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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오는 건 사람이 아니라 사랑이야

리뷰 총점9.5 리뷰 31건 | 판매지수 966
베스트
일본소설 top100 3주
정가
14,800
판매가
13,320 (10% 할인)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3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48쪽 | 294g | 128*197*50mm
ISBN13 9788955479904
ISBN10 8955479905
KC인증 kc마크 인증유형 : 적합성확인
인증번호 :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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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이 있으면 끝도 있다.
내가 늘 두려운 건 끝이 아니라 끝이 날까 봐 불안에 떠는 시간이다. 상대를 시기하고 의심하는 마음이 싹 트거나 모르는 일이 많아지거나 알았다고 생각했던 일이 전혀 맞지 않거나. 그때쯤이면 이제 한쪽은 열을 내며 필사적으로 굴고 다른 한쪽은 식어서 흥미가 없어진다.
어느 쪽 입장이 되든 나는 언제나 내가 먼저 손을 놓아버린다. 잡고 있을 수가 없다. 지나치게 뜨거운 것도 지나치게 차가운 것도.
대꾸할 말을 찾지 못해 침묵하는 동안 부는 묘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리고 별안간 퀴즈의 답을 알아낸 것 같은 모습으로 검지를 세웠다.
“있지, 기한부는 어때?”
나는 멍하니 3초 정도 지나서야 겨우 “기한부?”라는 소리를 냈다.
---「금붕어와 물총새」중에서

지로의 말처럼 온 힘을 다해 혼을 쏟아붓는다고 액자 장인의 이름이 드러나는 건 아니다. 얼마나 많이 고민했는지, 얼마나 많은 시간과 애정을 쏟았는지 따위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내가 알고 있다.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이 멋진 액자를 만들어낸 사람이 바로 나임을.
그것이 내 커다란 자긍심이다. 그거면 충분하다.
와, 나는 지금 얼마나 행복한 일을 하는 걸까.
기다려줘, 잭.
백 년 뒤에도 이 그림을 지킬 수 있는 액자를 완성해서 보여줄게.
---「도쿄 타워와 아트센터」중에서

만화는 누구에게든 평등하게 그 세계를 통째로 준다. 공부도 못하고 운동 신경도 없고 신통한 것 하나 없이, 그냥 속절없이 만화만 좋아할 뿐인 나도 만화를 그리면 그 세상 어디라도 자유롭게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나는 아무것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 만화밖에 없었다.
---「토마토 주스와 버터플라이피」중에서

휴대전화 화면을 손가락으로 터치하는 동안 그의 이름과 맞닥뜨렸다.
손가락을 멈추고 몇 초 동안 그 글자를 응시한다.
내가 아파 잠이 들면 그는 늘 사과를 깎아줬다. 그때만큼은 먹기 좋게 얇게 잘라줬다. 내가 그걸 다 먹으면 “이제 다 나을 거야”라며 웃었다.
그러나 그런 일은 이제 과거의 이야기다. 좋은 일만 떠오르는 건 어쩔 수가 없다.
앱을 닫고 휴대전화를 베개 옆에 두었다.
눈을 감으면 온 세상이 암흑이 된다. 나는 지금, 정말로 혼자다.
---「빨간 귀신과 파란 귀신」중에서

