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댄 시먼즈에게 경외감을 느낀다.
스티븐 킹
이 웅장한 SF 대서사시에서, 우리는 원자핵 융합과도 같은 시간의 합창곡을 듣는다. 전편 「일리아드」의 신화적 과거가 ‘오래된 미래’로 되살아나고, 현대사의 참혹한 기억들이 수천 년 망각의 지층을 뚫고 깨어나며, 동시대 과학기술의 모험적 시도들이 ‘미래의 역사’로 기록되는 광경을 목도하게 되는 것이다. 과거-현재-미래가 한데 엉켜 소용돌이치는 용광로, 또는 신화와 역사와 미래과학의 놀라운 조응이라 할 만하다.
「올림포스」는 ‘우주들의 우주’이자 ‘책들의 책’이다. 그 세계는 기존의 선형적인 독서 방식을 허용하지 않는 대신, 모든 것이 거대한 네트워크로 연결된 다차원의 시공간을 경험하게 한다. 순식간에 우리는 또 다른 지구, 또 다른 우주로 양자이동하고, 어느 결에 ‘브레인 홀’에 빨려 들어가 다른 차원으로 내던져진다. 또 다른 우주들 가운데는 위대한 예술가들이 ‘실제로’ 창조해낸 새로운 세계들도 포함된다. 호머의 「일리아드」, 셰익스피어의 「템페스트」,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등이 접속하며 만들어내는 이 무한한 교체 우주들은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는 대가로 미래의 우리가 잃어버리게 될지 모를 ‘인간 정신의 경이로운 복잡성’을 형상화한다. 그리하여 이 여행의 끝에서 돌아보게 되는 것은 결국 ‘인간이 된다는 것’의 두렵고도 소중한 의미일 것이다.
박 진 (문학평론가, 숭실대 교수)
[일리움]/[올림푸스] 이부작의 세계로 들어가는 독자들은 수천 년에 걸친 서구 문학의 업적들이 양자 역학의 접착제에 의해 멋대로 조립되어 몇 천 년의 시간 속에 펼쳐진 다차원적 미로 속으로 들어간다는 착각에 빠진다. 이 세계는 그리스의 제신들이 군림하는 호메로스의 세계에서 윌리엄 셰익스피어와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주인공들이 전쟁을 벌이고, 목성의 위성에서 온 두 깡통 로봇들이 셰익스피어의 소네트와 마르셀 프루스트를 토론하는 곳이다. 헛갈린다고? 골치 꽤나 썩히겠다고? 하지만 이렇게 매력적인 난장판에서 썩히지 않을 거라면 그 골치는 도대체 어디다 써먹으려나?
듀나 (SF 소설가, 영화평론가)
'과거 현재 미래를 아우르는 SF 서사시 일리움의 속편! 태양계 전역을 무대로 그리스 신화의 세계가 펼쳐진다. 1,000쪽을 훌쩍 넘기는 크기가 부담을 주지만 한번 펼치면 손에서 놓을 수 없는 매력을 지닌 작품
전홍식 (SF&F 도서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