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2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404쪽 \| 14120130mm
ISBN13	9791196414382
ISBN10	11964143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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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저 : 노원 이동 관심작가 알림신청

이제 우리는 트로니의 점검을 모두 마쳤습니다. 또한 당신이 거짓말을 했다는 것, 혹은 당신의 말이 도발일 뿐이라는 것에 모두 동의했습니다. 흠, 그러나 그것을 100% 확신할 수 없다는 게 문제죠. 그것은 99%의 거짓이겠지만, 여전히 1% 진실일 가능성도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역사적으로 1% 차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습니다. 인간과 동물의 DNA 차가 1%니까요... 때문에 당신을 연구소로 불러와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당신이 트로니를 점검하는 것은 또 다른 위험에 노출되는 사안이라. 혹은 그것이 당신의 진짜 속셈일 수 있으므로...

당신에게 게임을 하나 제안하기로 했습니다. 트로니의 완벽함을 당신 스스로 증명해 보이는 것이죠... 그가 1년 동안 준비한 이집트 여행에 당신을 초대할까 합니다. 만일 당신의 주장처럼, 트로니가 인간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는 결정적 흠이 있다면, 당신은 함께 여행하는 일행 중에 그를 단번에 찾아낼 수 있을 겁니다. 만약 찾아내지 못한다면, 우리는 당신의 거짓말을 확인한 셈이 되니. 그다음 단계로 나아갈 생각입니다. 이 흥미진진한 ‘튜링 테스트’에 당신이 참여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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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선생이 다시 위로하듯 말했다. “이제 막 규제가 강화되기 시작한 터라, 본보기용으로 더 심하게 다룬 걸 거야. 정부의 대응이 늦은 게 사실인 데다. 휴먼체인지는 해결하기 어려운 심각한 범죄로 변질될지 모르니까... 사람들이 자신을 증명해야 한다, 이 얼마나 철학적이고 심오한 문제인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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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이 멀어지자 사람들 사이에는 어색함만 감도는데. 이게 첫 만찬이자, 첫 회합이었으나. 아난은 분위기가 좋으리라는 기대가 눈곱만큼도 들지 않는다. 이미 일행들의 성격을 알 것 같기 때문이다. 싸움이나 일어나지 않으면 다행일까. 과연 이토록 개성 강한 사람들을 모아 놓은 자리에서 어떤 대화들이 오갈 것인가. 그는 신경이 바짝 곤두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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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나눌수록 엉킨 실타래가 조금이나마 풀리는 것 같아, 다행이었다. 코마 선생은 끝으로 중요한 점을 다시 한번 상기시켰다. “하지만, 이 모든 질문 역시, 트로니가 1년이나 준비했다고 가정하면 정답 같은 이야기만 듣게 될 거야. 탁월한 인공두뇌로 자그마치 1년 동안, 한 사람의 생을 가상으로 만들어 준비해 놓았을 테니까. 하지만 어떤 빈틈을 오이게 될지 몰라. 그걸 노릴 수밖에 없어.”