“물론 맘껏 살지. 그렇지만 있잖아, 난 말이야, 인생은 몇 번이나 있다고 생각하거든. 어디서라도 어떤 식으로도, 새롭게 시작하는 게 가능하다고 말이야. 그런 사고방식이 좋아.”
그렇다면 이해가 된다. 이 사람답다. 굉장히.
대표는 자신을 안는 듯한 몸짓으로 두 팔을 잡는다.
“다만 인생은 몇 번이나 있지만 그걸 경험할 수 있는 이 몸은 하나뿐이야. 그러니까 될 수 있는 한 오래 간직해야겠지?”
---「빨간 귀신과 파란 귀신」중에서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첫 번째 이야기인 〈금붕어와 물총새〉는 호주에 머무는 동안만 사귀기로 한 대학생 커플의 기한부 연애와 그 사랑에서 탄생한 초상화의 이야기를 담았다. 두 번째 〈도쿄 타워와 아트센터〉에는 자신을 액자 장인의 길로 이끈 화가의 초기 초상화 작품과 우연히 만나 그에 딱 맞는 액자를 제작하게 된 청년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세 번째 〈토마토 주스와 버터플라이피〉는 갤러리 같은 카페에서 냉담한 천재 후배와 함께 인터뷰하게 된 선배 만화가의 복잡미묘한 심정이 묘사된다. 네 번째 〈빨간 귀신과 파란 귀신〉에서는 변치 않는 초상화와 달리 변하고 마는 사람의 마음 탓에 헤어진 오랜 연인이 1년 만에 재회하는 모습을 그려냈다. 마지막 〈에필로그〉는 자신의 그림을 다시 만난 화가가 그 특별한 그림의 시작점과 여정을 돌아본다.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사람과 사람, 사람과 그림이 만나는 순간, 삶은 새롭게 시작된다

어느 영화에서 말하길, 그림이 끝나는 순간은 ‘그리기를 멈출 때’라고 한다. 화가가 붓을 놓으면 그림 속 모든 사물이 영원히 멈춘다. 그와 동시에 작품은 그림을 보는 사람의 마음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한다. 『너에게 오는 건 사람이 아니라 사랑이야』에서는 ‘습작, 초벌 그림’의 뜻을 가진 초상화 〈에스키스〉가 화가를 떠난 이후 사람들 사이를 흐르며 사랑의 증거로, 자신을 비춰보는 거울로, 미래를 위한 길잡이로 바뀌는 모습이 그려진다. 본 그림을 위해 그리는 ‘에스키스’는 ‘몇 번이라도 어디서라도 새롭게 시작하는 게 가능’하다는 ‘삶’과 닮았다.

사람의 인연을 소중히 여기는 저자는 삶이 바뀌는 특별한 순간을 ‘관계’로 풀어낸다. 〈금붕어와 물총새〉는 교환 학생으로 멜버른에 온 레이와 현지 대학생 부의 끝이 정해진 기한부 연애 관계를 담았고, 〈도쿄 타워와 아트센터〉는 무명 화가 잭의 그림에 반해 진로를 바꾼 소라치가 느끼는 예술가와 장인, 작품과 장인의 관계를 묘사했다. 〈토마토 주스와 버터플라이피〉에서는 천재 만화가 스나가와와 그를 잠시 가르쳤던 다카시마의 사제이자 경쟁자이자 동반자인 관계를 그렸고, 〈빨간 귀신과 파란 귀신〉은 익숙함을 핑계로 헤어졌다가 여권을 계기로 1년 만에 연락하게 된 두 사람의 어색하면서도 편안한 관계를 담았다. 〈에필로그〉는 이 작품을 하나의 원으로 완성하는 화가와 그림의 관계를 보여준다.

사람은 모두 누군가에게 자신의 색깔을 남긴다. 헤어져도 그 색은 남아 인생의 한 부분이 된다. 자신에게 남은 상대의 색을 발견하고, 이를 받아들이고, 그로 인해 다시 한번 새로워진 나만의 색을 찾는 순간을 그린 이 소설은 가까워서 오히려 소중함을 몰랐던, 내게 색을 남겨준 사람과의 관계를 돌아보게 한다. 이 책을 다 읽은 뒤에 떠오르는 사람 있다면, 그 사람과 그 추억은 분명 우리가 소중하게 대해야 할 존재다.

독자에게 화창한 하루를 선물하는 작가, 아오야마 미치코

서점 관계자들이 ‘가장 팔고 싶은 책’을 뽑는 일본 서점대상에 2년 연속 2위로 오른 아오야마 미치코는 『도서실에 있어요』,『목요일에는 코코아를』, 『월요일의 말차 카페』 등으로 한국 독자에게도 사랑받는 작가다. 그의 『너에게 오는 건 사람이 아니라 사랑이야』는 2022년 서점대상 2위로 선정되어 재미와 감동이 증명된 작품으로, 독자에게 즐거움을 아기자기한 요소가 많은 소설이다.

