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인 콘서트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오브제로 ‘지구본 풍선’을 택한 것은 단지 지구의 환경을 함께 생각해보자는 수단으로써의 역할만은 아니었다. 지구본은 지구환경과 다양한 인류를 떠올릴 수 있는 매력적인 수단이다. 하지만 날카로운 바늘에 ‘펑’하고 터지거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서서히 바람이 빠지기 쉬운 지구본 풍선을 택한 것은 어쩌면 우리가 지금도 조금씩 상처를 내고 있을지도 모를 ‘어머니 지구’에 대해 연민을 가질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소중하지만 나약한 이미지(지구본 풍선)를 통해서 불완전한 우리 삶의 방식을 돌이켜 보고 지속가능한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 보자는 생각도 담겨있었다. 동시대 이웃들의 삶을 발견하고 탐색하며 그 중 친환경적인 삶의 방식에 대한 공감을 확산시키고 싶었다.
--- p.15, 「머리말,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중에서
경제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애덤 스미스는 국부론에서 개인은 자신의 이기심에 따라 자유로운 선택을 하고, 이는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하여 궁극적으로 사회적 이익과 경제적 발전에 이바지한다고 설명하였고, 이는 현대 자본주의를 상징하는 용어가 되었다. 기후변화로 인한 전례 없던 지구환경과 생태계의 위기 앞에서 개인의 생존욕구와 안전욕구에 따라 세계시민들의 ‘보이지 않는 마음’이 작동하여 공감과 연대 그리고 행동을 통해 조금씩 변화하는 힘이 모이길 소망해 본다. 보이지 않는 손이 ‘시장을 움직이는 힘’이라면, 보이지 않는 마음은 ‘미래를 움직이는 힘’이 될 수 있다.
--- p.20, 「머리말, 너는 어느 별에서 왔니」 중에서
치명적인 오염, 파괴, 멸종으로 지구 곳곳에서 절망감이 터져 나오지만, 불굴의 인간정신과 자연의 회복력이 있기에 희망은 아직 있습니다. 희망은 전파력이 강하고 우리와 지구를 살립니다. 희망을 간직한 채 포기를 모르는 영웅들이 있다는 건 황홀한 일이고 우리에게 영감을 주지요. 인간이 파괴한 자연을 결국 인간이 되살릴 것입니다. 우리는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을 위해 그리고 함께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하고 변화해 나아가야 합니다.
--- p.29, 「제인구달, “아이를 숲에서 뛰놀게 해주세요”」 중에서
새로운 영감을 얻기 위해선 늘 나의 주변을 간소화 한다. 책상을 깨끗하게 비우고 늘 주변을 치운다. 필요하지 않은 물건, 낡은 관습, 스트레스… 이런 것들은 생활의 발전을 해치고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간소화는 무엇보다 21세기 가장 중요한 희귀품인 ‘시간’을 창출해준다.
--- p.29, 「카림 라시드, 새로운 영감을 얻으려면 주변을 간소화하라」 중에서
진정한 올가니스트(Organist)는 은둔형이 아니다. 방어적이고 수동적인 삶의 태도보다는 소박하고 단순하지만 소비와 생산활동에서 적극적으로 자신의 새롭고 절제된 라이프스타일을 당당하게 개척하고 확산시키는 방식을 택한다. 다양하고 깊이 있는 지식과 통찰력을 갖고 있지만, 행동과 실천방식에는 개념이 있고 확고한 원칙을 가지며 비교적 단순한 패턴을 보인다.
--- p.250, 「에세이, “당신은 올가니스트입니까”」 중에서
종래의 자본주의는 ‘리빙(living)’을 해결하지만, 생명자본주의는 ‘라이프(life)’를 겨냥한다. 차가운 금융자본주의에서 생명을 자본으로 하는 따뜻한 생명자본주의로 패러다임이 전환되어야 하고, 삶의 수단을 성취하는 경제가 아닌 행복을 추구하는 삶 자체가 목적이 되어야 한다고 이어령 석좌교수는 말했다.
--- p.309, 「에세이, 생명에 답이 있다! 생명자본주의」 중에서
인터뷰이의 직업은 농부와 요리사, 유학생, 자원봉사자, 다문화주부, 운동선수, 예술가, 디자이너, 기업인, NGO, 환경운동가, 생태전문가, 철학자, 대학교수, 전직 장관, 외교사절 등 다양했고 그중에 일부는 계속 연락을 하며 우정을 나누고 있다. 인터뷰 대상은 소년과 노인, 노동자와 전문가, 일반인과 유명인사, 부자와 가난한 사람을 막론하여 만나 보려고 노력했다.
--- p.317, 「맺음말, 너는 어느 별에서 왔니」 중에서
경남 진주에서 만난 아프리카 케냐의 유학생 조프리(145쪽)는 달콤한 고통마저 자신의 인생을 가치있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라며 나를 감동시켰다. 20여 년간 전 세계를 여행을 다니는 글로벌 노마드 가족 김현성 씨(71쪽)는 독일 브란덴부르크 광장에서 가족 모두 개량 한복을 맞춰 입고 지구본과 함께 셀카를 찍어 보내주는 글로벌 우정을 선사해 뜨거운 감동을 주기도 했다. 쿠바의 플라멩코 국민댄서(241쪽)를 인터뷰했을 때는 아찔했다. 인터뷰를 마치고 사진을 촬영했는데 실수로 카메라 메모리카드를 분실한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스스로 온전하게 찍은 단체사진을 이메일로 보내주는 폭풍 우정을 보여주었다. 평등한 자들만 우정을 나눌 수 있다.
--- p.319, 「맺음말, 뜨거운 글로벌 우정을 선물받다」 중에서
인터뷰를 관통했던 일관된 테마는 사진의 주인공들이 말하는 개개인의 정체성, 삶의 방식과 생에 대한 의지, 그리고 사랑과 행복이었다. 지구라는 별에 잠시 인간으로 다녀가며 느끼는 그들의 도전과 응전, 사랑과 행복, 갈증과 충만, 좌절과 희망은 바로 우리 인류의 자화상이다.
--- p.320, 「맺음말, 호모사피엔스는 슬기로운 사람」 중에서
‘지구인 콘서트’를 통해 만난 평범하면서도 비범한 사람들은 마치 ‘탄광 속 카나리아’처럼 아름답게 노래했다. 어느새 나의 일상과 주위 사람들과의 대화에서 그들의 이야기와 그들의 노래를 불러내고 있었다. 뤽베송 감독의 영화 ‘제5원소’는 옛날 그리스나 인도인들이 믿었던 세상의 물질을 이루는 근간이었던 물, 불, 흙, 공기의 4원소에 마지막으로 ‘사랑’을 더해 영화 마지막 장면에서 인류를 구원하며 드라마틱한 엔딩을 보여주었다. 그렇다. 어쩌면 물, 불, 흙, 공기는 ‘어머니 지구’가 우리에게 준 커다란 선물이다. 그리고 이 영화가 암시했듯이 어쩌면 우리 지구인들 가슴 속의 ‘사랑’만이 지구온난화, 기후변화, 환경오염 등의 위기에 처한 어머니 지구를 구할 수 있는 마지막 카드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본래부터 거기에 숨겨져 있었던 우리들 가슴 속의 ‘위대한 사랑’을 우리는 발견하고 끄집어 낼 수 있을까?
--- p.322쪽, 「맺음말, 탄광 속 카나리아의 노래」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