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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2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152쪽 | 192g | 115*190*20mm
ISBN13 9788932461366
ISBN10 8932461368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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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세컨대 이 책은 말들 없이 만들어진다. 이 책은 음소거된 사진이다. 이 책은 하나의 침묵이다. 이 책은 하나의 질문이다.
--- p.27

이런 의문을 품어 보지 않은 사람도 있을까: 나는 괴물일까, 아니면 이게 내가 인간이라는 뜻일까?
--- p.24

그녀는 자신이 왜 항상 벌을 받아야 하는지 의문을 품지 않았다. 하지만 사람이 모든 걸 다 알아야 할 필요는 없으며, 심지어 알지 못함은 그녀의 삶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 알지 못함은 끔찍해 보일 수도 있었으나 그리 나쁘진 않았다.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아도 개는 꼬리를 칠 줄 알고 사람은 배고픔을 느낄 줄 안다: 당신은 태어나고, 당신은 그저 안다. 그녀도 그런 식으로 많은 걸 알아 왔다. 그러니, 그녀가 어떤 식으로 죽어야 할지 가르쳐 주는 사람은 없겠지만, 그럼에도 그녀는 언젠가 자신의 역할을 잘 아는 주인공처럼 죽을 것이다. 왜냐하면 죽음의 시간에 다다른 사람은 빛나는 스타 배우가 되기 때문이다. 그 순간은 만인의 영광된 순간이다. 그때 당신은 찬송 합창 속에서 새된 비명 소리를 들을 것이다.
--- p.47

그들은 산책하는 법을 몰랐다. 그들은 폭우를 헤치고 걷다가 쇼윈도에 파이프, 깡통, 커다란 볼트와 못들이 진열된 철물점 앞에 멈춰 섰다. 그리고 마카베아는, 침묵에 헤어짐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을까 봐 두려웠던 그녀는, 새 남자 친구에게 말을 걸었다.

“전 볼트와 못이 좋은데, 당신은 어떤가요?”
--- pp.73~74

그녀는 길을 건널 무렵에는 이미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미래를 잉태한 사람. 그녀는 이제껏 느껴 본 그 어떤 절망보다 더 격렬한 희망에 차 있었다. 그녀가 이제 더 이상 그녀 자신이 아니게 된다면, 그건 이득이 되는 상실이었다. 그녀는 사형 선고를 받듯 점쟁이로부터 삶의 선고를 받았다. 갑자기 모든 게 너무너무 많고 커서 그녀는 울고 싶어졌다. 하지만 울지 않았다: 그녀의 눈은 죽어 가는 태양처럼 빛났다.
--- p.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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