호주와 일본으로 공간과 시간을 넘는 그림의 여정, 하나의 그림을 보는 사람마다 다른 감상, 각 단편의 제목과 주요 등장인물의 색 대비, 단편 속 화자들을 나타내는 색깔, 과거의 만남과 현재의 ‘재회(만남)’, 곳곳에서 살짝살짝 드러나는 단편 간의 연결성, 마지막 반전이 선사하는 새로운 풍경이 이 책을 두 번 읽고 싶게 한다.

한 권의 그림에 여러 마음이 담기고, 한 권의 소설을 다르게 읽을 수 있듯 『너에게 오는 건 사람이 아니라 사랑이야』는 무료한 나날과 익숙한 관계 속에 숨어 있는 새로운 색깔을 찾아준다. 이 책은 우리 마음이 먹구름 낀 하늘처럼 외롭고 쓸쓸할 때, 바람처럼 구름을 밀어내고 그 뒤에 가려져 있던 따뜻한 햇살을 선물해줄 것이다.

추천평

*따뜻한 체온을 느끼게 하는 이야기였다.
*한 번 더 읽을 수밖에 없었다.
*내가 아는 아오야마 미치코가 아니다!
*첫 페이지부터 고양됐다.
-일본 서점 관계자 리뷰

회원리뷰 (31건) 리뷰 총점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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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사람과 그림과의 특별한 인연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골드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달**러 | 2023.03.30 | 추천3 | 댓글0 리뷰제목
  "사람과 그림과의  특별한 인연 "   아오야마 미치코의<너에게 오는 건 사람이 아니라 사랑이야>를 읽고    “아프고 방황했던 순간마저도 온전한 삶이 된다.” -나만의 색을 찾는 당신에게 전하고픈 수채화처럼 맑고 따스한 이야기 -   인생을 살다보면 어떤 사람과의 특별한 인연으로 삶이 바뀌는 순간이 찾아오기도;
리뷰제목

 

"사람과 그림과의  특별한 인연 "

 

아오야마 미치코의<너에게 오는 건 사람이 아니라 사랑이야>를 읽고 



 

“아프고 방황했던 순간마저도 온전한 삶이 된다.”

-나만의 색을 찾는 당신에게 전하고픈 수채화처럼 맑고 따스한 이야기 -

 

인생을 살다보면 어떤 사람과의 특별한 인연으로 삶이 바뀌는 순간이 찾아오기도 한다. 우연한 그 만남이 나의 인생을 180도로 바꾸어주는 전환점이 되는 것이다. 사람과의 인연을 소중이 여기며 우리에게 마음 따스한 이야기들을 들려준 아오야마 미치코는 이번에는 사람과 그림과의 특별한 인연에 대한 이야기가 가득 담긴 책인 『너에게 오는 건 사람이 아니라 사랑이야』로 우리를 찾아왔다. 전작인 『목요일에는 코코아를』에서는 코코아를 매개체로,『월요일의 말차 카페』에서는 말차 카페를 중심으로 하여 작가는 각각의 이야기들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엮었다. 이 책  『너에게 오는 건 사람이 아니라 사랑이야』 또한 전작과 마찬가지로 연작 소설 형태로 4편의 이야기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 

 

이번 책  『너에게 오는 건 사람이 아니라 사랑이야』에서 작가는 사람과 그림과의 특별한 인연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한 점의 초상화와 그 초상화와 연관된 사람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 책이 연작 소설 형식이라는 것을 모르고 읽는다면, 각각의 이야기들은 따로 떨어진 이야기처럼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네 편의 에피소드들 속에는 '한 점의 초상화'가 어김없이 등장한다. 첫 번째 에피소드에서 이 초상화에 대한 이야기가 전개된다.

