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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1월 27일
쪽수, 무게, 크기 360쪽 | 152*225*30mm
ISBN13 9791196695644
ISBN10 1196695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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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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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학과 진학도 쉬운 것이 아니었다. 졸업하자마자 취업이 잘된다니까 전국적으로 경쟁률이 높아서 성적도 상위권을 유지해야 했다. 하지만 아이샤는 다행스럽게도 부모님에게 물려받은 명석한 머리와 체력으로 무사히 간호학과에 진학했고, 졸업 후에는 작은 규모의 병원에 있다가 여기 샤니 종합병원에는 작년 1월부터 근무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일 년이 지나고 금년 1월에 드디어 마음에 드는 총각 의사가 나타난 것이다.
--- p.28

“아무튼, 그 병원에 내가 아는 간호사한테 들은 얘기야. 그런데 아이샤가 신 교수와 가깝게 지낸다는 소리가 들리길래, 내가 조언하는 것이니 오해하진 말아. 사실 그런 얘기 듣기 전에 둘이 가깝게 지내고 있다는 눈치는 채었지만 암말하지 않았어. 남 사생활 터치하는 것 같아서 말이야.”
수간호사는 아이샤에게서 여러 차례나 술 냄새가 나는 것을 알고 있었으나 모른 척했다.
“네, 고맙습니다. 앞으론 조심할게요.”
--- p.80

아이샤가 비명을 지르자, 제임스는 룸미러를 보았다. 제대로 안 보이자 고개를 뒤로 돌렸다. 거의 동시에 아이샤의 왼손이 운전대로 뻗어서 시계 반대방향으로 약간 틀었다. 제임스는 아직 눈치를 채지 못하고 연신 뒤를 쳐다보고 있었다.
--- p.106

“옴마나.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어요? 궁금해요.”
“나도 어떻게 돌아가는지 잘 모르겠어. 병원 원장님이 소개해 줬어. 작년가을에 상처했다는데 아이가 둘이야. 올해 초등 1학년 하고, 그 아래 다섯 살 먹은 애하고. 그 남자가 원장님이 신뢰하는 후배라는 거야. 이비인후과 의사인데 한번 만나보라고 권유해서 차마 거절 못하고 만났지. 첫 만남부터 나를 아주 좋게 본 거야. 애들에게 새엄마가 되어달라고 매달리더라고. 자기에게도 아내가 있어야 한다나.”
“옴마나, 세상에. 그렇게 해서 연결되었네요. 아이고, 진짜 축하합니다. 그동안 진짜 고생 많으셨어요. 그런 분을 만나려고 고통을 참으셨던 것 같아요. 진짜 왕대박이네요.”
--- p.119

릴리의 점심시간이 되자마자 엘프에게서 전화가 왔다. 역시나 이번에도 처음 보는 번호가 떴다. 엘프는 거의 하소연조로 말을 하는데, 지금 러시아에 묶인 17억을 풀기 위해서 당장 6천만 원을 보내야 한단다. 내가 지금 계좌가 묶여서 인출도 안 된다. 릴리가 삼천만 도와주면 내가 삼천을 융통해서 육천을 러시아에 보내겠다. 삼 일 후에 갚겠다고 했다. 오늘이나 내일 보내주면 금요일 12시까지 보내주겠다는 것이다.
--- p.149

극약을 먹고 죽을 수도 있는데 사람이 죽을 만큼 극약을 구하기도 어려웠다. 결국 고르고 고른 것이 목을 매는 방법이다. 전에 어떤 여배우가 문고리에 목을 매어 죽었다는데 릴리가 아무리 확인해 보아도 문고리에 목을 매어 죽을 수는 없었다. 사람이 공중에 매달려야 죽는 것이다. 릴리는 그렇게 화요일 내내 죽을 방법을 생각하고 수요일도 죽을 방법만 생각했다.
--- p.157

첫날부터 상처를 입은 엘프는 그곳에 감염이 되어 통증이 생기면서 염증이 뱃속으로 들어가서 장염처럼 배가 아프더니 며칠 지난 후에는 복막염으로 번졌다. 복막염으로 번지면 뱃속의 모든 장기들에 염증이 퍼지면서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이 생긴다. 엘프는 죽을 지경이 되어서 교도관에게 치료해 달라고 했으나 실실 웃기만 하고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이렇게 죽음이 목전에 다가왔는데도 곰같이 덩치 큰 죄수들의 욕정을 풀기 위해 엘프는 엉덩이를 쳐들고 있어야 했다.
--- p.173

아내의 교통사고는, 상대방 운전자가 음주운전에다가 중앙선 침범해서 정면충돌했다. 이때 상대방 운전자와 동승자, 그리고 자기 아내가 현장에서 즉사한 것이다. 그 생각을 하니 몸이 오싹거릴 정도였다. 그러면 내 전처는 현생의 업보를 현생에서 그 죄과를 갚았네. 그 순간 1초만 벗어났어도 살아났을 텐데, 정말로 몸이 사시나무 떨듯 떨려왔다.
--- p.195

윤 원장이 엉거주춤 서 있으니까 미경이 작은 소리로 “나 따라서 절 세 번만 하세요.”하는 게 아닌가. 미경은 엎드려서 손바닥을 위로 하는 불교식 절을 했다. 아무 생각 없이 보고 있던 윤 원장은 갑자기 가슴이 턱, 막히다시피 하였다. 저 모습은 어렸을 때 보아왔던 어머니의 모습과 똑같았기 때문이다.
--- p.210

내친김에 윤 원장은 또 자랑질을 해댔다. 서미경이 듣기에는 아주 좋은 말들인데, 그 이면에는 돈이 많이 들어간다는 것은 감지하지 못했다. 서미경이 문득 잡힌 손을 빼면서 “누가 내 손 잡으라고 했어요?”하니, 윤 원장이 손을 놓고 자리를 옮기려 하면서 말하였다.
--- p.227

아이샤는 갑자기 궁금증이 생겨서 그 사람이 누군가 확인해야 했기에 잠시 후에 아이샤는 방에 들어가 화장실에 다녀온다고 핑계를 대고는 그 사람 쪽으로 갔다. 그 남자는 지금도 숯불을 들고 와서 손님들의 바베큐 그릴에 숯불을 담아주고 있었다.
--- p.307

아이샤는 속으로 ‘진짜 백마 탄 왕자가 바로 옆에 있었는데 엉뚱하게 의사 만난다고 개지랄하고 몸만 망쳤네. 이런 사람을 시간강사라고 구박했으니 내가 잘못했어. 그러니까 쟈니가 지금까지 구박받은 게 서러워서 말하잖아. 아이참, 세상사가 꼬이고 또 꼬였다.’라고 후회하고 있었다.
--- p.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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