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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살된 황소를 위한 기도

푸른사상 시선-171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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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3월 07일
쪽수, 무게, 크기 160쪽 | 236g | 128*205*9mm
ISBN13 9791130820163
ISBN10 1130820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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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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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럼 노을이 퍼진다 골목마다 집집마다
쌀 씻는 소리
밥 짓는 향기
화인(火印)처럼 이마가 불탄다
누군가의 육체로 연명하는
이 도시는 절대로 유령들에게 점령당하지 않는다

방금 전생에서 돌아온 사람처럼 창백한 얼굴들이 스쳐 지나간다
피 묻은 육체가
악몽이 열리는 나무처럼 펼쳐져 있다
저 죽은 육체는 왜
이승에 정박한 닻처럼 무거운 것일까

심장을 파헤쳐보니 너의 슬픔은 한 송이
영산홍이었다
마지막 울음을 뱉어낸 너는 더이상 비명을 지르지 않았다
그러나 그의 귀에는
후생에서 들려오는 비명이 꽉 들어찼다
어쩌면 나는 그가 전생에서 도살한 짐승이었는지도 모르지
어쩌면 그는 내가 전생에서 도살한 짐승이었는지도 모르지
어쩌면 그는 수천수만 번의 생 동안 수천수만 번 자신을
살해한 자들을
도살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지
아무도 알아선 안 되지

순항하는 목숨들은 없는 것일까
그러게 순항하는 슬픔이란 애당초 없는 것이다
여기는 좌초한 목숨들이 흘러들어오는 곳
그는 빛바랜 일지에 오늘
도살된 육체의 이름을 기록한다
목숨이 갈라질 때마다 저절로 새어 나오는 비명의 기록은
생략한다
(후략)
---「도살된 황소를 위한 기도」중에서

저 못을 건너야
서방정토에 닿으리
기러기들의 소실점을 바라보며
하늘의
고요한 못을 생각하네
저 새들의 노래
기록할 자 아무도 없네
나무들은 바람의 현으로
수금을 켜고
소금쟁이는
남은 생만큼이나 좁은
못을 건너네
사람과 바람 사이에
못이 있네
번뇌는 쇠못이 되어
손바닥에 심장에 뇌수에
손길 가는 데마다
박혀 있네
저 불타는 못을 건너야
고향 집에 닿으리니
---「못」중에서

폭풍이 달려온다 새들이 방향을 잃고 벽에 이마를 부딪힌다 유리창이 금 간다 자기폭풍 속에는 혈흔과 타액과 지문이 섞여 있다 나는 이마를 세우며, 스탠드를 끌어당겨 앞길을 비춘다 서적 속에서
입자와 입자를 잇는 가느다란 끈들의 암호가 떠오르고, 나는 해독한다 자판을 두드리는 손가락에 피멍이 맺힌다 보이면서 보이지 않는 끈이 별들을 엮어 별자리를 만든다고 한다
자기폭풍이 나를 건너는 중이다 해독되지 않는 입자들이 파동을 이루고 파동은 출렁이면서 지워진다 행간에는, 결론에 닿지 않는 길들이 펄럭이고, 끝을 알 수 없는 우주 사막이 나를 이끈다
나쁜 기류에 맞서 주문을 외운다 숲은 폭풍과 먹구름을 부르고, 피는 피를, 바람은 구름의 뼈를 불러낸다 연신 입술을 달싹거리며 낯선 시간 속에서 밀려 올라오는 멀미와 사투를 벌이며
기우뚱 책상이 흔들리고, 급강하한다 스탠드가 벽에 부딪히며, 흩어지는 활자들 사이로 입자와 입자들이 이어지면서 파동을 만들고, 파동과 파동 사이에 충돌하는 입자들 사이에서 나는 불타는 입자이고 파동이다
창밖. 이탈한 우주 하나가 추락하고 있다 자기폭풍을 건너는 벼랑이고 암호인 내가
---「여행자ㅡ 자기폭풍」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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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란 생의 비밀을 풀기 위해 시도되는 기약 없는 여정이다. 그것은 어쩌면 한 줌 지혜를 구하기 위해 떠나야만 하는 저주받은 영혼의 하염없는 구도의 과정과도 같다. 끝내 도달할 수 없을지라도, 깨우침에 조금이라도 가까이 다가서기 위해서는 어쨌든 떠나야만 한다. 그 길 위에서 김옥성 시인은 끊임없이 묻고 답한다. 그러한 선문답은 결국 자아와 세계에 대한 근원적인 의문을 담은 명상 내지 성찰일 텐데, 수수께끼와도 같은 그 과정 속에서 기묘한 조화를 이루며 잔잔하게 흩뿌려져 있는 것이 그의 시이다. 그리하여, 이 시집에 실린 시들은 한번 떠나면 영원히 멈출 수 없는 그런 저주와 축복의 미로 속에서, 한 나그네가 마주쳐야 했던 내면의 자유로운 상념들일 것이다.
- 김유중 (서울대 교수,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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