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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음의 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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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2월 02일
쪽수, 무게, 크기 160쪽 | 240g | 128*205*9mm
ISBN13 9791130820125
ISBN10 113082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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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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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저 벚나무처럼 오지게 꽃을 피우고 싶다
손과 발 이마와 정수리에도 꽃을 달고 싶다
심장과 간 오장육부 어디든지 꽃 피우고 싶다
심지어 불안 우울 절망에도 꽃을 마구 달고
봄비 맞으면서 개울가에 당당히 선 나무처럼
나도 핏줄마다 뼛속 어디든 빈 곳 없이 피워
한나절이라도 벚나무처럼 환하게 서고 싶다

미치도록 꽃을 피우고도 올바르게 선 벚나무
환장하게 달고서도 한마디 말이 없는 나무
온몸이 부서질 듯 사지(四肢) 찢어질 듯이
보석 또는 먼지 하나 남기지 않고 수류탄처럼
제 안의 모든 것을 밖으로 던져버린 나무
나도 저렇게 하늘과 땅에 섰다가 가고 싶다
한나절이 아니라도 잠깐의 들숨과 날숨 사이,

개나리 진달래 목련 아니면 민들레 냉이꽃
논두렁 밭두렁이면 어떻고 외딴집이면 어떠랴
아무도 찾지 않는 암자 뒤뜰이래도 좋으니
제 꽃에 제 그림자도 맑게 빛나는 벚나무
그렇게 날 찾아오는 날이 오늘이면 좋겠다
아니 너도 이미 벚나무보다 많은 꽃을 달고
하늘과 마주친 천지를 맨발로 여행하는 중이다!
---「벚나무를 보면서」중에서

밖에서 들어오는 소리는 걸러야 했다
안에서 나오는 것도 달궈야 하지만
발바닥 밀고 올라오는 소리는
가지마다 꽃을 매달거나 잎사귀를
계절의 속도에 차근차근 걸었다

발바닥 뚫은 것은 곧바로 열매 맺었다
차갑지 않은 것은 발바닥으로 왔다
귀(耳)는 발바닥이 본적(本籍)이다
눈 코 입 그리고 모공들의
발자국 따라가면 발바닥에서 만났다

발바닥에서 올라오는 것은
앞뒤가 선명했다 형용사와 조사의
그림자 얼씬하지 못했다는 것은
거짓이 아니라 정직한 탓이다
장사치 전단지가 주소 옮길 수 없는,

나무들만이 그림자 두었다가
아침이면 햇빛에 설거지하는 곳이다
발바닥에서 올라오는 것은 반듯했다
밖에서 오는 것은 언제나 비릿한
냄새를 따라가면 안이비설신의,

연꽃도 바닥에 뿌리를 두었다
바닥에 도착한 것들은 나무를 키우고
햇빛을 통째로 물고 있었다
세상 돌아다니다가 지치면 눕는 바닥
내 허물어질 자리 언제나 비어 있는 고향.
---「발바닥으로 듣기」중에서

사자가 목을 물자 물소의 울음이 사자의
이빨에 물려 사자 핏속으로 섞여버렸다
발버둥 칠수록 물소의 설움 분노 억울함
물소의 살아온 내력과 살아갈 날의 시간
사자의 송곳니에 오도 가도 못 하다가
차라리 사자의 이빨을 타고 개울 건너
사자의 동족으로 걸어가고 있는 오후,

물소 목숨은 먹지 못하고 고기만 먹은
물소 추억과 사랑은 한 점 씹지 못하고
물소의 식은 뼈다귀만 물고 다니다가
하이에나가 나머지를 숲으로 달아나자
바람이 앞질러 엎어놓는 생토(生土)에
올바르게 싱싱해지는 줄기와 가지 끝
푸르른 하늘로 나무는 둥근 웃음 걸쳤고,

표범의 발톱에 남은 피를 햇빛은 말려도
날아오른 독수리가 폭력을 다시 펼치자
오히려 핏줄 선명하게 빛나는 바오밥나무
허기의 등불이 사자 오장육부에 켜지면
계곡 타고 솟아오르기 전에 고기를 물어야
꺼지는 불로,
나일강은 세상에서 긴 어둠으로 반짝인다.
---「울음의 기원」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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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승 시인의 시집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죽음 의식이다. 사자가 물소의 목을 물어도 “물소 추억과 사랑은 한 점 씹지 못”해 “물소 목숨은 먹지 못하고 고기만 먹은”(「울음의 기원」) 것에 불과하다고 했듯이, 시인에게 죽음은 안이비설신의(眼耳鼻舌身意)가 끊어지는 일 이상을 의미한다.

시인은 죽음을 두려워하거나 거부하지 않고 자연의 질서로 받아들인다. 삶이란 “김이 무럭무럭 나는 죽음/먹는”(「죽음을 자장면이라,」) 것이며, 바닥에 깔린 죽음이 “나무를 키우고/햇빛을 통째로 물고 있”(「발바닥으로 듣기」)다고 인식한다. 그렇기에 아침에 일어나 울타리와 뒤뜰과 산에 피어 있는 개나리며 홍매화며 진달래를 바라보면서 누군가 보낸 조화(弔花) 같다고 생각한다. “햇빛은 매일 문상할 것이고/소나무는 상주 노릇 할 것”(「유서 즐겁게 작성하기」)이기에 자신의 장례를 치르지 말고 화장해서 땅에 뿌려달라는 부탁도 한다.

김수영 시인은 『메멘토 모리』를 번역한 뒤 해설하면서 “그대는 흙이니라, 멀지 않아 그대는 흙으로 돌아갈 것이니라”는 『창세기』의 말이나 “삶의 한복판에서 우리들은 죽음에 둘러싸여 있다”라는 『찬미가』의 한 대목을 새기고 상주사심(常住死心)을 확립했다. “죽음도 닦으면 닦을수록 반짝이겠다”(「죽음의 발자국」)라는 강태승 시인의 노래 또한 지상의 우리를 나무처럼 세우고 빛나게 한다.
- 맹문재 (문학평론가·안양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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