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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12월 13일
쪽수, 무게, 크기 144쪽 | 260g | 148*210*20mm
ISBN13 9788939222137
ISBN10 893922213X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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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강형철
1955년 군산에서 태어났다. 숭실대 철학과, 동대학원에서 국문과 박사과정을 졸업했다. 1985년 『민중시』 2집에 「해망동 일기」 외 5편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해망동 일기』, 『야트막한 사랑』, 『도선장 불빛 아래 서 있다』, 평론집으로 『시인의 길 사람의 길』, 『발효의 시학』 등이 있다. 한국작가회의 상임이사와 문예진흥원(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사무총장을 역임했다. 현재 ‘5월시’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숭의여자대학교 문예창작과에서 시를 가르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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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

알츠하이머성 치매로 오락가락하는 老母
옛 기억이 되살아나시는지 밥 안치는 일을 자청하신다
손목 아래로 빚어지는 정겨운 리듬
썩썩 써스럭, 써-억 써억 썩
바가지가 요란해진다
쏟아지는 수돗물이 시원타며 손등이 웃고
어둑한 집 안의 오후가 환해진다

어머니 일흔아홉이니
쌀 씻어 밥 안치는 일은 칠십 년은 됐으리라
짚풀은 부지깽이로 아궁이에 넣어 지피고
한참 후엔 전기밥통에 쌀 씻어 안쳤으리라

식구들의 사발에 깨끼밥도 푸고
때로 고봉밥 꾹꾹 눌러 펐으리라
떨어지는 밥알은 손으로 주워드시면서

“엄니, 다시 시집가도 되겠네, 쌀 씻는 소리 들응게”
“야 좀 봐라, 못 허는 소리가 없네, 떼-엑!”
--- 본문 중에서

수면제

어떤 이는 나에게 효자라 말하고
어떻게 삼 년 동안 혼자 어머니를 모시냐고 궁금해하지만
나는 그런 말 들을 때마다 웃는다

여동생도 삼 년이나 모셨고
나는 이제 조금 모시고 살뿐이며
실은 내가 모시는 게 아니고
어머니에게 개인지도 받는다는 것
순간순간 온몸으로 깨우쳐주시는 가르침 받고 있는 것 모르기 때문이다
아니 우렁각시보다 더 요긴한
기막힌 처방전 하나 지니고 있는 것을 모르기 때문이다

육 년쯤 되는 알츠하이머성 치매는 기발한 행동은 줄였지만
이따금 한마디씩 깨우쳐주시는 재미가 있고
어머니의 놀라운 상상력에 내 션찮은 상상력은 늘 어리둥절한다

부축하며 걸어도 주간보호센터 선생님들이 있고
학교에서 돌아오실 시간엔
하이코 우리 어머니 오셨네 큰소리로 모시면 된다

저녁밥을 천천히 대화하며 나누어 먹고
일회용 팬티 바꾸어드린 뒤
치카치카 양치를 하면 하루가 끝나는 것

한발 한발 서서히 침대에 안내하고
아직 정신이 있는 어머니께 비장의 수면제를 드린다

오늘 하루도 잘 보냈네요 어머니 학교 갔다 오시고 밥도 먹고 야쿠르트로 입가심도 했고 약도 먹었네요 양치도 하고 팬티도 갈아입었으니 오늘은 다 끝났네요 어머니 고맙습니다 이제 편안히 주무세요 저는 제방으로 가서 이제 공부 좀 하려고요 어머니 정말 사랑해요

평생 장남 일에 안 된다는 말 한 번 안 하신 어머니
내가 교회고 절이라고 하셨던 어머니
공부해야 한다는 말엔 그 어떤 것도 방해가 돼선 안 된다고 믿는 어머니

‘공부해야 돼요’라는 말은
그래서 가끔 힘들면 사용하는
우리 어머니 최고의 수면제
--- 본문 중에서

은적운(隱寂韻) 12

붕어들이 서로 꿀붙으려다 미끄러져 수초 옆을 지나는 소리
수염밖에 별 자랑 없는 메기란 놈 으스대는 소리
빠가사리란 놈 쓸데없이 폼 잡으며 허리 돌리는 소리
그것들 조용하게 굽어보며
언제 덥석 물 것인가 궁리하는 가물치 운산하는 소리
그 아래께
어리연꽃 발가락에 물든 황토물 씻기는 소리
하하 웃음 지며 허공에 발 뻗으며 자라란 놈 떠가는 소리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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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거운 실존의 비애를 사뿐히 보듬고 가는 농담도 있다. 그 밑에 잠긴 수심의 부력은 얼마나 될까? 그 팽팽한 침묵을 견디는 시, 「이슬비 이용법」, 「농사금지복」, 「출향」 같은 시들은 인디언 추장의 마지막 모습처럼 지워지지 않는다. 청자, 백자 같은 것에는 관심조차 없이, 신동엽처럼 장독 항아리, 투가리 미학을 감내하는, 시인의 느리고 투박하고 능청맞은 풍자와 해학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인간의 운명을 가득 채우고 있는 구차스런 일상들을 소리 없이 구원한다. 자의식 과잉과 명구(名句) 남발, 재능 낭비로 가득 찬 이즈막의 시적 현시욕에 이렇게 심하게 저항했던 사례가 있었을까 싶다. 시를 읽다 웃어본 것도 울어본 것도 얼마만인지.
김형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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