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말(言語)로 설명되지 않는 무엇을
몇 마디 말에 담아보려니 이렇게 말이 꼬일 수밖에.
그러나 어쩔 것인가?
말로 설명되지 않는 건너편 언덕이지만,
이 깊은 강을 건너기 위해서 우리가 탈 것 또한
‘말’이라는 뗏목밖에 없는 것을!
정성껏 뗏목을 타고 가다 보면 문득,
말이 사라지는 순간을 만나지 않겠는가?
가보자.--- 「본문 1장 소감」
공자께서 넘침과 모자람은 같은 것이라고 하셨다지만,
넘침보다 모자람이 낫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먹을 것이 넘쳐서 배불리 먹고 버리는 것은
먹을 것이 모자라 배고픈 것보다 훨씬 고약하다.
이쪽은 사람의 배를 괴롭힐 뿐이지만
저쪽은 사람의 얼을 썩게 만든다.
먹을 게 없어 굶는 것은 죄가 되지 않지만,
배불리 먹고 남은 음식을 버리는 것은,
하루에 사만 명이 굶어죽는 지구별에서,
저와 남을 함께 죽이는 범죄행위다.--- 「본문 9장 소감」
일이 복잡할수록,
눈은 깊고
손발은 무겁고
마음은 차분할 것.
일과 일 사이,
그 무거운 고요를 잃지 말 것.
말과 말 사이,
그 깊은 침묵을 사랑할 것.--- 「본문 26장 소감」
하늘이 무슨 일을 따로 하는가?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
덕분에 하늘 아래 모든 것이 태어나고 자라고 익어간다.
만일 하늘이 무엇을 따로 한다면?
세상은 순식간에 뒤죽박죽 엉망진창이 되겠지.
아무것도 따로 하지 않으니
내세워 뽐낼 것도 없고 고개 숙여 풀죽을 것도 없다.
그래서 하늘은 늘 저렇게 맑다.
결국, 사람이 하늘에서 왔으니 하늘을 닮으라는 얘기다.
왼손이 하는 착한 일을 오른손이 모르면 왼손도 모르는 거다.
그렇게 사는 사람이 하늘 닮은 사람이다.--- 「본문 51장 소감」
지금까지 말이 많았다.
그 가운데 한마디라도 겉치레로 꾸며서 한 말이 있던가?
그렇다면 내 말을 믿지 마라!
다만 나는 하늘의 길과 사람의 길을 말했을 따름인데,
본디 모든 길에 끝이 없는지라,
나를 관통하여 흐르는 말도 그칠 수가 없다.
그러므로 내 말은 여기서 멈추지만 그치는 게 아니다.
거듭 말하거니와 말로 된 도(道)는 도가 아니다.
말에 걸리지 말고 길을 걸어라.
가지 않는 길은 길이 아니요 살지 않는 삶은 삶이 아니다.
--- 「본문 81장 소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