 

첫 번째 이야기인 <금붕어와 물총새>의 주인공인 레이는 교환학생으로 호주 멜버른으로 가게 되고 거기서 재치있고 유머스러운 '부'를 만나게 된다. 그와의 만남을 통해 레이는 무채색 같았던 그녀의 세상에 색채를 더하기 시작한다. 부와 레이는 서로에게 마음이 끌리지만, 교환학생으로 온 레이는 1년이 지나면 다시 일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래서 부는 레이에게 '기한부 연애'를 제안하고 사랑의 끝이 두려웠던 레이는 이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이며 더이상 불안해하지 않는다.

 

"마침표의 위치가 정해진 관계, 상영 종료 시각을 알 수 있는 영화와 같다. 

그렇다면 아마 서로 너무 뜨겁지도, 너무 차갑지도 않게 지낼 수 있을 것이다.

그 때의 나는 그게 딱 좋은 온도라고 생각했다.

-p. 36

 

그리고 귀국을 앞두고 레이는 부의 부탁에 잭 잭슨이라는 화가의 그림 모델이 된다. 부의 친구인 잭 잭슨은 레이를 모델로 하여 빨간 색 블라우스와 파란 색 새 모양의 브로치를 한 소녀의 모습을 그리게 되는데, 이 한 점의 초상화로 인해 이후에 등장하는 이야기들이 연결된다. 첫 번째 이야기에서는 작가는 '부와' '레이'의 안타까운 시한부 연애와 그 사랑에서 탄생한 초상화인 <에스키스> 이야기를 들려준다.

 

두 번째 이야기 <도쿄 타워와 아트센터>에서 작가는 액자 장인과 그 장인 밑에서 일을 배우는 화자인 나의 이야기를 담았다. 우연히 어떤 화가의 초기 초상화 작품을 만나게 되었고, 그 작품의 화가가 자신이 호주에서 만난 인상적이었던 화가인 잭 잭슨임을 알게 된다. 그와의 특별했던 인연을 생각하며 화자인 나는 그 작품에 딱 알맞는 액자를 제작하게 된다. 두번째 이야기에서도 첫 번째 이야기에 등장한 한 점의 초상화가 등장한다.

 

<에스키스>라는 제목의 그림은 상반신 인물화다. 빨강과 파랑 두 가지 색 물감만으로 그렸고 색이 섞인 상태가 절묘하다. 그 배색 때문에 더욱 멜버른에서 잭과 만난 그날 일이 떠올랐다. 운명이라고 느낄 정도다.

-p. 90

 

네 번째 이야기인 <빨간 귀신과 파란 귀신>에서 작가는 사랑하던 연인과 헤어지고 홀로서기를 시도하던 두 남녀가 1년이 지난 후 재회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 이야기에서도 어김없이 그 초상화가 변함없이 등장한다. 그리고 뒷 부분의 에필로그를 통해 그 연인들이 오래 전 호주 멜버른에서 시한부 연애를 하던 '부' 와 '레이'임을 알게 된다.

 

마지막 이야기인 <에피소드>에서는 이야기의 시작이 되었던 그 초상화를 그린 화가가 화자가 되어 그 특별했던 초상화의 기나긴 여정을 통해 맺게 된 사람과의 특별한 인연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레이'의 초상화를 시작으로 하여  <도쿄 타워와 아트센터>, <토마토 주스와 버터플라이피>, <빨간 귀신과 파란 귀신>을 거쳐 <에피소드>에 도착하게 된다. 시한부 사랑에서 시작되었던 그 소중한 사랑의 감정이 오랜 시간이 지나 보다 안정적이고 굳건한 사랑으로 변해서 말이다.

