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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2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183쪽 | 242g | 124*198*20mm
ISBN13 9791192651064
ISBN10 11926510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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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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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랍을 뒤질 때마다 서로 다른 얼굴들이 손에 잡혀 오늘은 다정한 얼굴을 뒤집어쓰기로 해 서랍에 갇힌 얼굴들은 깊은 복도를 지나 서로의 밀실을 백 개쯤 두고 있어 밀실에는 끝없는 잠이 숲속으로 쏟아져 흰 눈처럼 소복이 쌓이는 잠을 밟고 걸어가면 나는 삼백 년 동안 밀린 빚을 갚는 마녀, 검은 얼굴을 감추고 웃다 보면 점점 하얗게 되어 가 온통 하얀 숲이 내 전생일지 모른다는 생각, 잠에서 깨어나지 않아도 된다면 며칠쯤 서랍 속에서 울음으로 양탄자를 만들래 오늘은 어제의 컴컴한 복도를 지나 다정한 얼굴이 나를 붙드네 미소가 나를 택하면 나는 죽은 사람의 머리를 내밀어 미소를 뒤집어쓰지 늑대와 악어 들을 문밖에 두고 오늘도 안녕? 오늘의 얼굴을 다시 갖다 놓을 때까지 당신도 안녕? 안녕이라는 새 언어를 배운 지 삼십 일 정도 되어 가
---「미소가 나를 택할 때」중에서

밤은 그러니까 동사다
깨다 일어나다 가다 보다 앉다 서다 눕다 울다 들이
뭉치고 엉키는 자리에
꿈틀대다 치대다 우물거리다 씹다 내뱉다 걷다 삼키다 들이
해변 위 파도처럼 넘나든다

운명이 우리를 내려다보며 우리의 일거수일투족을 기록하는
시간 장치 속에 들어가 있으면
밤은 죽은 듯 활개 치는 동사다

초침보다 더 빨리 어제 한 말을 후회하고
오늘 못다 한 말을 반성할 때
동사들이 쓸려오고 쓸려간다

가만히 있어도 밤이 우리를 움직인다
동사는 과거와 현재의 우리를 합한 말

숨을 내쉬면 네가 썰물처럼 쓸려가고
숨을 들이쉬면 내가 너를 해변에 심어 놓는다

우리는 밀려갔다 밀려왔다 밀었다 당겼다
그만큼의 거리를 유지하는 지구와 달처럼
우리 인력과 원심력을 밤에 슬피 쓰고 있다

쓴다, 라는 말은 내가 가장 아끼는 동사
너의 발자국과 나의 속눈썹도 모두 쓴다, 라는
말로 표현될 수 있지

우리는 파도의 심장을 달고
시간 속에서 서로를 철썩이다가
우리를 다 쓰기도 전에
파고를 서둘러 떠나는 심해 잠수정 같아

우리를 떠나 더 깊고 캄캄한 우리로 들어갈 준비를 하는
밤의 동사들 그것이 우리인 거지
---「크로노그래프(Chronograph)」중에서

눈을 감으면

죽은 이들이 모래사막을 끌고 왔다
발을 내디디면 발목이 사라져 사막에 갇혔다
손을 흔들자 검은 새들이 어디선가 솟아나
난민들이 모여드는 국경 쪽으로 사라져 갔다

사막이 바람 앞에 엎드려 목숨들을 묻을 때
사람들은 신의 목소리를 잊는 법을 배워
인공지능 제품에 스마트한 예의를 갖췄다

나에게 남은 건 지팡이 하나뿐
아직도 심장 속에는 펄떡이는 귀가 있는가

죽은 이들의 말 조각들이 얼굴에 부딪혔다
모래 속에서 그것들을 주워 올려 어루만졌다

집은 어디로 가나요
바람이 방향을 바꾸면 우리는 모두 묻히나요
질문에서 붉은 눈물이 솟아나 울음 기둥이 되었다

이름 없는 무덤들을 사생아로 낳은 바람아
나는 꿈인 듯 바보인 듯 마법 지팡이를 든 사람

무심한 구름은 사막 위에서 언제 비가 되는가
숨은 별은 암흑 속에서 언제 나침반이 되는가

속수무책과 오래 손잡은 회전초처럼

묵묵부답에 잡혀 기울어진 자세로

앞이 보이지 않는 모래폭풍 속
거친 숨소리 쪽으로 지팡이를 계속 휘둘렀다

집은 어느 방향인가요
거기에는 만년 전에 사라진 또 다른 신이 있나요
지친 눈동자의 사람들이 나를 향해 걸어올 때

지팡이를 더 크게 휘두르자

폭풍이 잦아들고 하얀 새 몇 마리 날아올라
마지막 아껴 두었던 말은 발목뼈로 만든 것
조각조각 모래와 섞여
새가 날아가는 방향으로 하얗게 튀어올라

눈을 뜨면
기적처럼

방황하던 발목이 돌아오고
단단한 눈물 기둥이 홀연

푸른빛 강줄기가 되어 우리 모두
검은 손을 씻으며 강가에 짐을 부릴 것 같았다
---「집의 방향-마녀일기 11」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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