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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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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1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104쪽 | 166g | 128*182*20mm
ISBN13 9788960216952
ISBN10 896021695X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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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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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지 않으려고
마개를 할 때가 있다
많이 듣는 게 좋은 것만 아니어서
들어도 못 들은 척하고
돌아서야 할 때가 있다

먼저 듣겠다며
많이 듣겠다며
곳곳에 귀를 대고 얻어 낸 소식을
대단한 전리품인 양
나눠 주던 때가 있었다

설은 밥알 같은, 떫은 풋감 같은
그런 과거사를 귀는 알고 있다
그것이 울음이 되어
스스로를 닫으려 한다
---「이명 3」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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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양’의 기본 원리는 ‘이울면 찬다’는 것이다. 소멸은 생성의 실마리이다. 이우걸 시의 청각적 전환은 그 일이 행해지기 위한 사전 작업이다. 시각이 상황을 지배한다면 청각은 상황이 은폐하고 있는 것들을 상황의 균열들을 통해 피어오르게 한다. 이제 독자는 분명히 알 수가 있다. 심층 구조에서 현상된 과거와 현재의 분리와 합류가 표층에서 행하는 일을. 시인은 과거를 여운으로 변환해, 그것을 통해 여진을 일으키고, 다시 그 여진으로부터 진동을 생성한 것이다. 또한 그 과정에서, ‘나’는 ‘나’의 여분을 추려 ‘나’로부터 이탈해 그 진동을 수행할 주체로 재정의된다.

정지용의 「유리창」이 철저히 시각으로 일관함으로써, 극단들의 변증법을 창출했다면, 이우걸의 「유리창」은 시각 밑에 잠복해 있는 청각을 보존함으로써, 소멸로부터의 생성이라는 음양陰陽 원리를 시창작의 방법론으로 만들어 낸 것이다.
- 정과리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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