 

사람과 그림에 대한 특별한 이야기를 통해 작가는 우리에게 따스한 위로를 건네고 있다. 오랜 시간을 지나 다시 돌아온 그 초상화처럼 결국 우리의 사랑도 그렇게 연결되어 우리에게 돌아오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전작인  『목요일에는 코코아를』와 『월요일의 말차 카페』처럼 이 책 『너에게 오는 건 사람이 아니라 사랑이야』 또한 나에게 따스한 위로와 감동을 주었다. 마치 한 잔의 코코아를 마시듯, 나의 얼어붙은 쓸쓸한 마음을 녹여주었다. 

 



 

3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3 댓글 0
파워문화리뷰 수채화 같은 소설 내용 평점3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자*련 | 2023.03.30 | 추천2 | 댓글0 리뷰제목
“흔히 사랑에 빠진다는 말들을 하지만 나는 사랑이 온다고 생각해.” “온다…… 고요?” “응, 맘대로 오지. ‘우와아 왔다!’하는 사랑도 있고 어느새 정신을 차리고 보면 와 있는 사랑도 있어. 오는 건 그 사람이 아니라 사랑이야. 불가항력이라서 그 사람이 아닌 사랑에 휘둘리는 거지.” (「금붕어와 물총새」, 45쪽)   어떤 책은 한 구절이나 한 문장이 전부라는 느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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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사랑에 빠진다는 말들을 하지만 나는 사랑이 온다고 생각해.”

“온다…… 고요?”

“응, 맘대로 오지. ‘우와아 왔다!’하는 사랑도 있고 어느새 정신을 차리고 보면 와 있는 사랑도 있어. 오는 건 그 사람이 아니라 사랑이야. 불가항력이라서 그 사람이 아닌 사랑에 휘둘리는 거지.” (「금붕어와 물총새」, 45쪽)

 

어떤 책은 한 구절이나 한 문장이 전부라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짐작했겠지만 아오야만 미치고의 단편소설 『너에게 오는 건 사람이 아니라 사랑이야』는 제목이 그렇다. 각각의 단편소설이지만 하나로 이어진 연작소설로 그 중심엔 하나의 초상화가 있다. 가장 중요한 주인공 혹은 작은 단역으로 등장하는 초상화. 그러니까 초상화에 담긴 사연, 초상화로 연결된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하면 맞겠다.

 


 

긴 머리 여자의 초상화다. 빨강과 파랑 물감만 사용해서 그렸는데 머리카락의 음영이 보라색 그러데이션으로 되어 있다. 사르륵 흘러내리는 머리카락 표현이 훌륭했다. 빨간 옷, 가슴팍에는 파란 새 브로치. (118쪽)

 

초상화의 시작을 알리는 첫 번째 단편 「금붕어와 물총새」은 사랑이 시작되는 순간, 그 묘한 떨림과 설렘의 감정이 가득하다. 교환학생으로 멜버른에 온 ‘레이’는 한 살 때 부모를 따라 일본에서 호주로 온 대학생 ‘부’와 연애를 시작한다. 레이가 일본으로 돌아갈 때까지 기한이 정해진 연애를 시작한다. 말이 기한부 연애지 그게 가능할까. 부는 레이가 떠나기 전 자신이 아는 화가의 모델을 부탁한다. 정성껏 차려입은 레이와 그를 그리는 화가, 그들을 바라보는 부. 레이와 부의 연애는 어떻게 되었을까?

 

두 번째 단편 「도쿄 타워와 아트센터」는 무명화가의 그림에 반해 그림이 아닌 액자를 만드는 액자 공방에 취직한 ‘소라치’의 이야기다. 공산품 액자가 아닌 예술 작품을 아름답게 뒷받침하는 액자를 만드는 일을 소라치는 아직 해보지 못했다. 거래하는 화랑에서 전시를 위한 액자를 주문했고 작품을 확인하는 순간 소라치는 자신이 직접 하겠다고 사장에게 말한다. 대학시절 여행으로 다녀온 멜버른에서 본 화가의 그림이었다. 짐작했겠지만 바로 그 〈에스키스〉란 제목의 초상화였다. 그림과 가장 잘 어울리는 액자를 만드는 일, 자신이 원했던 순간과 마주한 소라치.

