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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언의 얼음

뚜언의 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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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2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260쪽 | 414g | 140*210*20mm
ISBN13 9791192828084
ISBN10 11928280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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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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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울먹이자 딸이 뒤에서 그녀를 안았다. 딸의 따뜻한 체온과 팔딱이는 심장소리가 정중하게, 부드럽게 그녀를 대하던 시인에게서 느꼈던 감정을 불러들였다. 그녀 자신에게도 놀라운 일이었다. 시인을 떠올리자 요동치던 그녀 마음이 봄눈 녹듯 사그라들었다. 이내 시인이 내밀던 과녁판이 어른거렸다. 그러자 과녁을 비켜 꽂혔던 화살이 그녀가 잘못 쏜 화살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폐품을 주웠던 일이 자식보다 네 자신을 위한 일이 아니었느냐고, 버리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 아니었느냐고 그녀 가슴이 자신을 향해 소리쳤다.
---「과녁」중에서

솔밭은 너무도 태연했다. 소중한 것을 잃고도 태연하게 살아가는 인생들과 닮아 있었다. 그러나 미풍에 흔들리고 있는 소나무들은 어딘지 모르게 야위어 보였다. 속살을 드러내며 부러지던 기억에 몸서리친 때문일지 몰랐다. 복숭아뼈에 박힌 오빠의 옹이처럼, 소나무에도 옹이가 박혀 속울음을 삼키고 있는 것 같았다. 그때 어디선가 야호! 소리가 들려왔다. 애절하게 누군가를 부르는 듯한 목소리였다. 털모자가 새먹이를 주는 걸까. 두리번거렸지만 털모자는 보이지 않았다.
---「설해목」중에서

나는 컵에 물을 따랐고 언니의 커피를 타왔다. 언니는 커피를 마시고 나는 물을 마셨다. 내 컵 속에서 하얀 물이 흔들렸고 언니의 컵에선 갈색의 커피가 흔들렸다. 내용은 다르지만 두 개의 컵은 같은 형태를 갖춘 커피잔이었다. 나는 싱거운 나의 삶을 마시고, 언니는 쓰고 달고 야무진 언니의 삶을 마셨다. 같으면서도 다르고 다르면서 같은 두 여자의 삶이 자그마한 컵이 되어 앉아 있었다. 만들어진 대로, 내용물이 담기는 대로 살 수밖에 없는 운명을 가진 두 컵을 보며 가슴이 먹먹해졌다.
---「철로 너머의 수평선을 보다」중에서

폐가나 다름 없었지만 방의 모양을 갖춘 것만으로도 알 수 없는 안정감이 느껴졌다. 지하도에서 박스나 신문지를 덮고 잘 때, 누군가 들여다보기만 해도 혹시 아내가 아닐까 싶어 화들짝 놀라기 일쑤였는데, 시간은 아내와 아이들 얼굴조차 가물가물하게 만들었다. 시간이란 모든 걸 수용하는 아량 넓은 성인과도 같았다. 고통의 감정이 변하지 않는다면 멀쩡하게 살 사람은 아무도 없으리라. 우주가 순환하듯 감정의 순환이 고맙다는 것을 깨달은 건 노숙자 생활이후였다.
---「우이령」중에서

그리곤 자신이 무엇을, 어떤 짓을 했는지 알지 못했다. 다만, 동서와 눈이 마주친 순간 자신의 손이 시어머니의 목을 죄고 있었고, 숨을 헐떡이는 시어머니의 눈이 늙은 호박 같은 누런색을 띠고 있었다는 것밖엔.
---「카타(chatah)에 관한 이론(異論)」중에서

그녀를 위해 뭔가 해냈다는 만족감은 순간이었다. 몇 발짝 걷던 나는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허술한 담벼락이 바람에 겨워 허물어지듯 마음이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 바닥에 주저앉아 한참을 멍하니 있었다. 어디로 가야 할지, 또 가야 한들 내가 설 자리가 있을지 알 수 없었다. 바람이 멈춘 공기는 후덥지근했다. 떼어내려야 떼어낼 수 없는 소외감처럼 몸에 끈적한 땀이 달라붙었다. 하늘에 떠 있던 별조차 구름에 가려졌다. 곧 비가 올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러나 정착할 곳을 몰라 이방인 같은 소외를 떨쳐버릴 수 없는 내게 더위나 비 따윈 아무것도 아니었다. 가슴엔 얼음이 가득하듯 나는 오돌오돌 떨었다.
---「뚜언의 얼음」중에서

그때, 호루라기 소리가 내 귀에 들렸다. 이상한 일이었다. 사방을 둘러봐도 녀석은 보이지 않았고 호루라기는 내 손 안에 그대로 있었다. 오가는 사람들도 아무 일 없듯이 지나가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내가 호루라기를 분 건 아닐까 의심을 해봤지만 분명 호루라기는 내 손 안에 있었고 입에 댄 적도 없다는 것을 생각해 냈다. 사이렌을 울리던 봉고차도 당연히 보이지 않았다. 어리둥절해하는 상황에서도 호루라기 소리는 더욱 크게 들려왔다. 빙글빙글 내 몸이 도는 것 같았다. 내가 돌고 있는 것인지 지구가 도는 것인지 분간이 가지 않았다. 나는 머리를 마구 흔들었다. 지나가는 행인들이 나에게 손가락질하는 것 같았다. 교통정리를 하는 녀석에게 하듯이. 그때서야 나는 알았다. 호루라기 소리가 내게만 들린다는 것을. 오직 나에게만.
---「호루라기 소리」중에서

나는 쏟아내리는 도랑물을 보는 것만으로도 숨이 찼고 두려웠다. 건너뛰어야 하는데 도랑은 아직 짧은 내 다리가 건너뛸 만큼 만만한 물이 아니었다. 그렇지만 도랑을 건너뛰어야만 했고 아무리 무서워도 내가 해내야 할 일이었다. 할 수 없이 ‘엄마’를 부르면서 껑충 도랑을 건너뛰었다. 착지는 좋았지만 벗겨진 파란 고무신 한 짝이 센 물살에 둥둥 떠내려가고 말았다. 저항도 할 수 없이 나는 맹하게 파란 고무신 한 짝을 잃어버렸다.
---「파란 고무신」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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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언의 얼음』은 우리 사회의 주변부적인 삶을 교란하는 떨쳐버릴 수 없는 운명이나 숙명 같은 실체와 그것을 그 자체로 포용하는 소극적 윤리에 대한 치열한 반성적 감각을 요구하고 있다. 안명지 작가는 그 요구를 안이하게 넘겨버리지 않고 깊이 있는 시선과 개성적인 독자성으로 우리 사회의 주변부적인 삶의 그늘을 치열하게 응시하고 있으며, 어느 순간 그 좁은 틈새를 비집고 들어가 시대 현실의 진실을 읽어내고 있다.
- 김성달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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