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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 필 4

오스카 필 4

: 어둠의 동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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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12월 16일
쪽수, 무게, 크기 464쪽 | 700g | 153*224*30mm
ISBN13 9788973817245
ISBN10 8973817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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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뜻을 같이한다면 지금 바로 뉴클레오폴리스로 떠납시다.”
그들은 위더스 부인, 앨리스테어, 모린의 뒤를 따라갔다. 노부인은 자신이 누구보다 잘 아는 네 번째 우주를 활달하고 기민한 발걸음으로 누비고 다녔다. 그녀는 흡사 다시 젊어지기라도 한 것처럼 키 큰 나무에서 떨어지는 식물 더미들에 아랑곳하지 않고 날카로운 울음소리 속에서 눈을 감고 유유히 앞으로 나아갔다. 반면에 모스는 짜증을 내며 이리저리 펜던트를 휘둘러댔지만 그들을 에워싼 존재들의 정체를 알아내진 못했다.
옆에서 걸어가던 다른 메디쿠스가 모스의 궁금증을 풀어주었다.
“저건 구아닌이야.”
“구아닌이 뭔데요?”
“레티 쿨룸 숲에 사는 원숭이들이지. 그들이 이 숲을 지키는 거야. 구아닌은 메디쿠스를 좋아해. 그렇지 않다면 우리 머리통을 진작 박살냈을걸?”
공기는 점점 더 질식할 것처럼 무거워졌다. 숨을 한 번 들이마실 때마다 펄펄 끓는 물이 폐로 흘러 들어가는 기분이었다. 덥기도 더웠지만 미지의 식물들이 뿜어내는 지독한 악취도 고역이었다. 그래도 메디쿠스들은 여기저기 튀어나온 나무뿌리를 뛰어넘고, 이상한 열매가 달린 무거운 나뭇가지들을 밀어내고, 수풀에 가려 보이지 않던 구덩이들을 피하고, 도저히 통과할 수 없는 비탈길을 돌아서 앞으로 나아갔다. 드디어 나무들이 조금 듬성듬성해지고 볕이 점점 잘 들어오면서 숲을 다 통과한 것 같다는 희망이 움텄다.
모두들 위더스 부인 옆에 모여 하늘만 쳐다보았다. 아무런 말을 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레티 쿨룸을 통과한 사람들은 이 지점에 이르면 어김없이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숨이 턱 막혔으니까.
그들 앞에는 거대한 반투명 돔이 우뚝 솟아 있었다. 아무리 봐도 직경이 1킬로미터는 넘을 성싶은 돔이었다. 살아 숨 쉬는 무성하고 압도적인 숲이 돔을 화관처럼 에워싸고 있었다.
“제네티스의 제노돔이군.” 에이든이 얼이 빠져 중얼거렸다. --- pp.98~99

펜던트들과 접촉하자 벽면의 선이 에메랄드 빛으로 작열했다. 메디쿠스들이 선 땅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처음에는 분명 단단했던 벽이 중앙부를 향해 구부러지는 게 아닌가! 돔의 내부에 불투명한 유리 거품 같은 것이 서서히 형성되면서 메디쿠스들을 가두었다.
“펜던트를 선에서 떼면 안 돼요!” 위더스 부인이 명령했다.
이번에는 유리 구에 수직으로 선이 나타났다. 눈부신 빛과 함께 구는 그 선을 따라 두 쪽으로 쫙 갈라졌다. 모두들 눈을 감지 않을 수 없었다. 겨우 눈을 떠 보니 그들은 돔 안에 들어와 있었다. 벽은 처음과 같은 상태로 돌아왔고 구는 산산이 부서져 바람에 다 쓸려 가고 없었다.
메디쿠스들은 아무 말 없이 가만히 있었다.
그들 앞에는 어마어마한 탑들이 그 위용을 자랑하고 있었다. 인간이 지상에 세운 그 어떤 건축물보다 높은 탑들이었다. 높이뿐만 아니라 건축 양식도 압도적이었다. 각각의 탑은 구불구불한 기둥을 감싸는 나선을 이루고 있었다. 탑들은 두 개씩 짝을 이루고 있었는데 중간 높이에는 짝을 이루는 탑과 각각 연결되는 다리가 있었다. 각 쌍은 높이, 색상, 모양새가 매우 달랐고 번호가 매겨져 있었다. 그래도 한 쌍을 이루는 두 개의 탑은 완전히 똑같은 모양이었다.
아찔한 탑들 사이로 은색 비행선 수천 대가 빛나는 꼬리를 늘어뜨리며 날아다녔다. 메디쿠스들은 그 놀라운 광경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비디오 게임에 들어온 기분이군.” 샐리가 한마디 했다.
위더스 부인이 미소를 지으며 메디쿠스들을 돌아보았다.
“크로모솜 타워는 스물세 쌍, 그러니까 모두 마흔여섯 채가 있지. 지금까지 설계된 순환 네트워크 중에서 가장 완벽하고 위대한 것이란다. 뉴클레오폴리스에 온 것을 환영한다.” --- pp.101~102