 

이쯤 되면 세 번째 「토마토 주스와 버터플라이피」에서 초상화는 어떻게 등장할까 궁금해질 것이다. 이 단편은 천재 만화가와 그의 스승이자 경쟁자인 만화가의 이야기로 그 둘이 만나는 카페에 초상화가 걸려있다. 갤러리를 연상시키는 카페에서 인터뷰를 하면서 스승은 제자가 지닌 만화에 대한 애정을 확인하며 자신을 돌아본다.

 

마지막 네 번째 단편 「빨간 귀신과 파란 귀신」은 오래된 연인이 헤어진 후 1년 만에 다시 재회하는 이야기다. 도쿄의 수입 잡화점에서 일하는 ‘나’는 영국 출장을 준비하다 여권을 연인과 살던 집에 놓고 온 걸 알게 된다. 아직 그 집에 살고 있는지 알 수 없지만 연락을 한다. 그는 그 집에 살고 있었고 아무렇지 않게 찾으러 간다. 둘이 살던 공간은 그대로였다. 고양이가 있는 것만 빼면. 그런데 ‘나’는 이때 공황장애 증상으로 출장 대신 휴가를 얻게 된다. 일 자리를 잃게 될까 두려운 나에게 사장은 건강을 챙기라고 말한다. 쉬고 있는 동안 그가 집을 비우게 생겼다면서 고양이를 봐 줄 수 있냐고 부탁한다. 고양이와 그 집에서 지내면서 그를 떠나온 게 바로 자신이라는 걸 확인한다. 나에게 다시 사랑이 온 것이라고 할까. 처음 사랑이 그랬던 것처럼.

 

전체를 관통하는 건 초상화라 할 수 있지만, 한 편 한편이 경쾌하고 맑은 수채화처럼 읽힌다. 연애와 사랑뿐 아니라, 각자의 일과 소중하게 관계를 맺은 사람들의 따뜻하고 담백한 이야기. 숨은 그림 찾기처럼, 보물 찾기처럼 숨겨진 그림과 연결된 사람들을 발견하는 순간 작은 탄성이 터진다. 우리네 보통의 삶에서 사랑은 어떻게 특별하게 존재하는 것일까. 나의 사랑은 지켜지고 있는가. 가만히 살아가는 일상의 기쁨을 생각한다. 주변을 돌아보고 나를 둘러싼 소중한 사람들을 떠올리게 만드는 보드랍고 따뜻한 봄 햇살 같은 소설이다.

 

2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2 댓글 0
구매 근래 산 책중에 제일 재밌어요!!!!!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달*미 | 2023.04.09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요즘 읽기 딱 좋은 소설...담담하게 흘러가는 이야기가 어쩐지 내 이야기 같고..떠오르는 사람도 있고..마음이 따뜻해지기도 하고간질간질하기도...그리고 설레임도 추가!!!계속 읽고싶고 놓기 싫은 이야기오랜만에 만나보네요^^친구들애세도 선물했어요..이 작가의 다른 작품도 찾아서 읽러보려고요..읽다보면 주인공이 저절로 그려져요.일상에서 볼수 있는 캐릭터라 공감이 컸어요.강추;
리뷰제목
요즘 읽기 딱 좋은 소설...
담담하게 흘러가는 이야기가 어쩐지 내 이야기 같고..
떠오르는 사람도 있고..
마음이 따뜻해지기도 하고
간질간질하기도...
그리고 설레임도 추가!!!

계속 읽고싶고 놓기 싫은 이야기
오랜만에 만나보네요^^
친구들애세도 선물했어요..
이 작가의 다른 작품도 찾아서 읽러보려고요..
읽다보면 주인공이 저절로 그려져요.
일상에서 볼수 있는 캐릭터라 공감이 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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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1건) 한줄평 총점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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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5점
요즘 같은 봄에 읽기 딱 좋은 책이네요. 읽고 나면 마음이 따듯해 지는 느낌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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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지 | 2023.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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