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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선변호인이 만난 사람들

: 사건 너머 마주한 삶과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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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2월 27일
쪽수, 무게, 크기 284쪽 | 352g | 135*200*20mm
ISBN13 9788946422346
ISBN10 894642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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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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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가 아무 말 없이 손을 눈에 가져다 대었을 때도 나는 그가 무언가를 기억해 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는 이제 울음을 삼키고 있었다. 법원에 서 있는 자신의 상황이 명확하게 인식된 그 순간에 그는 자신의 처지가 막막하게 느껴졌을지도 모른다. 80대 노인이 어찌해야 할지 몰라 울고 있는 아이처럼 느껴졌다. 우리는 법정 앞에서 각자 다른 것을 기억하며 한참을 소리 없이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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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인간의 깨끗한 마음’이 ‘복근’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복근이 보이지 않을 뿐, 다들 가지고 있는 것이며 언젠가 볼 수 있는 사람도 있고 결국 보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그리고 저마다 뱃살의 무게가 다르고 지방층의 형성 경위와 두께가 다른 것처럼 선량한 마음이 가려진 경위와 그 두께도 다를 것이다. 나는 쉽게 지방층이 제거되지 않는 엄청난 뱃살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지만 그들이 복근을 보고 싶어 한다면, 적게 먹거나 운동해야 한다고 말하는 일을 포기하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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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살이지?” “열일곱 살이요.” “자해하지 마. 성인 되려면 얼마 안 남았어. 무슨 뜻인지 알지.” 아이가 고개를 들어 내 눈을 쳐다보았다. 그 눈길을 회피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이자 아이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아이의 붕대 감은 손에 내 손을 가만히 덧대어 한참을 있었다. 곧 아이가 스스로 휴대폰과 통장을 개설하고 일을 하면서 생계를 꾸릴 수 있는 때가 올 것이었다. 홀로 설 수 있는 때가 오면 아이가 새처럼 멀리멀리 날아가기를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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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말을 하던 나와 벙찐 그의 사이에 적막이 흘렀다. 그 흐름 속에서 부끄러움이 밀려왔다. 그와 나는 서로 진정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접견장을 떠나며 내가 김정호에게 남긴 말은 “뭐, 편지 쓰고 싶으면 또 쓰던가요”였으니, 그 접견에서 슬리퍼 차림의 변호인을 유심히 쳐다보는 교도관의 시선 말고는 얻은 게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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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뱀이라고 하면 사람들은 대개 남자를 꼬셔서 돈을 뜯는 여성을 떠올린다. 본래 꽃뱀은 ‘유혈목이’라는 뱀의 또 다른 이름이다. 유혈목이가 흔히 ‘꽃뱀’이라 불리는 이유는 몸에 만개한 꽃과 닮은 화려한 무늬가 있어서다. 암컷 유혈목이만 꽃뱀이라 부르는 건 아니고, 수컷 유혈목이도 꽃뱀이라 부른다. 한국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뱀으로 나도 종종 보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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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은 본래 프랑스어로 ‘mon cher’이다. ‘mon’은 ‘나의’, ‘cher’은 ‘친애하는, 사랑하는, 소중한 이’라는 뜻이다. 나는 단순히 피고인 누구가 아니라 1970년에 이 세상에 온 한 사람에게 몽쉘의 마음으로 몽쉘을 주었다. 그저 과자이지만, 과자를 전해 받은 그가 세상에 어떤 한 사람은 자신의 앞날에 좋은 일이 많기를 간절히 소망한다는 사실을 느끼기를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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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시절이 아니라 순간을 기억한다. 발가락 양말 덕분에 나는 오래 슬퍼했던 시절을 뒤로하고 잠시 웃었던 순간을 기억할 것이다. 그리고 나는 나도 누군가에게 발가락 양말이 되어 한순간이라도 위안이 되고 힘든 마음을 잊게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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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유능한 검사의 현란한 언변은 우리의 강력한 초라함에 지고 말았다. 법정에서 오늘내일하는 것 같은 사람을 일으켜 세워서 부축해 나가는 변호인, 발을 맞춰 천천히 걸어 나가는 두 여성의 느린 걸음, 병색이 완연하고 깡마른 피고인의 존재 자체가 양형 자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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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고요? 실제 생일이요?” “집에서 생일 축하하는 날 있잖아요. 미역국 끓여 먹는 그런 날이 몇 월 며칠이에요?” “생일 축하한다는 말 들어본 적 없는데요?” 피고인은 왜 태어났냐는 말은 들었어도 생일 축하한다는 말은 살면서 들어본 적이 없었다. 어느 순간 그녀 역시 자신의 생일날을 잊어버렸을 테다. 그녀에게 생일 케이크는 존재하지 않는 음식이었고, 미역국은 무료 급식소에서 나오는 날 먹는 음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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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회의 안전망을 함께 짜는 사람을 만날 때면 안도감이 느껴지고 내 삶의 주변이 보호받는 느낌이 든다. 우리가 빈곤한 사람, 취약한 사람들과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마음을 쓰는 것은 언젠가 나와 내 가족이 이용할 수도 있는 그물을 함께 짜는 것이다. 그럴 때 우리는 낯선 서로의 보호자가 되어줄 수 있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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