그들은 네 개의 문이 모두 뚫리고 검은색과 붉은색의 군대가 뉴클레오폴리스로 진격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경악했다. 제노돔의 하늘마저 파톨로구스 특유의 색상으로 무장한 공군기들로 뒤덮였다. 벙커 안에서나 돔 아래 도처에서 사이렌이 귀 따갑게 울렸다. 하늘에 번쩍이는 점들이 나타났다. 인터류킨 알파와 베타가 대장의 부름을 받고 적들을 향해 돌진하는 중이었다.
유카리아는 서둘러 연단 한복판의 탁자로 달려갔다. 그녀가 손을 뻗자 빛나는 원과 그 중앙에서 뱅글뱅글 돌아가는 나선형의 타워가 나타났다.
“유카리아, 이래도 되는…….” 드미가 유카리아를 저지하려 했다.
“지금이야말로 크로마틴 플랜을 가동할 때 아닌가요? 파톨로구스들이 타워에 침입해서 모두 몰살당할 때까지 기다릴 거예요?”
유카리아는 양손을 뻗어 손바닥을 펴고 두 손을 원을 향해 점점 가까이 가져갔다. 손의 움직임에 따라 원이 줄어들었고 타워의 삼차원 상징도 거무스름한 공 안으로 오그라들었다. 바로 그 순간, 스크린으로 기막힌 광경이 펼쳐졌다. 뉴클레오폴리스 중앙부의 타워들이 갑자기 제멋대로 동요하며 서로 거리를 좁히기 시작했던 것이다. 고층 빌딩들이 서로 휘감기며 복잡하게 얽히고설켰다. 어느새 타워들은 아무도 뚫고 들어갈 수 없는 하나의 빽빽한 덩어리가 되어 있었다.
“아마 조금은 더 버틸 수 있을 거예요.” 유카리아가 한숨을 쉬었다.
스크린을 하염없이 바라보던 그녀는 옷자락 스치는 소리에 문득 정신을 차렸다. 위더스 부인이 케이프를 홱 두르며 나설 채비를 하고 있었다. 부인의 목소리에는 힘이 넘쳤다.
“이제 앨리스테어 말대로 하는 수밖에 없군요. 맞서서 싸워야 할 때가 왔습니다. 당신은 기드온 노블의 타워와 소중한 유전자들을 지키는 데 힘써주세요. 나머지는 우리가 맡겠습니다.”
문이 열리고 위더스 부인과 뜻을 같이하는 스무 명 남짓한 메디쿠스들이 뛰어 들어왔다. 부인은 무기 가방의 내용물을 확인하고 트로피 허리띠를 단단히 여몄다. 그러고는 스크린에 비친 타워들을 바라보았다.
“라즐로 스카스데일, 전쟁을 원한다고? 그 소원, 이제 들어주지.”
--- pp. 187~188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저명한 유전학자들이 알 수 없는 이유로 유전적인 변형을 겪고 연달아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그러던 어느 날, 백악관으로 한 편의 영상이 전달된다. 영상을 보낸 자는 바로 어둠의 왕자 스카스데일. 그는 자신에게 모든 권력을 넘기라고 대통령을 협박하며, 생각할 시간을 단 엿새 주겠다고 경고한다. 한편 메디쿠스의 수장 윈스턴 브레이브의 무서운 비밀을 알아버린 오스카가 쿠미데스 서클에서 쫓겨난 지도 어느덧 2년이 지났다. 그리고 열여섯 살이 된 오스카의 생일날, 오스카의 메디쿠스 친구들은 펜던트가 빛나며 네 번째 다리의 시험이 임박했다는 연락을 받지만, 오스카의 펜던트는 빛나지 않는다. 이에 오스카는 음흉한 웜과 동맹을 맺고 윈스턴 브레이브 몰래 제네티스에 잠입한다. 오스카가 친구들과 다른 경로로 제네티스에 들어가는 동안, 제네티스에 도착한 어린 메디쿠스들과 기사단은 파톨로구스의 갑작스러운 공격을 받고, 돔 안에 갇히게 되는데……. 과연 그들은 파톨로구스의 공격을 물리치고 무사히 제네티스를 빠져나올 수 있을까? 그리고 오스카는 네 번째 트로피를 가져와서 진정한 메디쿠스가 되는 길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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