그 말에 아난도 선생의 눈을 보며 말을 받았다. “절대 우리의 초조함을 들키면 안 돼요. 틀림없이 녀석도 긴장하고 있을 테니까요. 결정적 흠이 없다는 걸 확신할 수 없는 데다. 우리가 캐묻고 다니는 게 아니라 느긋하게 여행을 즐기는 것처럼 보이면. 오히려 녀석이 초조해져, 허점을 드러낼지 몰라요.”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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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여 만에 나온 소설은 그 내용과 분량에 작가의 고뇌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듯하다. 먼저 이 소설의 가장 큰 모티브는 ‘튜링 테스트’로, 바로, 사람들 속에 숨은 인공인간 휴로이드를 찾아내는 것이다. 그것은 마치 게임처럼 독자를 끌어들여 이야기 속에 몰입하게 만들며. 과연 등장인물 중 누가 인간이 아닌 인공인간인지, 독자로 하여금 끊임없이 추리하게 만들 것이다. 게다가 배경 또한 이국적인 이집트의 고대 유적들이라, 독자는 낯선 나라를 여행하는 듯한, 신선한 느낌과 재미를 아울러 함께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작가가 추구하는 바대로, 처음엔 미스터리 소설로, 다시 읽을 때는 여행 소설로, 읽을 때마다 색다른 의미를 발견하면 좋을 것 같다. 이어지지 않을 것 같은 시대와 사회를 잇는 상상력과 인간에 대한 풍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소설로, 신선한 작품과 기발한 이야기를 원하는 분들에게 추천드리는 작품이다. 작가의 말 오랫동안 마음속 깊이 품고 있던 믿음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인간은 현명하며 세상은 발전해 나간다는 믿음이었습니다. 더 많은 사람이 교류하고 소통하며. 서로 선한 영향을 주고받고 있다, 믿고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어두운 곳에는 조금씩 빛이 비치고, 무더위에 질식할 것만 같은 곳에는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중이라 믿고 있었습니다. 차별의 울타리와 무관심의 경계가 무너지고. 더 넓은 세상, 더 많은 사람의 이야기가 오가는 중이라 믿었던 것입니다. 비록 그것이 눈에 띄지 않을 만큼 아주 작은 범위에서, 매우 느리게 일어나고 있다고 해도, 세상은 발전하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믿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 팬데믹을 지나며 믿음은 부서졌습니다. 국가 간 경계는 공고해지고, 민족과 사회 계층 간 울타리는 단단해졌으며. 한민족 사이에서도 성별 간 세대 간 갈등과 증오가 폭발하는 듯했습니다. 사람들 사이, 가시철조망이 놓이고 담장이 쌓이며, 자기가 쌓은 울타리 밖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혐오와 조롱을 투척하는 것이 일상이 된 듯했습니다. 인간은 이제, 인간 자신과 세계에도 관심이 없으며, 오직 돈과 성공만 좇는 듯 보이기도 했습니다. 개발도상국과 후진국의 사망자 수를 제대로 통계 내지 못한 상황에서, COVID-19의 사망자 수가 전 세계 1400만 명을 넘었다는 발표가 나온 후에도 말입니다.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그 상황을 가만히 지켜보다,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사람들이 모두 상처를 입고 말았다는 것을. 우리 모두가 우왕좌왕하며 길을 잃었다는 것을. 언제 끝날지 모르는 팬데믹의 혼란함은, 칠흑 같은 어둠으로 사람들의 눈을 가리고, 사람들을 고립시키고, 사람들에게 상처를 입혔다는 것을. 그리고 그렇게 상처 입은 사람들이 남들에게도 상처를 입히는 중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 것입니다. 그래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써야 했습니다. 사람들이 상처의 고통을 잠시 잊을 만큼, 재미있는 이야기를 써 보자고 생각했습니다. 감히, 사람들의 상처를 치유할 만한 이야기를 쓰지는 못하더라도, 잠시 상처의 아픔을 무디게 만드는 정도의 이야기를 써야겠다고 각오했습니다. 완전히 새로운 시간을 바탕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쓰자고 마음먹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이집트 여행과 튜링 테스트, 인간과 인공인간 휴로이드의 이야기를 만들고, 현실과 비현실을 연결해 보았습니다. 독자 여러분이 부디 재미있게 읽어 주시길 바랄 뿐입니다. 이왕이면 여러 번 꺼내 읽으며, 등장인물들과 많은 대화를 나눠 주시기도 기대해 봅니다. 우리는 살아가며 길을 잃고 헤맬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땐 잠시 멈춰 서도 좋고, 주위를 둘러보아도 좋고, 온 길을 되돌아가거나,새 길을 찾거나, 이미 나 있는 길을 따라가도 좋을 것입니다. 언제나 당신이 가는 길을 응원하겠습니다. 저 또한 묵묵히 제 길을 가겠습니다. 다음 작품은, ‘갑자기 눈뜬 남자’ 와 ‘살인의 맛’ 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어느 작품이 먼저 완성될지 모르겠으며, 제목 또한 가제입니다. 다음 작품에서 다시 뵙게 된다면, 그저 기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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