가 당신이 도달할 수 있는 높이를 결정한다. 여기에는 진보와 낙후의 구분이 없다. 단지 깊고 얕은 차이만 있다. 고향을 뛰어넘기는 무엇보다 먼저 사상적으로 뛰어넘기를 해야 하며, 혹자는 철학적 초월이라고 말한다. 이 철학이란 신비한 빛발이 어느 운 좋은 머리 위를 비출지 모르지만, 운 좋은 머리가 되기 위하여 나와 나의 동료들이 똑같은 노력을 들여 기도하고 또 기대하고 있다.
---「고향을 뛰어넘자」중에서

왜 이러한 역사를 쓰고 전쟁을 쓴 소설이 그렇게 큰 반향을 일으켰는가? 나는 이 작품이 당시 중국 사람의 공통적인 심리상태를 딱 맞추어 표현한 데 있다고 여긴다. 개인의 자유가 오랫동안 억압을 받은 뒤에 『붉은 수수 가족』이 대담하게 생각하고 대담하게 말하고 대담하게 개성해방의 정신을 퍼뜨렸다. 하지만 나는 당시에 이 창작의 사회적 의미를 결코 의식하지 못하였고, 사람들에게 이런 것이 필요하다고도 생각하지 못하였다. 만약 요즘 『붉은 수수 가족』을 쓴다면, 몇 배는 더 ‘야’하게 써도 무슨 반향을 일으키지 못할 것이다. 요즘 독자가 안 읽어본 것도 있나? 그래서 사람마다 나름의 운명을 가진 것처럼 작품도 모두 나름의 운명을 갖는다. 『붉은 수수 가족』은 아주 좋은 운명을 가졌고 행운의 신이 비춰준 소설이다.
---「『붉은 수수 가족』의 운명」중에서

바닷속의 물고기는 나에게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하고 많고 많은 지난 일을 떠올리게 한다. 고등어 떼가 올 때는 늦은 겨울과 이른 봄 무렵이다. 어머니가 고등어가 싱싱한가 아닌가를 알려면 녀석들의 눈을 잘 봐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녀석들의 눈이 피가 스며든 것처럼 붉으면 싱싱한 것이고, 만약 눈이 붉지 않으면 싱싱하지 못하다는 말이다. 앞에서 말했듯이 우리는 한 해에 생선을 몇 차례 먹을 수 없었다. 매번 어머니가 생선을 다듬는 것을 구경할 때마다 어머니가 나에게 생선에 관한 지식을 알려주었다. 어머니가 말한 것도 자신의 어린 시절의 기억이다. 당시에는 생선이 아주 많았던 듯하다. 4월에 싱싱한 갈치가 시장에 나오면, 어머니가 말씀하셨다.
“너희 외할머니 집 대문 앞 큰 길거리는 전부 은백색이었지. 전부 생선이었어. 갈치가 얼마나 넓고 두툼한지, 솥단지에 넣고 지지면 지글지글 기름을 내뿜었지.”
---「부엌의 구경꾼」중에서

사람과 개가 관계를 맺은 역사는 매우 오래되었다. 사람이 동굴 속에서 불을 피워 추위를 덜고 따뜻함을 구하고 들짐승이 침습하지 못하게 위협을 가할 때, 개는 아마도 불더미를 에워싸고 크게 짖어대면서 사람을 잡아먹을 기회를 노리는 산짐승이었겠지? 반포半坡유적지로 상징되는 문명의 정도까지 사람이 진화하였을 때 개는 길들여진 나머지 불더미 앞에 엎드려서 불더미를 에워싼 산짐승에게 미친 듯이 짖어대는 집짐승이 되었다. 그리하여 사람의 적에서 사람의 조수로 바뀌었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이것이 개의 진화인지 퇴화인지, 개의 희극인지 비극인지는 모르겠다. 어쨌거나 대개 숲속에서도 호랑이, 표범, 곰, 사자같이 위풍을 부리던 들짐승들이 없어진 것처럼 퇴화한 것인지 아니면 문명적으로 된 것인지? 개가 아무튼 인류와 함께 숲에서 멀리 벗어나서 점차 격 있는 자리로 발을 들여놓았다.
---「개 이야기 세 편」중에서

전쟁이란 세찬 파도 속에서 인류의 정상적인 감정은 모두 대대적으로 왜곡되었다. 왜곡을 표현하는 것이 비교적 공리적이지 않은 전쟁문학의 중요한 임무이다. 전쟁은 인간성과 야만성의 유린이다. 전쟁은 인류의 영혼 깊은 곳에 감추어진 야만성을 날뛰도록 만들었다. 전쟁은 인류 발전사에서 최대의 잘못된 길이다. 전쟁문학이 이런 것들을 쓰지 않으면 또 무엇을 쓸 수 있겠는가? 전쟁문학은 인류의 영혼이 어떻게 궤도를 이탈하였는지를 써내서 바로잡도록 애써야 한다. 그것은 훈계가 되고 경고가 되어야 한다. 완벽한 인류는 자기 편끼리 서로 죽인 그들 조상에 대해 깊이 못마땅함을 느낄 수 있다. 그때가 되면 영웅과 반영웅이 모두 비극 속의 배역이 되고, 영웅과 반영웅이 모두 우수한 자손의 이해와 동정을 얻을 수 있다.
---「전쟁문학에 대한 이런 생각 저런 생각」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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